*바람과 햇살과 나*
-시바타 도요 (しばたとよ,1912-2013)-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문을 열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따라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사람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했네.
그만 고집부리고 편히 가자는 말에,
다 같이 웃었던 오후...
*1911년 도치기시에서 부유한 가정의 외동딸로 태어난 도요는 열 살 무렵 가세가 기울어져 갑자기 학교를 그만 두었다. 이후 전통 료칸과 요리점 등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더부살이를 했다. 20대에 결혼하였고 이혼의 아픔도 겪었다.33세에 요리사 시바타 에이키치와 다시 결혼해 외아들을 낳았다. 그 후 재봉일 등 부업을 해가며 정직하게 살아왔다.1992년 남편과 사별한 후, 그녀는 우쓰노미야 시내에서 20년 가까이 홀로 생활하고 있다. 그녀는 주방장이었던 남편을 사별한 뒤 아들의 권유로 92세에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하여 98세인 2010년 첫 시집 『약해지지마』(じけないで)를 냈다. 2009년 10월 자신의 장례비용으로 모아 둔 100만엔을 들여 첫 시집 <약해지지 마>를 출판했다. 그가 써낸 평범한 일상에서 통찰하고 걸러내는 유머와 긍정의 깊은 철학고 의미는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저마다의 어렵고 힘든 삶을 추스르는 힘을 얻게하였다. 지금 초 고령 사회의 고독과 불안의 공포에 떨고 있는 일본인들을 위로하고 있다. 이제 그녀의 위로가 현해탄을 건너와 한국인들에게 그리고 미국에도 전해져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건다.시집은 만 부만 팔려도 성공으로 평가받는 일본에서 158만부의 판매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