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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여행도 아름다울 수 있다! 화진포
거진항 뒤편에 새로 난 해안도로를 타고 가면 철새의 도래지 화진포가 나온다. 설악산을 배경으로 울창한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는 화진포 옆에는 드넓은 백사장과 작은 밤섬이 아름다운 화진포 바다가 있다. 빼어난 경관 덕분에 한국전쟁 이전에는 김일성, 이후에는 이승만 대통령과 이기붕 부통령이 별장을 두었을 정도다. 아름다운 광경을 기록하고자 한참 동안 사진을 찍다 보니 어느덧 그림자가 길어졌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서둘러 다음 목적지인 속초로 향했다.
- 화랑도 쉬어가는 경치, 속초 영랑호
푸른 동해 바다를 옆에 두고 7번 국도를 달려 속초에 도착하니 이미 어두워진 후였다. 영랑호 리조트에 짐을 풀고 저녁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영금정 식당가를 찾았다. 일행이 찾아간 곳은 화려한 간판을 자랑하는 가게들을 지나 바닷가 포장마차촌에 위치한 ‘말자네’. 여행을 즐기는 지인이 속초에 가면 꼭 들르는 곳이라 추천해주었다. 겨울철 별미인 도치알탕과 양미리가 추천 메뉴.
특히 도치알탕은 다른 양념을 쓰지 않고 김치와 도치만으로 맛을 낸다. 칼칼하면서 시원한 국물이 추위에 언 몸을 일순간 녹인다. 예전에는 못생긴 외모로 인해 생선 취급도 받지 못했던 도치가 입 소문으로 찾는 사람이 꽤 늘어 한 마리에 1만원을 호가한다. 도치알탕에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알이 가득한 양미리 구이에 고성군 특산물인 금강산 머루주를 곁드니 노곤해지는 것이 ‘이것이 여행의 묘미’다 싶다.
AM 7:00. 알람 시계가 울린다. 동해안의 일출을 놓칠 수 없기에 미리 맞춰두었다. 16층 숙소에서 해가 떠오르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붉은빛을 띠던 하늘로 서서히 떠오르는 태양, 햇살 속에 나타나는 동해 바다, 리조트가 자리한 호수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자연은 겨울에도 이처럼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다. 좀더 이 감동을 느끼고 싶어 떠나기 전 자전거를 대여해 영랑호 주변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호수 둘레는 9km, 빨리 걷기로 1시간 30분 정도 거리다.
호숫가에서 바라본 설악산과 울산바위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신라시대 영랑이라는 화랑이 이 호수의 아름다움에 반해 돌아가는 것을 잊고 머물렀다 하여 ‘영랑호’라 불리기 시작했다는 유래에 걸 맞는 풍경이다. 한참을 호숫가에 서서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원래 영랑호는 화진포처럼 바다 모래가 막혀 만들어진 석호다. 한쪽에서는 짠물이, 반대편에서 민물이 함께 들어오기 때문에 바닷물고기와 민물고기가 함께 공존한다. 먹을 것이 풍부해서인지 하얀 고니들이 호수 주변에 모여 있다. 사진을 찍으려 가까이 다가가자 하얀 고니 떼가 일순간 후드득 날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