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죽도시장 공영주차장에 들른 직장인 황모(45)씨는 주차증이 필요해 주차요원에게 요구했으나 "다 기록돼 있으니 그냥 갔다 오라"는 말을 계속 들어야 했다.
황씨가 "무료 주차 서비스를 받으려면 주차권에 도장을 받아야 하니 달라"고 했지만 주차요원은 오히려 "어느 가게를 가려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답답해진 황씨는 "OO식당에 가려고 하니 주차증을 달라"고 말하고 나서야 주차증을 받을 수 있었다.
황씨가 주차증 한 장으로 입씨름을 벌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죽도시장 공영주차장마다 각기 다른 민간업체에서 관리하기 때문이다.
죽도시장 공영주차장은 총 4곳으로 이중 세 곳은 칠성천을 복개한 도로 위에 남빈사거리에서 동빈내항까지 나란히 붙어 있다.
이 주차장 세 곳은 출·입구만 다를 뿐 차례로 칠성천 복개 도로 위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모두 포항시에서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이어서 동일한 주차장으로 보이기 쉽다.
이들 주차장 관리업체는 개별적으로 죽도시장내 상점과 계약을 맺어 30분에 한해 무료 주차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각각 입찰을 통해 민간에 위탁, 관리 주체가 다르다보니 무료 주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게도 주차장마다 달라 고객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문제는 주차장 이용객들이 상점과 무료 주차 계약을 맺은 주차장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무료주차 혜택을 받지 못해 무료 주차 이용 혜택이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차장 안내소에 무료 주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정 가게 상호를 표시해 놓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아 이용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주부 김모(여·55)씨는 "빈자리가 없어 다음 주차장으로 가라고 해 이동했는데 볼일을 보려는 가게에서 무료 주차 혜택을 받으려면 앞 주차장에 차를 세워야 했다"면서 "다 같은 공영주차장인데 관리 주체가 각각 다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혀를 찼다.
죽도시장 주차장을 이용하는 이용객 모두가 무료 주차장 이용 혜택을 볼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포항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주차장을 모두 포항시에서 직접 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민간 위탁이 불가피하다"며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동 주차권 발행 등 여러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