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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 필립 클로델, 드라마, 프랑스, 116분, 2008년
사람의 진실을 다루는 멋진 영화다. 군더더기 없는 대화와 에피소드, 그리고 고통의 치유와 이해가 잘 나타난다. 그래 평으로 덧붙이고 싶은 것도 없다. 사람마다 모두 진실이 있다. 진주조개가 진주를 품듯. 하지만 우리는 서로의 진주를 알아보지 못하고 함부로 판단하고 오해한다. 그러니 사람들은 언제나 먼저 상호의 진주를 확인할 일이다. 그녀의 진주를 감싸는 것은 침묵이었고, 고통과 냉대를 감내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역시 외로움은 지독한 형벌이었다. 이 영화가 건드리는 점은 죽은 자식과의 내적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모든 변호를 포기하고 15년의 형량을 감내하는 여인의 침묵이다. 자기 자신을 변호하면 누명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만 아들과의 내면의 끈이나 마음까지 덜어질까봐 그녀는 그러지 못하고 생의 절정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는 점이다. 고통을 다루는 방식이 탁월하다. 동생에게 비로소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그녀는 비로소 '여기'로 돌아왔다고 한다. 아들과의 기억 속에 견디며 현실의 모든 소통이 단절되고 무명인으로 살아야하는 고통을 내려놓고 '지금 여기'로 돌아와 삶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지금 여기'는 20세기에 발견한 위대한 단어다. 물론 예전부터 있었지만, 끊임없이 미래에 현실을 내맡기고 과거에 붙잡혀 살며 빈약해진 현실감이 역설적으로 '지금 여기'의 삶 찾기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한 탓이다. 과거에서 돌아와 지금 여기에서 살기! 미래에서 돌아와 지금 여기에서 살기! 이것이 삶의 모토다.
= 시놉시스 =
15년 만에 재회한 두 자매.그리고 밝혀지는 언니의 고통스럽고도 슬픈 비밀!15년간의 수형 생활을 마치고 사회에 다시 첫발을 내디디기 위해 동생 레아에게 온 줄리엣. 레아의 남편 뤽은 그런 처형이 찾아와 함께 지내게 된 것이 못내 불편하지만, 아내의 하나뿐인 언니이기에 참고 지낸다. 오랜 시간 동안 사회에서 떨어져 지낸 줄리엣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해나가며 자신의 부재 동안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과 지인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조금씩 알게 된다. 동생 레아, 레아의 동료 미셸, 보호관찰관 포레 등과 대화하며 세상을 향해 조심스레 마음을 여는 줄리엣. 하지만 그녀에게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비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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