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살았으면<보현행원품 해설> 항상 중생들을 수순하다 1
* 항상 중생들을 수순하다
復次善男子야 言恒順衆生者는 謂盡法界虛空界十方刹海所有衆生의 種種差別이니 所謂卵生胎生濕生化生이 或有依於地水火風而生住者하며 或有依空及諸卉木而生住者하야 種種生類와 種種色身과 種種形狀과 種種相貌와 種種壽量과 種種族類와 種種名號와 種種心性과 種種知見과 種種欲樂과 種種意行과 種種威儀와 種種衣服과 種種飮食으로 處於種種村營聚落城邑宮殿하니라 乃至一切天龍八部人非人等과 無足二足과 四足多足과 有色無色과 有想無想과 非有想非無想이니라
(경문) "선남자여, 항상 중생들의 뜻에 수순한다는 것은 온 법계 허공계 시방세계의 중생들이 여러 가지 차별이 있어 알에서 나고 태에서 나고 습기로 나고 변화하여 나기도 하느니라. 땅과 물과 불과 바람을 의지하여 살기도 하고 허공을 의지하여 살기도 하며 풀을 의지하여 살기도 하느니라.
여러 가지 종류와 여러 가지 몸과 여러 가지 형상과 여러 가지 모양과 여러 가지 수명과 여러 가지 종족과 여러 가지 이름과 여러 가지 성질과 여러 가지 소견과 여러 가지 욕망과 여러 가지 뜻과 여러 가지 위의와 여러 가지 의복과 여러 가지 음식으로 여러 가지 시골의 마을과 도시의 궁전에 사는 이들이니라.
내지 천신과 용과 팔부신중과 사람인 듯 아닌 듯 한 것들이며, 발이 없는 것과 두 발 가진 것과 네 발 가진 것과 여러 발 가진 것들이니라. 또 몸이 있는 것과 몸이 없는 것과 생각이 있는 것과 생각이 없는 것과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것 등등이니라.
[해설] 항상 중생들의 뜻에 수순한다는 것은 보현보살의 열 가지 행원 중에서 참으로 마음에 드는 아름다운 마음씨가 잘 표현된 내용이다. 중생들의 뜻에 수순할 줄 아는 사람은 시대의 흐름과 세상의 변화에도 수순할 줄 안다. 이미 결정된 일과 변하여가고 있는 대세에 대해서는 거역하거나 불만을 가지지 않고 잘 받아드리고 수순하며 살줄 안다. 또한 계절과 날씨의 변화에도 잘 수순하여 거스르지 않으면서 순리대로 살줄 안다.
경전에서 말했듯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고 많은 생명체와 중생들과 사람들이 살고 있는가. 태어나는 모습과 의지하여 사는 곳도 각양각색이다. 종류는 얼마나 많으며 몸과 형상과 모양과 수명과 종족과 이름과 성질과 소견과 욕망과 뜻 등등의 차별과 가지 수는 또 얼마나 많은가. 그들이 사는 곳은 또 얼마나 각양각색인가. 3천 년 전에 이미 그와 같은 다종다양한 생명들이 존재하였으며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사람들의 사는 모습만을 보더라도 옛날보다 더욱 다양해져서 생각과 주의 주장은 또 얼마나 복잡한가. 이와 같이 많고 많은 중생들의 뜻을 하나하나 다 수순하겠다는 마음자세는 진정한 보살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그들의 뜻은 한결같지가 않아서 수시로 변한다. 하루에도 몇 번을 변하는지 알 수가 없지만 그들의 변하는 뜻을 모두 따라준다는 것은 자신을 온전히 비운 사람이 아니면 참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오로지 사람들을 위해서 살고 오로지 중생들을 위해서 살겠다는 보살의 비원이 잘 표현된 가르침이다. 진정으로 남을 위해서 살겠다는 보살의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다.
如是等類를 我皆於彼에 隨順而轉하야 種種承事하며 種種供養호대 如敬父母하며 如奉師長과 及阿羅漢과 乃至如來하야 等無有異하며 於諸病苦에 爲作良醫하며 於失道者에 示其正路하며 於暗夜中에 爲作光明하며 於貧窮者에 令得伏藏이니 菩薩이 如是平等饒益一切衆生하나니
(경문) 이와 같은 갖가지 종류들을 내가 모두 그들에게 수순하느니라. 갖가지로 섬기고 갖가지로 공양하기를 부모와 같이 공경하고 스승과 아라한과 내지 부처님이나 다름이 없이 받드느니라.
병든 이에게는 의원이 되고 길을 잃은 이에게는 바른 길을 보여주고 캄캄한 밤에는 빛이 되어주며, 가난한 이에게는 묻혀 있는 보배를 얻게 하면서 이렇게 보살이 일체중생들을 평등하게 이롭게 함을 말하는 것이니라.
[해설] 위에서는 갖가지의 중생들을 열거하여 소개하였고 다시 중생들의 뜻을 따라 수순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한 내용이다. 갖가지로 받들어 섬긴다는 것은 먹을 것과 입을 것과 거주할 곳과 의약품까지 모두를 받들어 공양올리는 일이다. 나아가서 세상과 인생의 존재의 원리에 대한 바른 이치까지 깨우쳐주어 소중한 삶을 의미 있고 보람되게 살도록 보살펴드리는 일이다. 그와 같이 하기를 마치 부모를 공경하듯이 하며 스승을 받들어 섬기듯이 하며 큰스님이나 도인들이나 성인들을 섬기듯이 하여야 한다. 나아가서 부처님을 섬기는 것과 같이 하여 하나도 다름이 없이 하는 것이다.
병든 사람에게는 훌륭한 의사의 역할도 하고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바른 길을 인도하기도 한다. 캄캄한 밤에는 밝은 광명이 되어주고 가난한 이에게는 재산을 얻을 수 있게까지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을 보살은 사람들을 가리지 않고 평등하게 한다. 자기의 자손들에게 모든 재산을 베풀어주는 일은 누구나 하는 일이다. 그러나 보살행을 하는 사람은 친지나 권속이나 지연이나 학연 등등을 분별하는 친소가 없다. 친소가 없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그 뜻을 수순해주는 마음을 쓴다. 참으로 아름다운 삶을 사는 보살의 인생이다. 중생들의 뜻을 수순한다는 것은 이와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