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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권 - 8. 법시선사 책진, 소현선사, 혜원선사, 종현선사, 연규선사, 희봉선사, 서륜선사, 제선사, 광달선사
1. 여산 귀종사 법시선사 책진
策眞 曹州人也 姓魏氏本名慧超 升淨慧之堂 問如何是佛 淨慧曰
汝是慧超 師從此信入 其語播于諸方 初自廬山余家峰請下住歸宗
그는 조주 사람으로서 성은 위씨이고, 본래의 이름은 혜초였다.
정혜에게 입실하여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정혜가 대답했다. “그대는 혜초이다.” 대사는 이로부터 깊이 믿음에 들었고, 이 말은 제방에 퍼졌다. 처음에는 여산의 여가봉에 있었는데, 귀종사로 내려와 살라는 청에 따랐다.
上堂示衆曰 諸上座 見聞覺知只可一度 只如會了 是見聞覺知不是見聞覺知
要會麽與諸上座說破了也 待汝悟始得 久立珍重
상당하여 이렇게 말했다. “여러 상좌들이여,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것이 모두 하나의 법도이다. 그냥 그대로 알아 버리는 것은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것인가.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것이 아닌가? 알고자 하는가? 그대들에게 벌써 다 설명해 버렸다. 그대들 스스로가 깨달아야 된다. 오래 섰었다. 안녕.”
僧問 如何是佛 師曰 我向汝道卽別有也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내가 그대에게 말하면 따로 있는 셈이다.”
問如何是歸宗境 師曰 是汝是什麽 曰如何是境中人 師曰 出去
問國王請命大啓法筵 不落見聞請師速道 師曰 閑言語 曰師意如何 師曰 又亂說
“어떤 것이 귀종의 경계입니까?”
“그대는 무엇을 보았는가?”
“어떤 것이 경계 안의 사람입니까?”
“나가라.”
“국왕께서 청하셔서 법회가 크게 열렸으니, 보고 듣는 데 떨어지지 않게 속히 말씀해 주십시오.”
“부질없는 말이다.”
“스님의 뜻은 어떠합니까?”
“또 어지러운 말을 하는구나.”
問承敎有言 將此身心奉塵刹是則名爲報佛恩
塵刹卽不問 如何是報佛恩 師曰 汝若是卽報佛恩
“듣건대 경전에 말하기를 ‘이 몸과 마음으로 티끌 같은 세계를 받드는 것, 이것이 바로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 것이라고 한다’고 하는데, 티끌 세계는 묻지 않겠으나 어떤 것이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 것입니까?”
“그대가 그렇게 하면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 것이다.”
問無情說法大地得聞獅子吼時如何 師曰 汝還聞麽
曰恁麽卽同無情也 師曰 汝不妨會
“무정설법은 대지도 듣지만, 사자후를 할 때에는 어떠합니까?”
“그대가 듣기는 했는가?”
“그러면 무정과 똑같겠습니다.”
“그대가 아는 것이 무방하겠다.”
問古人以不離見聞爲宗 未審和尙以何爲宗
師曰 此問甚好 曰猶是三緣四緣 師曰 莫亂道
“옛사람은 보고 들음을 여윔으로써 종지를 삼는다고 했는데, 화상은 무엇으로 종지를 삼으십니까?”
“그 물음이 썩 좋았다.”
“그래도 세 가지, 네 가지의 인연입니다.”
“어지러이 지껄이지 말라.”
師次住金陵奉先寺 未幾復遷止報恩道場 太平興國四年歸寂
대사가 다음은 금릉 봉선사에 살다가 오래지 않아 다시 보은도량으로 옮겨 살더니, 태평흥국 4년에 입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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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홍주 봉선사 동안원 소현선사
僧問 王恩降旨師親受熊耳家風乞一言 師曰 已道了也
問千里投師請師一接 師曰 好入處
어떤 스님이 물었다. “왕께서 은총을 내리신 것을 스님께서 직접 받으셨으니, 웅이산의 가풍을 한 말씀으로 들려 주십시오.”
대사가 대답했다. “벌써 다 대답했다.”
“천 리 밖에서 스님께 귀의하였으니, 스님께서 한 번 제접해 주십시오.”
“들어가는 곳은 좋다.”
雲蓋山僧乞瓦造殿 有官人問 旣是雲蓋何用乞瓦 無對 師代曰 罕遇奇人
운개산의 스님이 집을 지으려고 기와를 얻으러 다니는데, 어떤 관리가 물었다.
“운개는 구름으로 일산을 삼았다는 뜻인데, 어째서 기와를 얻으러 다니시오?”
그 스님이 대답이 없으니, 대사가 대신 말했다. “기인을 만나기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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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강주 여산 서현사 혜원선사
上堂示衆曰 出得僧堂門見五老峰 一生參學事畢 何用更到遮裏來
雖然如此也勞上座一轉 無事珍重
상당하여 대중에게 말했다. “큰방 문을 나서서 오로봉을 보기만 하면 일생 동안 배우는 일이 끝나거늘, 무엇하러 여기까지 왔는가? 그렇지만 상좌들을 한바탕 괴롭혀야 되겠다. 무사하라, 안녕.”
僧問 不是風動不是幡動 未審古人意旨如何 師曰 大衆一時會取
어떤 스님이 물었다.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깃발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라 하니, 옛사람의 뜻은 어떠합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대중이 일시에 알아듣는다.”
又上堂有僧擬問 師乃指其僧曰 住住 其僧進步問 從上宗乘請師擧唱
師曰 前言不搆後語難追 曰未審今日事如何 師曰 不會人言語
또 상당한 날에 어떤 스님이 질문을 하려 하자, 대사가 그 스님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가만있어라.”
그 스님이 앞으로 다가서면서 물었다. “위로부터의 종승을 스님께서 들어 제창해 주십시오.”
대사가 대답했다. “앞의 말은 씨가 먹지 않았고, 뒤의 말은 따르기가 어렵다.”
“그러면 오늘의 일은 어떠합니까?”
“남의 말을 알지 못하는구나.”
問如何是佛法大意 師曰好
“어떤 것이 불법의 대의입니까?”
“좋다.”
問如何是棲賢境 師曰 入得三門便合知
“어떤 것이 서현의 경계입니까?”
“삼문 안에 들어오면 이내 부합하여 알게 된다.”
問如何是祖師西來意 師曰 此欠少
“어떤 것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여기는 결함이 적다.”
問祖燈重耀不吝慈悲更垂中下 師曰 委得麽
曰恁麽卽方便門已開 師曰 也賺
“조사의 등불이 거듭 빛나서 자비를 아끼지 않으시니, 다시 중하근기에게 내려 주십시오.”
“알 수 있겠는가?”
“그러면 방편의 문이 이미 열렸습니다.”
“역시 속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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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홍주 관음원 종현선사
泉州莆田人也 少依本邑石梯山出家具戒 參法眼受記
初住昇州妙果院 後住茲院參學頗衆
그는 천주 포전 사람이다. 젊었을 때에 고향의 석재산에서 스님이 되었고,
구족계를 받은 뒤에는 법안에게 참문하여 수기를 받았다. 처음에는 승주의 묘과원에 살다가 나중에 관음원에 와서 사니, 배우는 무리가 퍽 많았다.
師上堂衆集 良久謂曰 文殊深贊居士 未審居士受贊也無
若受贊何處有居士耶 若不受贊文殊不可虛發言 大衆作麽生會 若會眞箇衲僧
대사가 상당하여 대중이 모이자, 한참 있다가 말했다. “문수가 거사를 많이 찬탄하였는데, 거사가 칭찬을 받았겠는가, 칭찬을 받았다면 어디에 거사가 있는가? 칭찬을 받지 않았다면 문수는 헛소리를 해서는 안 되리라. 대중은 어떻게 이해하는가? 만약 안다면 참다운 납승이리라.”
時有僧問 居士黙然文殊深贊此意如何 師曰 汝問我答
曰恁麽人出頭來又作麽生 師曰 行到水窮處坐看雲起時
이때 어떤 스님이 물었다. “거사의 침묵을 문수가 깊이 찬탄한 뜻이 무엇입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그대가 묻고 내가 대답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나타나면 또 어찌하시렵니까?”
“다니다가 물이 다한 곳에 이르면, 앉아서 구름이 일어나는 때를 구경한다.”
僧問 如何是觀音家風 師曰 眼前看取
“어떤 것이 관음의 가풍입니까?”
“눈앞의 것을 보려무나.”
曰忽遇作者來作麽生見待 師曰 貧家只如此未必便言歸
“갑자기 작자를 만나게 되면 어떻게 대접합니까?‘
“가난한 집은 그저 이러하거니, 구태여 돌아가라고 할 필요는 없다.”
問久負沒絃琴請師彈一曲 師曰 作麽生聽 其僧側耳 師曰 賺殺人
“오래도록 줄 없는 거문고 소리를 못 들었으니, 스님께서 한 곡조 들려 주십시오.”
“어떻게 듣겠는가?”
그 스님이 귀를 기울이니, 대사가 말했다. “매우 사람을 속이는구나.”
師謂衆曰 盧行者當時大庾嶺頭爲明上座言 莫思善莫思惡
還我明上座本來面目來 觀音今日不恁麽道 還我明上座來
恁麽道是曹谿子孫 若是曹谿子孫 又爭合除卻四字
若不是又過在什麽處試出來商量看 良久師又曰 此一衆眞行脚人也 珍重
대사가 대중에게 말했다. “노행자가 그 당시 대유령에서 도명상좌에게 말하되 ‘선도 생각지 말고 악도 생각지 말고서 나에게 도명상좌의 본래면목을 보여다오’라고 하였는데, 관음은 오늘 그렇게 말하지 않고 나에게 ‘도명상좌를 보여다오’ 하리라. 이렇게 말하는 것이 조계의 자손에 맞는가, 맞지 않는가? 만일 조계의 자손이라면 어찌 네 글자를 없앨 수 있으랴. 만일 조계의 자손이 못된다면 허물이 어디에 있는가? 나와서 헤아려 보라.” 대사는 한참 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 한 무리는 참으로 행각한 사람들이다. 안녕.”
太平興國八年九月中 師謂檀那袁長史曰 老僧三兩日間歸鄕去
袁曰 和尙尊年何更思鄕 師曰 歸鄕圖得好鹽喫 袁不測其言
翌日師不疾而坐亡 壽七十有八 袁長史建塔于西山
태평흥국 8년 9월의 어느 날, 단월인 원장사에게 말했다. “내가 2ㆍ3일 동안 고향에 다녀와야겠소.”
원장사가 말했다. “화상께서는 연세가 그렇게 높은데, 어찌 다시 고향을 생각하십니까?”
대사가 다시 말했다. “고향에 가면 좋은 반찬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소.”
원씨는 그 말을 짐작하지 못했다. 이튿날 대사가 병 없이 앉아서 입적하니, 수명은 78세였다. 원장사가 서산에다 탑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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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여주 장안원 연규선사
僧問 如何是庵中主 師曰 到諸方但道從長安來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암자 안의 주인입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제방에 가거든 그저 장안에서 왔다고만 하라.”
師化緣將畢 以住持付門人辯實接武說法 乃歸本院西堂示滅
대사는 교화할 인연이 다하여 주지의 일을 문인인 변실 접무에게 맡기고 설법을 마친 뒤 본원의 서당으로 돌아가서 입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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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상주 정근원 희봉선사
蘇州人也 姓謝氏 住本院爲第二世 初上堂示衆曰 古聖道
圓同太虛無欠無餘 又云 一一法一一宗 衆多法一法宗
又道起唯法起滅唯法滅 又云 起時不言我起 滅時不言我滅
據此說話屈滯久在叢林上座若是初心兄弟且須體道
人身難得正法難聞 莫同等閑 施主衣食不易消遣
若不明道箇箇盡須還他 上座要會道麽珍重
그는 소주 사람으로서 성은 사씨이다. 본원의 주지로서는 제2세였다. 처음에 상당하여 대중에게 보였다. “옛 성현이 말하기를 ‘원만함이 허공과 같아서 모자람도 남음도 없다’ 하였고, 또 말하기를 ‘낱낱의 법이 낱낱 종지요, 뭇 법이 한 법의 종지다’ 하였고, 또 말하기를 ‘일어나는 것도 오직 법이 일어나고 멸하는 것도 오직 법이 멸한다’ 하고, 또 말하기를 ‘일어날 때에는 내가 일어나노라 말하지 않고, 멸할 때에도 내가 멸하노라 말하지 않는다’ 하였는데, 이러한 이야기들에 의거해서 오랫동안 총림에 묻혀 있던 화상들을 매우 무시하는 것 같다. 만일 초심의 형제들이라면 얼른 체득해야 한다.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기가 어렵고 바른 법을 만나기 어려우니, 어정어정 하지 말라. 시주의 옷과 밥은 쉽게 소화하기 어렵다. 도를 밝히지 못하면 하나하나 모두 갚아야 된다. 상좌들이여, 도를 알고자 하는가? 안녕.”
僧問 如何是祖師西來意 師曰 什麽處得遮箇消息
어떤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그대는 어디서 그런 소식을 들었는가?”
問如何是諸法空相 師曰 山河大地
“어떤 것이 모든 법의 공한 모습입니까?”
“산하대지니라.”
問僧衆雲集請師擧唱宗乘 師曰 擧來久矣
“대중이 운집했습니다. 스님께서 종승을 들어 제창해 주십시오.”
“들어 제창한 지 오래다.”
問佛法付囑國王大臣 今日正勤將何付囑 師曰 萬歲萬歲
“불법을 국왕ㆍ대신에게 부촉하셨는데, 오늘 정근원에서는 무엇을 부촉하시겠습니까?”
“만세, 만세니라.”
問古人有言 山河大地是汝眞善知識 如何得山河大地爲善知識去
師曰 汝喚什麽作山河大地
“옛사람이 말하기를 ‘산하대지가 그대의 참 선지식이다’ 하는데, 어찌해야 산하대지로 참 선지식을 삼겠습니까?”
“그대는 무엇을 산하대지라 하는가?”
師如何是合道之言 師曰 汝問我答問靈山會上迦葉親聞
未審今日誰人得聞 師曰 迦葉親聞箇什麽 問古佛道場學人如何得到
師曰 汝今在什麽處
“어떤 것이 도에 계합되는 말입니까?”
“그대가 묻고 내가 답하는 것이다.”
“영산회상에서는 가섭이 직접 들었는데, 오늘에는 누가 알아듣겠습니까?”
“가섭이 직접 들은 것이 무엇인가?”
“옛 부처님의 도량에 학인이 어찌하여야 이르겠습니까?”
“그대가 지금 어디에 있는가?”
問如何是和尙圓通 師敲禪床三下
“어떤 것이 화상의 원통입니까?”
대사가 선상을 세 차례 두드렸다.
問如何是脫卻根塵 師曰 莫妄想
“어떤 것이 감관과 경계를 몽땅 벗어나는 것입니까?”
“망상을 피우지 말라.”
問人王法王是一是二 師曰 人王法王
“인왕과 법왕은 같습니까, 다릅니까?”
“인왕과 법왕이니라.”
問如何是諸法寂滅相 師曰 起唯法起滅唯法滅
“어떤 것이 모든 법의 적멸한 모습입니까?”
“일어날 때에는 오직 법이 일어나고, 멸할 때에는 오직 법이 멸한다.”
問如何是未曾生底法 師曰 汝爭得知
“어떤 것이 일찍 생겨난 적이 없는 법입니까?”
“그대가 어찌 알리오.”
問無著見文殊爲什麽不識 師曰 汝道文殊還識無著麽
“무착이 문수를 만났건만 어째서 몰랐습니까?”
“그대는 문수는 무착을 알았으리라 여기는가?”
問得意誰家新曲妙 正勤一句請師宣 師曰 道什麽
曰豈無方便也 師曰 汝不會我語
“뜻을 얻은 어느 집의 새로운 곡조가 묘하니, 정근원의 한 구절을 스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무엇을 말하겠는가?”
“어찌 방편이 없으시겠습니까?”
“그대는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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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낙경 흥선 서륜선사
僧問 如何是佛 師曰 向汝恁麽道卽得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그대에게도 이렇게 말하면 된다.”
問如何是西來意 師曰 適來猶記得
“어떤 것이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아까도 기억하고 있었다.”
因宮師致政李公繼勳終世 有僧問 是法住法位世間相常住
未審宮師李公向什麽處去也 師曰 恰被汝問著
曰恁麽卽虛申一問 師曰 汝不妨靈利
궁사로서 정사를 돌보던 이계훈 공이 죽으니, 어떤 스님이 물었다.
“이 법이 법의 자리에 머물러서 세간의 형상이 항상 머문다 하는데, 궁사인 이공은 어디로 갔습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흡사 그대의 질문을 받은 것과 같다.”
“그러면 헛되이 한 차례 물은 것이겠습니다.”
“그대는 제법 영리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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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홍주 무녕 엄양 신흥 제선사
僧問 如何得出三界去 師曰 汝還信麽 曰信卽深信乞和尙慈悲
師曰 只此信心[一/旦]古[一/旦]今 快須究取何必沈吟 要出三界三界唯心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찌하여야 삼계를 벗어나겠습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그대가 믿을 수 있겠는가?”
“믿기는 깊이 믿사오니, 화상의 자비를 바랍니다.”
“이 믿는 마음만이 고금을 꿰뚫으니 빨리 탐구해 알라. 무엇을 망설이고 있는가?
삼계를 벗어나고자 하는가? 삼계는 마음뿐이다.”
師因雪謂衆曰 諸上座還見雪麽 見卽有眼 不見無眼
有眼卽常 無眼卽斷 恁麽會得佛身充滿
대사가 눈 오는 것을 보고 대중에게 말했다. “여러 상좌들이여, 눈이 내리는 것을 보는가? 보았다면 눈이 있고, 보지 못했다면 눈이 없다. 눈이 있다면 항상함이요, 눈이 없다면 끊김이니, 이렇게 이해하면 부처의 몸이 시방에 가득하리라.”
僧問 學人辭去泐潭 乞和尙示箇入路 師曰 好箇入路 道心堅固
隨衆參請 隨衆作務 要去卽去 要住卽住 去之與住更無他故 若到泐潭不審馬祖
어떤 스님이 물었다. “학인이 하직하고 늑담으로 가고자 하오니, 스님께서 저에게 들어갈 곳을 지시해 주십시오.”
대사가 대답했다. “좋은 들어갈 길이란 도의 마음이 견고하여 대중을 따라 참문하고 대중을 따라 울력하는 것이다. 갈려면 가고, 머물려면 머물러라. 가거나 머무는 것이 딴 까닭이 없으니, 늑담에 이르거든 마조께 문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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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윤주 자운 광달선사
僧問 佛以一大事因緣故出現於世 未審和尙出世如何
師曰 恰好 曰作麽生 師曰 不好
어떤 스님이 물었다. “부처님께서 일대사인연으로 세상에 나타나셨는데,
화상께서 세상에 나심은 어떠합니까?”
“마침 좋다.”
“무엇 때문이죠?”
“좋지 않구나.”
[傳燈錄. 동국역경원. 김월운 옮김]
景德傳燈錄卷第二十五.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