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 후집47장/
글자 한 자 몰라도 시심(詩心)이 있는 사람은 시의 참맛을 안다.
一字不識 而有詩意者 得詩家眞趣.
(일자불식 이유시의자 득시가진취)
一偈不參 而有禪味者 悟禪敎玄機.
(일게불참 이유선미자 오선교현기)
글자 한 자 모를 지라도 시의(詩意)를 가진 자는
시가(詩家)의 참맛을 얻을 것이요,
게(偈) 한 구절 연구하지 않더라도 선미(禪味)를 가진 자는
선의 현기(玄機)를 깨닫느니라.
* 偈(게) : 쉬다. 휴식하다. 불시(佛詩). 게(偈). 가타(伽陀).
偈頌(게송) : 승려(僧侶)의 귀글.
* 禪味(선미) : 선(禪)의 취미. 탈속한 취미.
* 玄機(현기) : 깊고 묘한 이치.
[해설]
詩(시)의 세계나 禪(선)의 세계나 모두 순수한 마음가짐이 있을 때라면
누구나 터득하고 깨달을 수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시심과 선심은 인간 모두에게 간직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俗氣(속기)에 가려질 때면 사심도 선심도 떠오르지 않고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유식하다 하더라도 시심이나 선심을 이해하지 못함은
그 사람이 속기에 가득차 있음을 반증합니다.
시인이 되고자 해서가 아니라,
또는 禪宗(선종)에 이르고자해서가 아니라,
우주 대자연의 참모습을 터득하여 인생을 바로 살아나가기 위해서도
속기를 떨쳐 버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짐작하겠습니다
출처: 시작은모임(young570519) 원문보기 글쓴이: 선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