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일보]
(김우영 광교칼럼)
노동운동가 출신 철학자, 김해영이 펴낸 <노자강의>
수원일보 ・ 1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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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영 박사의 신간 ‘노자강의’ 소박한 출판기념회. (사진=필자 김우영)
지난 26일 오후 수원일보 1층 방방카페에서 김해영 수원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객원교수의 신간 ‘노자강의’(도서출판 청어)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 책은 노자(老子)의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김 박사는 이날 “노자는 오늘날 가장 널리 퍼진 사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철학과 사상적 관심이 없더라도 도가(道家)의 가르침이 실생활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노자강의’는 ‘도가’를 깊이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며,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도가의 문화와 역사, 철학, 사상적 접근 방법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론적인 지식과 함께 평화로운 삶을 이어가는 데 크게 도움을 받을 것으로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리더들의 필독서 ‘노자강의’.
그의 말처럼 이 책은 도가를 처음으로 접하는 이들이나 이미 도가에 대한 지적 역량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학습서가 될 것이다.
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노자는 누구인가’로부터 시작해 △도경(道經) △덕경(德經) 등 2가지 주제로 81가지 노자의 가르침을 전한다.
20년 전쯤인가, 수원시청 상수도사업소에 대단한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말단 기능직 공무원이 동네 아이들을 모아놓고 한문을 가르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주간을 맡았던 수원시정신문 ‘늘푸른 수원’에 그를 소개함으로써 오랜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그는 수원시민주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이 됐고 퇴직할 때까지 십 몇 년간 그 직을 유지하면서 공무원들의 인권과 복지를 위해 헌신했다.
그는 참 대단한 인물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 중·고등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쳤다. 동시에 전기·한식요리·가스·중장비·1종대형면허 등 자격증도 열 몇 개나 취득했다.
짜장면 배달원부터, 전기기사, 대형트럭 운전기사, 공인중개사, 북아프리카의 노동자 생활, 도시가스 설비기사, 공무원노조 위원장 등 한 사람의 삶이라 믿기 어려운 다양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다.
뿐만 아니라 대학공부를 하기위해 야간근무를 자청한 뒤 성균관대학교에 진학했다. 이곳에서 철학 학사·석사·박사학위를 받은 데 그치지 않고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에서 석사과정, 수원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동방대학원대학교에서 문화정보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내 ‘여자사람친구’ ㅈ은 박사공부를 하느라 류마티스까지 얻었다. 나는 박사 근처에도 가지 못한 사람이지만 그야말로 ‘각고(刻苦)’라고 할 만큼 힘든 일이었음을 안다.
이처럼 박사학위 하나 받는 것만 해도 뼈가 삭는 일인데 이걸 두 번이나 해냈다니...석사학위도 네 개나 된다. 공부에 미쳤다고 할만하다.
김 교수도 그렇지만 그의 아내가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박봉의 남편 공부를 뒷받침 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김해영 박사. (사진=필자 김우영)
그의 공부는 책으로 출판돼 동도를 걷는 이들과 철학과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의 눈을 밝게 해주고 있다.
내가 그로부터 받은 책만 해도 ‘사서강의’ ‘공직자, 논어를 읽다’ ‘지금은 정조를 읽어야 할 시간’ ‘삼서강의’(이상 안티쿠스), ‘팔랑개비, 세상을 날다’ ‘손에 잡히는 철학’ ‘변화와 희망을 위한 철학 에세이’(이상 문화문고)와 이번에 펴낸 ‘노자강의’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정조의 효치사상 구조’ ‘효치사상의 연원과 한국적 전개’ ‘정조의 효치와 사회복지 구현’ 등이 있다. 주로 철학과 사상에 관한 글을 쓰거나 강의를 하고 있는데 지금은 홍재사상연구회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수원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객원교수로 있다.
출판 기념회는 기존의 통념을 벗어난 방식으로 전개됐다. 사회자 대신 저자가 처음부터 나서 북 토크쇼를 하듯이 자연스러웠다. 소위 ‘내빈 인사’ 대신 참석자 전원이 저자와 의견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3시간 동안 진행됐다. 행사 2부의 노자철학 특강도 매우 흥미로웠다.
나의 오랜 벗으로써 도내 몇 군데 부시장과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지낸 홍승표 시인은 그의 삶의 궤적과 인연을 소개한 뒤 “김해영은 구도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묵직한 울림과 감동을 준다”고 했는데 그 말은 옳았다.
‘수불석권(手不釋卷)’, 손에서 책을 놓지 않으면서 유교와 도교철학을 파고 든 그가 불교철학까지 공부했으니 노자를 바라보는 시야가 더 깊고 넓어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침 나 역시 노자와 장자에 흥미를 느끼고 있으니 이 책은 책상 위에 항상 두고 틈날 때마다 맛있는 간식 먹듯이 야금야금 읽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