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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징검다리] 혼자서도 밥 잘하는 재훈이 |
"세 식구 모여앉아 밥 먹어 봤으면" |
올해 10살 난 재훈(가명)이는 엄마가 챙겨주는 밥을 먹어본 지가 언제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항상 엄마는 병원 아니면 집에 누워있기 때문입니다.
5살 많은 형과 함께 어릴 때부터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 이골이 난 때문인지 재훈이의 솜씨도 요즘은 제법 익숙하기까지 합니다. 엄마는 아빠 없는 자리를 메우기 위해 혼자 동분서주하다가 당뇨, 고혈압, 심근경색으로 지난 2005년 수술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현재는 정부보조금에 의존해 세 식구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외환 위기에 아버지 집나가
어머니는 월 20일 병원신세
보조금으로 겨우 가족 생계
재훈이의 아빠는 엄마보다 8살이나 적었습니다. 친가의 반대로 혼인신고도 하지 못한 채 재훈이 형제는 할아버지의 호적에 올랐지만,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손자들이었습니다. 아빠는 교구판매업을 하며 그런대로 생활을 했지만 IMF외환위기로 부도와 사기죄로 고소를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자 집을 나가 아직까지 소식을 모릅니다.
엄마는 외판 행상, 포장마차 등을 하며 생계를 꾸렸지만 이에 대한 대가로 건강을 잃었습니다. 최근에는 심근경색으로 호흡이 너무 가빠 한걸음 내딛기도 힘이 듭니다. 한 달에만 20일 정도 병원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두 달 전 새벽에는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로 응급실에 실려 갔는데 검사 결과, 몸통에 살이 붙고, 근육이 소모되는 쿠싱증후군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신장 및 부신부위 종양도 의심돼 각종 검사를 받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아마 수술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계속적으로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태지만 결국 병원비가 문제입니다. 현재까지 400만 원 정도의 병원비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해결했지만, 나머지 150만 원 정도는 밀려있습니다. 또 앞으로의 병원비는 어떻게 해결될지….
재훈이 형제는 엄마가 밤마다 한숨짓는 이유를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병원비 때문에 그러는 줄 어렴풋이 짐작은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주 가끔씩은 엄마가 차려 주는 맛있는 밥상으로 세 식구가 오순도순 먹는 모습을 상상하곤 합니다.
한참 반찬 투정을 할 또래 친구들과 달리 식구들과의 따뜻한 밥상이 그리운 재훈이의 소원을 물어보면 "엄마랑 하는 봄나들이"라고 수줍게 말합니다.
△오승현·부산 수영구 광안4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 051-753-3001.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사랑의 열매 051-441-9423-4.
△지난 5일자 김미혜씨 이야기 82명의 후원자 391만 1천2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