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오고 무더웠던 여름,긴 방학후 첫 산행인데,
같이 가기로했던 산자고님이 늦잠을 자, 홀로 산행이 되었다.
지하철 안에는 춘천으로 간다는 킬문,상고대,디디시 님이 있었고
동서울 버스에 오르니 홍천 자지봉 간다는 칼리토님이 있었다.
다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

(지도)(누르면 확대됨)
인제 한석산은 설악산과 점봉산의 산세에 눌려 덜 알려진 산이지만
소양강과 인제를 다 감제할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로 한국전쟁 때 격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이 한석산 전투에서 아군이 승리하여 38선 이북지역인 인제, 양구지역과
남한 최고의 명산 설악산을 탈환할수 있었다고들 말한다.

인제까지는 버스로 채 두시간이 안걸린다.
새로 생긴 터미널에서 아침을 먹고 택시를 타고 합강교로 간다.
합강 아파트 뒤에 있는 인제 수도 사업소쪽 도로를 따라가면
세르빌 아파트 뒤 고개에서 우측으로 들머리가 보인다.

(들머리 리본은 등산용이 아니라 한전의 고압철주 리본이다.)
동해상의 태풍 영향으로 바람이 시원하고 하늘은 적당히 흐려 산행엔 딱 좋은 날씨..
게다가 족적이 흐릴까봐 걱정하던 능선 길도
교통호와 벙커 그리고 bb선이 보이는 전형적인 군인 전용으로
10여분 올라가면 나오는 고압철주를 지나서도 뚜렷하다.

(기룡산)

하지만 여름 내내 베짱이처럼 편히 놀았던 몸이 부실하여
오르막마다 다리는 휘청거리고 신음소리가 절로 난다.


(잡목과 풀로 우거진 549.9봉-리본 하나 걸려 있다.)

(원통 좌측 뒤로는 구름에 잠긴 대암산)
549.9봉을 지나니 벙커가 있는 봉우리가 나오고
돌참호가 있는 655봉을 지나면 연이어 또 봉우리가 나온다.
이쪽 능선 봉우리는 꼭 쌍으로 나오나 보다 투덜 대는데
이번엔 이끼가 잔뜩 낀 암능이 나온다.
암능위로 올라갔다 무서워서 되돌아 내려오니
좌측으로 우회하는 길이 흐릿하게 보인다.

(655봉 지나서 나오는 암능 우측은 수직절벽이다.)
드뎌 오르막길에서 버걱대던 다리에 쥐가 나기 시작한다.
여름철 몸상태 안좋으면 종종 있는 일인데
전망터도 없으니 쉬어갈수도 없고..그냥 천천히 올라가며 풀어본다.
암능을 우측으로 돌다가 왼쪽으로 넘어가 올려치면 964.6봉인데
삼각점 대신 전망이 좋을 듯한 뽀족한 바위만 서있다.
바위 주변을 서성 거리다 큰맘을 먹고 올라가니 바위 가운데 삼각점이 있다.


(964.6봉)
고소 공포증 때문에 달달 떨리는 다리를 진정 시키고 360도 돌아가며 산공부를 한다.

(동남쪽 전망)(누르면 확대됨)

(1=가리봉,2=장승고개)

(1=한석산,2=매봉)

(1=방태산 방향,2=맹현봉 방향)

(남서쪽 전망)(누르면 확대됨)

(1=대바위산1091m,2=응봉산979m)
응봉산 우측으로는 영춘기백의 백암산 가마봉 소뿔산 쪽이고 그우측으로

(1=가리산,2=바위산방향)

(확대한 가리산)

(서북쪽 전망)(누르면 확대됨)

(소양로 뒷쪽으로 1=간무봉,2=봉화산,3=계명산방향)

(봉화산 우측에는 사명산)

(인제의 진산 기룡산)

(북동쪽 전망)(누르면 확대됨)

(대암산)

(매봉산,칠절봉,향로산 쪽은 구름에 잠겼다.)
사람 마음이 간사하여 시원한 바람이 좋다할 땐 언제였냐는 듯
구름 때문에 태풍을 잠시 원망하다 바위를 내려간다.

(군사용 위험표지판 같은데 글자가 지워져서리..)
964.6봉에서 5분여 진행하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직진하는 남쪽 하산 길은 뚜렷한데 좌측 한석산쪽 마루금은 족적이 흐리다.

(족적이 흐린 한석산 가는 길)
간간히 나오는 무명씨 빨간 리본이 도움이 되나
숲이 우거져 길 바닥의 흙이 안보이니 잠시 방심하면 길을 놓친다.
이윽고 피아시 골에서 능선으로 올라오는 정규등로를 만나고
많이 보이는 리본을 따라 올라가면 한석산이다.

(한석산, 삼각점은 기념비 뒷쪽 둔덕에 있다.)



간간히 나오는 햇볕은 따갑고 아직 가리봉/설악산쪽은 구름에 잠겨
생각보다 전망이 그리 좋지 않다.
임도 따라 5분여 내려가니 우측 사면으로 피아시골 쪽 하산로가 갈라지고
조금더 진행하여 길 좌측 헬기장에 올라가 전망이 없음을 확인하고는 점심을 먹는다.


(막걸리는 녹지 않아 못마시고..)

점심 후 잣나무 조림 기념목이 있는 고개마루 삼거리로 올라서니 그새 날이 좋아졌는데
고개 남쪽 능선 왼편은 벌목을 해놔 동쪽 전망이 시원하다.

(동쪽 전망)(누르면 확대됨)

(1=삼형제봉,2=주걱봉,3=가리봉)

(1=망대암산,2=점봉산,3=작은점봉산)


(매봉)
벌목지를 지나 숲으로 들어가니
가슴까지 올라오는 기다란 풀속인데 다시 길 바닥이 안보인다.
발 끝으로 길을 찾아 진행하다가 기어이 잃어버리고
빼곡한 잡목 넝쿨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겨우 탈출,
임도 고개로 내려서서 고개를 설래설래...
여름엔 오지 말아야 하고 와서도 안되는 길이다.

(임도 고개서 바라본 가리봉)

(그 유명한 서울 우정 산악회 리본)
고개부터는 길이 뚜렷하고 리본도 자주 보인다.
동쪽 싸리메기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나 올라가면 매봉이다.


(매봉)
육이오때 인민군 1개 연대가 주둔했다는 매봉에는 조그만 헬기장 하나가 있고
서쪽으로 1분여 떨어진 봉우리에 매봉 비닐 표지가 있다.

(바위 능선길)


매봉에서 뚜렷하지는 않으나 그래도 제법 확실한 족적을 따라 서쪽으로 진행하는데,
바위 둔덕을 내려선 다음부터는 지형과 지도가 일치하지 않고 현위치 파악이 전혀 되질 않는다.
그래도 외길이니까 하며.. 바위 능선을 따라 진행하니 삼거리 봉이 나온다.
좀더 확실한 길은 직진을 하건만 간간히 나오던 빨간 리본이 서쪽에 보여
서쪽으로 10여분 진행하니 바위 둔덕에서 리본도 안보이고 길도 없어진다.

(돌구절초)

(바위 둔덕에서 내려다보이는 계곡입구-피아시 계곡인줄 알음)

길이 없으면 삼거리로 빽을 해야하는데 뭐에 단단히 홀렸다.
바위 오른쪽으로 내려가 사면을 트래버스 하여 능선쪽으로 나가니 약 2m 정도 절벽이 나온다.
아래로 지팡이,베낭 던진 다음 절벽에 걸터 앉아 미끄러지며 겨우 내려간다.

(바위 둔덕을 내려와 능선에서 보니 가야할 능선이 왼쪽 멀리에 보인다.)
다시 3m 정도 수직 절벽이 나온다.
우왕 좌왕하다가 바닥이 빤히 보이는 침리를 발견, 양손 양발로 양쪽 벽을 밀면서 간신히 내려간다.
이제 능선 개념은 없어지고 계곡쪽 사면으로 탈출하는 양상, 다시 3m 정도 절벽이 나온다.
홀로 산행때 챙겨다니던 보조 자일도 없고..나무가지와 줄기를 잡고 어매야...
입에서 단내가 나고 눈물 땀이 범벅이되어서야 지계곡이 나타난다.
길은 없어도 좋으니 제발 절벽과 덩쿨만 나오지 말라...기도를 하며 내려가니
장수터 계곡의 민가와 포장 도로가 나온다.


여유가 없어 그때까지 못마시던 막걸리를 나발 불고 계곡 입구로 내려가 버스를 기다린다.

(장수터 쉼터 삼거리서 본 스카이짚트랙 유원지)
하산후 복도를 해보니 서쪽 피아시골로 지능선이 갈라지는 바위둔덕을 내려오면서
길이 남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을 모르고 그냥 서쪽으로 가는 걸로 착각한 것 같고
컨디숀 난조에다 긴 여름방학후, 감각이 무뎌져 하지 않아도 될 알바를 하였다.
아무튼 삼거리에서 35분여 히치를 시도하다 버스를 타고 인제 터미널로 가서
터미널분식집에서 만두를 사고 (현금 부족으로 4000원 외상)
용문행 버스에 올라 간단히 뒷풀이겸 저녁을 먹는다.
춘천에서 등골산을 넘어온 킬문님 팀을 홍천 터미널에서 만나
인원이 5명이나 되는데 한두명 빌려주지 그랬어..농을 하며 용문으로 가
삼겹살, 더덕주로 2차 뒷풀이를 한다.

(용문 터미널 오래된 단골집을 한번 들려보고는 제일 식당으로)

(참싸리버섯)


2011.09.04 일요일. 바람 불어 좋은 날.
-06;30 동서울 터미널
-08;22 인제 터미널
-09;01 합강 아파트 입구
-09;06 세르빌 아파트 뒤 들머리
-09;34 549.9봉
-10;10 돌 참호 따라서 655봉 우측으로 우회
-10;20 암능 왼쪽으로 우회
-11;35~45 964.6봉
-11;50 삼거리 능선 분기점. 우측 흐린 길로.
-12;29 915봉.
-13;16 정규등로 삼거리.우측 피아시서 능선으로 올라오는 길.
-13;24~26 한석산 정상. 임도 따라 진행.
-13;30 임도 우측 리본이 달린 피아시골 하산로.
-13;35~14;00 정상 동쪽 헬기장.식사.
-14;13~15 임도 고개. 잣나무 조림 기념목.
-14;30 임도 고개
-14;35 990봉.삼거리. 좌측 싸리메기 하산로.
-14;45 954봉
-14;55 둔덕 삼거리. 좌측 싸리메기 하산로.
-15;04 헬기장. 삼거리. 좌측 검우석 하산로.
-15;05 매봉 비닐 표지
(이하는 하산하여 복도후 추정)
-15;10 서쪽 599.9봉으로 능선이 분기되는 바위 둔덕.
-15;35 구덩이 봉우리. 858봉?
-15;40 바위 둔덕 분기봉. 서남쪽 장수터골로 내려가는 지능선이 분기.
-16;05 삼거리 봉우리.우측으로.
-16;13 바위 둔덕.
-16;18 수직 절벽.
-16;26 수직 절벽.
-16;33 수직 절벽.
-16;47~59 장수터골 민가.(네이버 지도엔 검우석골로 오기됨)
-17;12 장수터 쉼터 삼거리(인제행 버스 시간 17;45,18;45)
-18;35 인제 터미널
첫댓글 964.6봉은 올라갔구먼, 조망포인트..... 그래도 탈건 다 탔구먼, 고생했고, 추석 잘보내라, 송편 많이 먹고......
좋은 곳을 다녀오셨는데 알바땜시,,,저희도 요즘 알바 투성이랍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