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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는 노년을 위하여 (2)
늙어서 돈 없으면 ‘죽은 목숨’
늙어서 돈 없으면 죽은 목숨이라는 말은 사실이다. 창문도 없는
쪽방에서 혼자 살다 고독사 하는 것은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다. 누구나 준비가 부족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노년생활에서 돈은
얼마나 필요한가. 우리 부부의 경우를 기준해서 말한다면 현재 1인당 월 100만에 문화비와 차량유지비가 있어야 한다.
특히 문화비는 노년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기준이 된다. 노인들은 이미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기 때문에 큰돈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현역일 때 노년을 위한
저축의 기준으로 우리부부의 경우를 제시해 본 것이다. 따라서 이 정도의 고정적인 월수입이 있기 위해서는 그만한 연금저축이 있어야
한다.
연금과 건강보험, 임대료 등 방법은 다양하지만 월정액은 고정적 이어야 한다. 특히 나이 들어가면서 병원진료비와 치료비가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담으로 여겨진다.
지금까지 관계를 맺고 있는 ‘끈’
노년은 나이 때문에 자칫 매사에 소극적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부부는 대단히 적극적으로 살려고 애쓴다. 오랜 기간 동안 몇 개의 시민단체의 대표를 역임한바 있다. 지금 늙어서도 지속하고 있는 것은
‘시흥효도회’다.
늙어도 내가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데서 자부심을 갖지만, 적당한 때에 후임에게 물려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 내가 소속된 단체와 기관은 10여 곳에 이른다.
시흥YMCA·시사협·예명원·갯골협동조합·희망의료생협·Y생협·시흥자치신문·엘림양노원·안산농협·자연건강연구회·능곡중앙교회 등 이다. 매일같이 오전
중에 출근하는 곳은 시흥효도회이지만 주일날은 교회예배에 참여하고, 매주 목요일은 신문편집에 참여 한다.
신문에서는 10여 년째 ‘노령사회와
효 문화’ 칼럼(482회째)과 논설을 집필하고 있다. 하루에도 참고도서와 인터넷 검색 등 자료 분석 없이는 글을 쓰기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자원봉사의 일은 지속할 각오가 되어있다.
내 딴에는 노년에 내가 필요한 곳에서 내가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지역언론이 바로서야 지역공동체가 산다.”는 나름대로의 소신을 다짐해 본다. 지금의 노년에도 여유로운 시간이 없어 힘겨울 때가 많지만, 아직은
‘자연건강법’으로 내 건강을 내가 지켜 나가고자 한다.
내 노년에 가장 후회되는 것 9가지
그동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되는 9가지를 추려본다. 이를
통해 앞으로 남은 삶을 더 이상 후회 없는 노년으로 살아보자는 생각에서이다.
1) 수많은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온 것이다. 청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를 거치면서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것이겠지만, 고뇌를 사색(思索)으로 소화 시키는 것에 마음고생이 많았던 기억이 새롭다.
2) 어떤 일 하나에 몰두해보지 못한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일에 깊이 있는 연구나 전문성을 살리는 공부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 왜 몰입에 부족했을까?
3) 좀 더 도전적으로 살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 타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도전적(挑戰的)’으로 볼 수 있는 젊음이 있었지만, 승부욕이 부족한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4) 내 감정을 솔직하게 주위 사람들에게 표현하지 못한 것이다. 나의 표현이 개인의 자랑이나 교만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지나친 자기 겸손으로 착각한 게 아닐까.
5) 나의 삶이 아닌, 주위 사람들이 원하는 삶을 살아 온 것이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기대에 맞춰 자신의 삶을 살았던 것인가. 남을 의식하는 바람에 결국 내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이 아쉽다.
6)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것이다. 부모님, 아내와 자녀들에게 친인척, 친한 친구들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살아온 것들이 아쉽고 부끄럽다.
7) 친지들에게 더 자주 연락하지 못한 것이다. 나와 관계를 맺고 지내온 친구, 친인척, 스승과 제자들에게 소통을 위한 교류를 지속하지 못한 것들이 능력의 한계인가?
8) 자신감 있게 살지 못한 것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자신감이 부족하게 행동했던 저변엔 ‘나는 늦둥이’ 라는 컴플렉스에 젖어 있었다. 학교도 늦고, 군대도 늦고, 결혼도 늦고 등이다. 동기들 보다 모든 것이 늦게 출발한 지각생으로 말이다.
9) 결국 행복은 내 선택이라는 걸 이제 알았다.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70여 평생 동안의 삶을 되돌아보면, 후회스러운 것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지금에야 터득한 것은 ‘미래의 나의 행복은 내가 선택하는 데에 달려있다’는 것에 위안을 받는다.
▶다음호에 계속
김 규 성
사)시흥효도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