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도원-법흥사-적멸보궁-구봉산
1.2.3.4.5.6.7.8.9봉-구봉대산901
-일주문 원점회귀
도상거리 : 9.1km
소요 시간 : 4시간 30분
휴식 식사 : 0시간 30분 포함
미세먼지와 안개로 가시거리가
짧다. 서울 경기를 벗어나 정선
법흥사 적멸보궁으로 출발한다.
절 내부와 적멸보궁을 둘러보고
앞산 구봉산에 오른다. 1봉부터
9봉 인생의 시작부터 끝까지다.
봉우리마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과정을 명칭으로
사용해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봉우리는 우리네 인생 자체다.
적어놓은 글은 태어나서 고통
욕망 결국 병들고 늙어 죽는다.
다시 환생하여 윤회의 과정이
반복된다. 글 의미를 머릿속에
그리며 9봉까지 천천히 걸었다.
9개의 봉우리 가는 길은 힘들고
험한 길이다. 내가 살아온 인생을
산위에 깔아놓은 것 같은 험로다.
굽이마다 맺힌 설음 한이 깃들고
인생길을 그려놓았다. 힘들때면
내려놓고 비우고 버림을 배웠다.
산에 다니면서 항상 궁금했던
적멸보궁 직접 와서 보고 듣고
많이 알게 되었다. 좋은 하루다.
태어나서 윤회까지 여정이 담긴
구봉산 아홉 봉우리를 거쳐간다.
마치 환생하여 돌아온 기분이다.
그런데
인생이 이렇게 허탈하고 허무할까.
제1봉 양이봉 -잉태함
어머니 뱃속의 태아 때 생로병사의 시작이다.
제2봉 아이봉 - 태어남
세상에 태어나서 천방지축 유년기
어떻게 보냈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제3봉 장생봉 - 청년기
큰 꿈도 많았고, 자신감에 기대도 컸다.
청년기 생각만 해도 슬픈 기억 뿐이다 .
조용히 눈을 감고 앉아서 가슴으로 운다.
멍하니 하늘만 쳐다본다. 접어둔 꿈은 다음
생을 기약하며 가슴을 움켜쥐고 내려간다.
제4봉 장생봉 - 기초를 다짐
배우고 익혀야 할 시기에 가난이 길을 막았다.
기회도 없었으니 기초를 충실히 다짐은 사치일
뿐이었다.
제5봉 대왕봉 - 인생의 절정기
젊음의 욕망을 불태우며 세상과 맞서 보았다.
손에 잡힐 것 같은 모든 것들 다 능력의 한계다.
부질없는 욕심이었다. 생각하면 뭐하나 이제
모두가 지난 일인데, 오르는 길도 험하구나.
제6봉 관망봉 - 인생을 돌아 봄
너무나 힘들게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본다.
만신창이 지친 몸 앉아 쉬면서 생각해본다.
지우고 싶은 기억과 아쉬움 후회뿐이다.
제7봉 쇠봉 - 노화 덧없는 인생
끝없는 욕망을 불태우며 살았다.
노화는 정해진 자연의 순환과정.
늙어가는 덧없는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제8봉 구봉산 북망봉 - 이생을 떠남
인간으로 태어나면 생로병사 결국 죽는다
이렇게 파란망장한 이승에서 생이 끝이 난다.
무엇을 더 바라는가. 바람 같은 인생 아닌가.
제9봉 윤회봉 - 인간으로 환생
살면서 덕을 쌓고 베풀면 다시 인간으로
태어난다. 마지막 윤회봉에서 사람이
태어나서 죽음까지 과정을 깊이 생각한다.
무거운 짐 다 내려놓고 비우고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