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꽃
김경내
따사로운 날
벚꽃 방그레 흐드러져
곱디고운 꽃잎
나비 되어 흩날리면
꽃구경 나온 사람들 어깨 부딪혀도
햇살처럼 환한 미소 서로서로 보내며
별처럼 반짝이는 눈웃음 서로 보내며
미안해요 미안해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꽃보다 더 고운 꽃 사람 꽃이에요
꽃보다 더 예쁜 꽃 사람 꽃이에요
문득,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을 보려고 몰려온 사람들로 가득했던 벚꽃길을 떠올려요.
어디 벚꽃뿐인가요. 벚꽃이 진 다음에는 수선화가 피었고 튤립이 피었어요.
유채꽃과 금계국 축제도 열렸지요. 앞으로는 수국, 해바라기, 코스모스 축제도 열릴 거예요.
마음 편하게 꽃 축제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몇 년 만인가요?
코로나19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집안에만 갇혀있던 지난 몇 해!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과 고립감으로 힘들어했어요.
다행스럽게도 이제는 지난 아픈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꽃을 보고 즐길 수 있게 되었어요.
그래서 지나다가 어깨를 부딪쳐도 얼굴 찡그리지 않고 웃으면서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미안해요” 하면 “괜찮아요” 하고 대답해 주는 사람들 얼굴은 모두 꽃을 닮아 있었어요.
그럼요. 벚꽃, 유채꽃, 튤립, 수선화 등 아름다운 꽃이 많고 많지만 가장 아름다운 꽃은
역시 사람 꽃이지요. (전병호/ 시인ㆍ아동문학가)
* 김경내 시인은 2006년 <문학바탕>에 동시로 당선했고, 동시집 ‘별이 된 까치밥’등을 펴냈어요.
<출처> : 소년한국일보(https://www.kidshankoo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