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동문화재단과 정읍문화원이 공동 주관한 '무성서원 활성화 포럼'이 지난 16일 오전 10시 정읍문화원 2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전북과학대학교 김한수 교수의 사회로 개회식에 이어 주제발표 및 토론, 종합토론 순으로 7명의 패널들이 무성서원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 깊이 있는 토론을 이어 갔다.
기조발표에 나선 이치백(전북향토문화연구회장, 무성서원 원장)은 "무성서원은 신라 때 최치원 태산군수가 선정을 베풀었던 것을 기리는 곳이고 또한 1906년 최익현 선생을 중심으로 800여 명의 의병들이 의거한 항일창의의 현장이며1868년에 서원 철폐령이 내릴 때에도 훼철되지 않고 전북도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자랑스러운 서원이다"고 말했다.
또 "무성서원에는 원생들이 공부한 격몽요결과 소학, 대학, 시경, 주역, 예기, 춘추 같은 학습자료와 봉심안, 강안, 심원록, 원규 등의 귀중한 서원 연구자료가 보존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오석환(충남대학교 교수)는 '무성서원 활성화 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무성'이란 말은 논어의 '양화편'에 나오며 고운 최치원 선생의 덕과 치적을 기리기 위해 생사당을 세우고 태산사라고 불렀고 이후에 태인 현감으로 부임한 '영천자 신잠' 역시 선정을 베풀고 치적을 쌓아 생사당을 세운 후에 최치원의 태산사와 합사했으며 1615년 마을 유림들이 서원을 세우고 '태산서원'이라 칭하다가 1696년에 '무성서원'으로 승격 됐다"고 말했다.
또한 무성서원에는 불우헌 정극인, 눌암 송세림, 묵재 정언충, 성재 김약묵, 명천 김관 선생도 향리에서 후진 교육에 힘쓰고 선정을 베푼 인물로 배향돼 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서원의 교육기능을 살려서 주말과 방학 때에 시민과 학생, 공무원, 교사 등을 대상으로 고전강의나 기획 특강, 무성서원에서의 현악기의 밤, 가요제나, 국악제를 개최하면 좋겠고 구절초축제나 단풍축제와 연계한 민박, 한옥체험, 시골밥상과 전통주막, 찻집 같은 시설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첫번째 토론에 나선 정창환(정읍문화원 원장)은 "무성서원에서 한문경전성독대회나 한시 백일장을 치르기 위해서는 서재가 있어야 한다"며 "전통혼례와 향음주례 및 예절교육을 하기 위해서도 서재의 증축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현존해 있는 창의 사진을 돌에 새겨서 병오창의비 옆에 세우고 최치원, 정극인, 신잠 선생 등의 흉상을 만들어 놓는다면 무성서원 방문객들에게 역사 관광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 토론자인 유종국 교수(전북과학대학교 복지계열 교수)는 "훌륭한 학자이자 문장가인 최치원 선생의 본관이 경주 최씨이지만 군산출신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당시 12세로 당나라에 유학을 가면서 옥구에서 배를 타고 갔지 않았나 문헌을 보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무성서원이 활성화 되려면 서원 영역의 확대(동재,서재 건립), 교육기능의 강화(서원스테이, 학술세미나), 관광 명소화(인쇄술 복원, 태인 향교, 김동수 가옥), 관광자원의 개발과 콘텐츠화(전통예절, 전통혼례 시현, 재현), 태산선비 풍류 개발(유상곡수+향음주례)등 무성서원으로 상징되는 관광명소를 만들어야 한다"며 "전남 장성의 필암서원을 밴치마킹해야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김완규(대산한문학원 훈장)은 "무성서원에서 충,효,예의 인성교육을 상시로 할 수 있는 학당 신축이 필요하고, 북면 남고서원과 덕천면 도계서원, 황토현기념관, 시립박물관을 연계한다면 관광과 교육을 겸한 좋은 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승훈(원광대학교 외래교수)는 "통칭 호남 제일서원이라 함은 무성서원을 이르는 말이다"며 "고운 최치원 선생이 행적에서 보여준 예절과 학문, 절제된 생활, 지고지순한 문화생활의 보편화, 풍류와 여유 등은 강퍅하게 사는 요즘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네번째로 우현자(동향서숙 훈장)은 "무성서원은 1968년에 사적 제166호로 지정됐으나 답사 중에 느낀 것은 규모가 작고 초라해 보였다"며 "주변 환경을 정리해서 전통한옥건물로 상점 등을 갖추고 학생들이 유숙하며 공부하는 서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토론에서 조상열(문학박사, 대동문화재단 대표)는 "정읍 무성서원은 격에 맞지 않게 초라한 모습이다'며 "최근 인문학과 인성교육이 중요시 되면서 교육의 장으로 서원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서원 활용은 보존적 가치를 넘어서 국민들의 인성이나 정서함양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대동문화재단은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의 후원으로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으로 선정된 9개 서원 중, 논산 돈암서원, 정읍 무성서원, 장성 필암서원을 중심으로 충청, 전라권의 서원 활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는 칠보 무성서원에서 정읍문화원 이용찬 사무국장의 사회로 전통 음악 공연 등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수제천, 판소리, 수연장지곡, 타령, 가야금병창, 국악가요, 한문경전성독에 이어 샘골은빛연예단의 경음악 연주와 향토가수들의 노래가 무성서원에 울려 퍼졌다.
최형영 도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