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앞바다와 한강을 연결하는 경인 아라뱃길은 국내 최초·유일의 운하다. 한강 하류가 북한과 접경을 이루면서 한강을 통한 바다 진입이 불가능한데, 아라뱃길은 곧장 인천 앞바다로 물길을 연결해 한강의 숨통을 틔워준다.
2012년에 개통된 아라뱃길은 길이 18km, 폭 80m, 수심 6.3m 규모로, 이로써 서울이 항구가 되었다(여의도와 김포터미널에서 덕적도 방면 여객선이 운항한다). 추진 과정에서는 논란이 많았지만 아라뱃길은 원래 있던 굴포천 방수로(홍수 때 물을 바다로 빼내는 역할)를 좀더 확장해서 한강과 연결한 것으로 아예 없던 물길은 아니다.
아라뱃길 양옆에는 쾌적한 자전거도로와 공원이 조성되어 주민들의 새로운 휴식처로 인기가 높다. 아라뱃길 자전거도로는 한강 자전거도로와 연결되어 있어, 서울 시내에서도 자전거를 타고 서해까지 편안하게 갈 수 있게 되었다. 한강~낙동강을 거쳐 부산까지 이어지는 총 거리 633km의 국토종주 자전거길의 시발점도 아라뱃길 인천터미널에 있다.
아라뱃길 양안으로 자전거길이 시원하게 뻗어 있고 유람선이 지난다.
아라뱃길 서해 쪽 종점에는 인천터미널이, 한강 쪽에는 김포터미널이 자리한다. 터미널은 물류단지와 항만을 겸하는 시설로, 인천터미널이 245만 3,000m2(약 74만 평), 김포터미널은 170만 1,000m2(약 51만 평)의 대규모다. 현재 뱃길에는 유람선과 요트가 주로 오가지만 인천과 김포터미널에 대형 물류센터가 들어서고 있어서, 완공되면 상선들도 운항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터미널 북쪽에는 거대한 수도권 쓰레기매립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미 매립이 끝난 곳은 서울의 노을공원이나 하늘공원처럼 생태공원으로 조성중이어서 아라뱃길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다. 가장 동쪽에 자리한 드림파크는 봄과 가을의 야생화축제 때만 개방했으나, 앞으로는 상시 문을 열어 아라뱃길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드림파크 일원에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골프·수영·클레이사격·승마)도 함께 들어선다.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도 아라뱃길 백석교 남쪽 2.4km 지점인 인천 서구 연희동에 들어선다. 서울에서 자전거를 타고 아시안게임을 보러갈 수 있는 것이다.
아라서해갑문 주변은 서해로 지는 낙조의 명소로 떠올랐다. 아라서해갑문 옆에는 높이 71m의 아라타워가 있다. 23층 전망대에서 서해 낙조와 아라갑문, 영종대교 등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입장료는 무료다.
김포터미널에서 인천터미널까지 편도 18.5km이고, 도중에 뱃길 남쪽이나 북쪽으로 이동할 수 있는 다리가 여러 곳 있다. 아라뱃길 중간쯤의 북안에는 높이 45m, 폭 150m의 거대한 인공폭포인 아라폭포와 수면 위 50m 허공에 매달린 아찔한 전망대인 아라마루가 아라뱃길 명소로 인기를 모은다.
자전거도로는 전체적으로 평탄하고 보행로와 구분되어 있어 초보자도 편하게 달릴 수 있다. 남안에는 별도의 자동차도로가 있고, 곳곳에 주차장과 쉼터가 있어 마음 내키는 곳에서 출발지를 잡아도 좋다.
중간중간 다리를 통해 남북으로 건너갈 수 있고, 김포터미널과 인천터미널, 계양대교 남단에서는 자전거를 빌릴 수도 있다. 평일에는 계양대교 남단만 운영한다. 여기서는 김포터미널을 출발해 북안을 따라 인천터미널까지 갔다가 올 때는 남안을 이용해서 김포터미널로 돌아오는 왕복 코스를 소개한다.
아라뱃길 자전거길은 한강과는 달리 계양산(395m)의 산줄기를 파낸 인간의 능력에 감탄하고, 이국적이고 세련된 풍경에 뿌듯해진다. 가을에는 계양산의 단풍을 즐길 수 있다.
굴포천이 만나는 합수점에 있는 아라등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