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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기 전 남고산성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은 아이들입니다.
왜 산성을 쌓았는지, 언제 쌓았는지, 오늘 그 산성을 다 돌아볼 것인지...많은 것이 궁금합니다.
오전임에도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었지만, 이제 막 여정을 시작한 아이들의 표정은 밝기만 합니다.
그 밝음이 얼마 가지 못해 금새 힘듦으로 바뀔줄 모르고 말이죠.
가는 길에 칡잎을 뜯어 매미를 만들어봅니다.
매미를 만들어 손에 들고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매미소리를 같은 소리와 다른 소리를 구분해봅니다
걷는 내내 울음소리로 아이들과 여정을 함께 해준 친구들입니다.
덥고 힘들지만, 관성묘에도 올라가보기로 합니다.
올라가기전 하마비를 보며 하마비의 의미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관성묘에 가니 아이들은 왜 우리나라에서 관우의 제사를 지내는지가 가장 궁금한가봅니다.
시원한 물 한잔을 얻어 마시고 시원한 정자를 찾아 가을을 느껴봅니다.
아직 가을이 멀리 있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 우리 옆으로 찾아와 있을 가을입니다.
아이들에게도 더운 여름 뒤 찾아올 가을은 기대감일 것입니다.
가을을 표현할 문장들을 생각해보고, 엽서를 꾸밀 자연물들을 주으러 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기만 합니다.
어떤 것들로 꾸밀까 고민하는 모습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본격적으로 글귀를 적고 각자 주워온 자연물을 이용해 나만의 가을엽서 만들기를 시작합니다.
어떤 친구는 가을에 대해 굳이 글로 적지 않고 빈칸으로 남겨두고 싶다고 합니다.
나름의 표현방법이니 그것도 좋겠구나!!라고 격려해줍니다.
"단풍잎은 언제나 멋지다"
"가을아! 네가 있어서 참 좋아!"
"가을이 좋아"
"나뭇잎이 살랑살랑 날아간다"
"가을은 알록달록해"
"단풍 가을되자 붉어지다" 등등
가을을 표현하는 방식도 아이들마다 제각각입니다.
가을엽서만큼이나 어여쁜 아이들입니다.
9월은 우리나라에서 제안해 지정된 유엔 공식 기념일인 푸른하늘의 날이 있는 달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가을'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지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가을하면 역시 푸른하늘이죠
그 어느때보다도 높고 맑은 가을하늘을 더 오래도록 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푸르고 높은 가을하늘을 눈 아래에 두고 걸어봅니다.
구름마저도 아름다운 푸른 하늘을 오래도록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언니 오빠들을 기다리는 사이 나무뱃지에 남고산성을 담아봅니다.
한편의 수채화같은 남고산성의 모습이 참으로 멋스럽네요.
더운 날씨에 아이들의 안전이 염려되어 남고산성을 다 돌아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긴 하지만, 대신 가을을 마음에 담아보았음에 만족하는 하루였습니다.
추석연휴 앞이라 결석하는 아이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예상과 달리 많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이 더위가 가시고 나면 좀 더 짙은 가을냄새가 날 10월 만날 것을 약속하며 아이들과의 하루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