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조성한 태안 해변길 1코스인 '바라길'과 전남 영광의 칠산갯길 1코스인 굴비길을 걷고 왔습니다.

태안 해변길 1코스 바라길입니다.
바라길은 학암포를 출발해 구례포를 거쳐 신두리까지 오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팀은 거꾸로 신두리부터 걷기로 했어요

우리나라 그 어느곳에서도 만날 수 없는 해안사구를 바로 이곳 신두리에서 볼 수 있답니다.
2001년 북쪽지역 일부를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한 귀한 자산입니다.
또한 2002년에는 해양수산부에 의해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고,
배후습지인 두웅습지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보호되고 있습니다.

사진 만으로는 이 분위기를 보여드리기가 참 어렵습니다.
바닷바람으로 만들어진 모래언덕에 뿌리를 내린 식생은 생각보다 상당히 다양해서 보존가치가 매우 높다고 합니다.
신두리 해안사구는 폭 최대 1.3km에 약 3.4km 길이의 광활한 면적에 펼쳐집니다.

해안사구는 조류 등에 실려온 모래가 밀려서 해안가로 올라온 뒤 바람에 날려 퇴적되어 생긴 해안지형입니다.
이 해안사구를 연구한 학자들에 의하면 신두리는 우리나라에서 사구형성에 최적의 환경을 갖춘 곳이라고 합니다.
그 네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신두리해안은 겨울철에 모래를 운반할 수 있는 북서계절풍이 해안에 직각방향으로 불어 올 수 있게 생겼다.
2.해저지형 경사가 완만하여 파도가 접근할 때 부서지는 파도에 의해 해양퇴적물(모래)가 쉽게 육지로 운반된다.
3.밀물과 썰물의 조수차가 커서 썰물 때 완만한 경사의 해변이 넓게 노출되어 바람에 의해 모래가 쉽게 운반된다.
4.신두리 근해의 해저에 대규모 퇴적형 모래지형인 장안퇴가 분포하여 강한 폭풍에 의한 파도로 이 지형이 침식되어
해변으로 지속적으로 모래를 공급할 수 있다.

정말 이국적이지요? 실제 현장에 가서 보는 느낌은 더 색다르답니다.

우리나라 최대의 해안사고, 바로 충남 태안군 신두리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해안사구를 지나면 이렇게 조붓한 해송숲길이 기다립니다.

이날 여행은 제 차로 이동했기에 몇몇 분만 함께 하실 수 있었습니다.
현명한 김여사님, 선인장님, 초아님, 소서노2님이 함께 하셨습니다. ^^

왜가리 한마리가 긴긴 기다림을 시작했습니다. 대체 뭐가 오기를 저리도 애타게 기다리는 걸까요.


길은 이내 숲길로 길게 이어집니다.


능파사라는 절집 옆을 지납니다. 특히하게 능파사 석가모니불은 서해바다를 창 밖으로 바라보고 계십니다.


기분 좋은 해송길입니다.

구례포해변에서는 해변을 걸어보기로 합니다,

해변을 걸을 때는 젖은 모래를 밟는 것이 요령입니다.

운이 좋으면 이런 앙증맞은 작품도 만납니다.

온갖 진귀한 컬러의 조개 껍질을 만나는 재미도 곁들여진답니다.



오늘의 종착지인 학암포입니다.



정말 맛깔났던 간재미초무침입니다. 요즘 제철이라지요?

열심히 걸은 뒤의 맛은 그야말로 꿀맛입니다.
------------이제부터는 영광 칠산갯길 300리 중에 1코스인 굴비길입니다.----------------

총 거리가 30km 나 되는 굴비길은 백제불교도래지와 굴비로 유명한 법성포를 잇는 구간이 핵심입니다.
좀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백제불교도래지~법성포 구간을 제외하면 걸을만한 길은 아닙니다.

백제에 불교가 처음 도래한 곳으로 구전된 이곳은 법성포 바로 옆에 자리합니다.
서기 384년에 중국 동진을 출발한 인도 승려 마라난타 스님이 한반도에 첫발을 내딛은 곳이라고 합니다.
구전으로 전해내려온 바에 의하면 마라난타 스님이 이곳에 첫발을 내딛어 불법을 전하고,
불갑사를 개창하여 백제불교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내용을 영광군에서는
동국대학교에 학술고증을 의뢰하였고, 영광의 법성포를 백제불교최초도래지로 비정하게 됩니다.
법성포의 포구 이름 도 법(法)자는 불법의 법을, 성(聖)자는 마라난타 성인을 뜻하는 것에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공원화된 이곳에 가면 먼저 아쇼카왕의 석주 조형물을 만납니다.
아쇼카왕 석주는 인도의 첫 통일왕조를 세운 아쇼카왕(재위 기원전 272~232)이 불법을 널리 퍼뜨리며 곳곳에 세운 돌기둥으로
보통 15m 이상 높이 돌기둥 위에 사자 등의 동물상을 세우고, 석주 아랫부분에는 왕의 칙령을 적어서 명문으로 남겼다고 합니다.
이런 형식은 주로 서아시아인 이란 등에서 유행하던 방식으로 서아시아의 문명이 인도로 전파되어 표현된 방식으로도 읽힙니다.
불교의 역사를 공부하다보면 인도를 통일한 마우리야 왕조의 아쇼카왕의 공적을 깊게 생각하게 됩니다.
만약 아쇼카왕이 불교에 귀의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불교가 지금처럼 융성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하게 됩니다.
즉위 7년만에 불교에 귀의한 아쇼카왕은 그 다음해 동남 벵골만 해안에 자리한 칼링가국을 무력으로 정복합니다.
그 과정에서 10만명이 죽고, 15만명이 생포되고, 수십만명이 질병과 고통으로 사망하는 일이 생깁니다.
이런 참상을 보며 아쇼카왕은 자책감을 느끼고 참회하며 마침내 무력정복 방침을 버리고, 불법에 의한
덕치주의를 추구하기 시작합니다.
그의 다양한 공적중에 하나는 구전으로만 암송되어 전하던 경전을 문자화 시킨 불경 3차 결집을 주도한 것입니다.
또 문자로 남길 때도 귀족의 언어가 아닌 일반 팔리어로 불경이 남게 됩니다. 또 이때 비로소 불경의 해설서인 논장이 나오며
비로소 불경의 3대 구성인 (율장, 경장, 논장)이 모두 구성되게 됩니다.
아쇼카왕은 10년간 불교유적지를 순례하며 곳곳에 불탑을 세우고, 불법을 전합니다.
불교 교리에 의해 부모를 공경하고, 가족의 도덕을 중히사고, 연민, 자비, 진실, 청렴, 자선을 실천하고 장려합니다
불살생을 실천하고, 치료시설을 갖추는 것은 물론 다른 종교에 대한 관용을 베풀었다고 합니다.
아쇼카왕에 의해 불교는 남쪽과 유럽으로 전래되었고, 그런 당시의 불교형태가 스리랑카 등에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아쇼카왕의 정책에 힘입은 바 불교는 북인도 중심의 종교에서 세계적인 종교로 격상되었다고 생각됩니다.
흔히 아쇼카왕을 불교에서 가장 이상적인 지도자를 지칭하는 '전륜성왕'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인도 승려에 의한 불교전파여서 인도불교 양식의 전시관들이 자리합니다.
마라난타 스님이 북인도인 간다라 출신이어서 간다라양식에 대한 전시물들이 자리합니다.
여러 조형물들은 우리나라 기술자들이 그곳에 가서 기술을 전수받아 만들었다고도 합니다.

4년만에 방문인데도 달라진 것은 별로 없는 듯 합니다. 언덕 위의 사면대불은 여전히 하단인 기념관은 공사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부처님의 족상입니다
부처님을 형상으로 남길 때 규정하는 것으로 32상 80종호라는 것이 있습니다.
좁게는 32개, 많게는 80개개 형태를 규정하고 있는 것인데요.
그 안에는 족상에 대한 부분도 있습니다.
1.발바닥이 평평한 모습
2.발바닥에 2개의 바퀴(법륜)이 있는 모습
3.손발가락에 갈퀴가 있는 모습
4.발등이 복스러운 모습
이 규정들을 보면 웃음이 나기도 하고,
이걸 보고 어떻게 그리고 만들라는 건지 아리송한 규정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죠.
1.보는 이가 싫증을 안 느낌
2.중생을 평등하게 봄
3.중생을 가볍게 보지 않음.
4.중생에 따라 소리를 냄
5.덕스러운 손발 모습
6.행동이 거위 같음
7.나아가고 물러남이 코끼리 같음
등등...

학교 때 배운 것 기억나시나요? 간다라양식의 불상은 그리스문명과 합쳐져서 서양인처럼 보인다는 것.


부용루 안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생이 부조된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느새 불을 밝혔네요. 다음에 삼각대를 갖고 와서 야경을 담아도 좋을 듯요.

어둠이 내리자 청동등롱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지장보살님과 관음보살님이 여러분께 많은 복을 내려주시길 빕니다. ^^

백제불교도래지에서 법성포로 바로 넘어가는 길이 생겼네요.


갯펄을 배경으로 걷는 길이 아주 멋집니다.
짧은 것이 좀 아쉬울 따름이지요.


굴비의 길입니다. 법성포랍니다.

법성포 쪽에서 바라본 사면대불입니다. 법성포 쪽으로는 아미타불이 보고계시네요.
서쪽 극락정토를 주관하시는 부처님이셔서 서쪽에서 동쪽을 바라보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으로 보입니다.

크기로 보아 아마 굴비가 아닌 부세겠지요?

그러고보니 명절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법성포에 왔으면 법성포 굴비정식을 아니 먹을 수 없지요. ^^
점심 때 먹은 것이 아직 채 소화되기 전이어서 1상 8만원 짜리로 시켰는데,
다음에는 10만원 짜리는 먹어야 할 듯 해요.
간간하게 잘 먹고 왔습니다.
다음에 꽃무릇 철에 재시도 해봐야겠어요. ^^
이상 서해포구 걷기여행 후기 끝... ^^
첫댓글 궁금했던 신두리 해안사구 겨울 모습이 이렇군요. 가 보고 싶던 곳 사진으로 둘러보는 기쁨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끈하게 고급지던 굴비전 생각하며 입맛 다십니다~^^
해안사구 걸을 때 kbs 촬영팀에서 드론 촬영을 하다가 우리 일행을 보고 완전 로또 맞은 표정을 짓더군요. ㅋㅋ
엄청 바쁜 일정이었지요? ㅎㅎ
좋은 사람들과 좋은 길을 동행한다는 건 언제나 감동입니다
자연을 가장 자연답게 가꾸는건 그냥 둬라 ~ 이거 아닐까요?
아름다운 시간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길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
좋은곳 리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거리 운전에 상세한 설명에 넘..수고많으셨구요
좋은 길에서 자주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