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도둑질.
예수 그리스도 석가모니와 함께 성인의 반열에 올라있는 공자도 인간인지라 때로는 오만한 행동을 하여 세상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일이 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 하루는 원양이란 사람이 가랑이를 벌리고 공자를 맞이하니 공자가 이를 보고 ' 어려서는 말썽만 피우고, 나이 들어서는 뭐 하나 아는 것도 없는 주제에 늙어서는 죽지도 않구나. 늙어서도 죽지 않는것은 나이 도둑질이다 ' 하고는 들고 있던 지팡이로 원양의 정강이를 후려쳤다 " 는 이야기다.
여기서 나이도둑질이란 말이 나의 귀에 탁 들어박힌다. 금년을 황금돼지의 해 또는 쌍둥이 돼지의 해라고 하면서 복돼지의 해라고도 하는데 내 나이 우리나이로 일흔셋 돼지띠인데 머리에는 서리가 내린지 오래지만 내 마음의 나이는 아직 20대밖에 되지 않은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며칠전 신문에서 김형석교수의 100세 일기를 읽어보니 교수님이 금년에 우리 나이로 100세가 되셨다고 하면서 감사와 걱정이 함께 찾아든다고 한다. 그런데 마지막 결정을 내렸다고 하면서 ' 더 늙지 말자. 98세로 돌아가자 ' 98세였던 해에는 부러운 것 없이 살았다. 두 권의 책을 썼고 160여회 강연을 했다. 보청기도 지팡이도 없이 살았다. 오늘부터는 남이야 어찌 부르든지 나는 98세로 되돌아 머물기로 했다. 98세로 5년쯤 더 연장된다면 내 인생 최고의 행복과 영광이 될 것이다 고 한다.
그런데 나는 김교수님처럼 몇세로 되돌아가고싶은 것도 뚜렷이 없고 만일 내가 90세넘어까지 산다면 과연 정상적인 사람구실을 할까 하고 겁이 나기도 한다. 나이 도둑질만 하고 자식들 고생만 시키다가 가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다. 나는 오직 내 발로 산이나 들로 돌아다닐 수 있고 읽고싶은 책을 읽을 수 있으며 시나 수필등 글을 쓸 수 있을 때까지만 살았으면 좋겠다 하는 은근한 욕심을 가져본다.
오늘 아내가 친구들 만나고 오더니 ' 여보 우리 죽을 때 연명치료 하지 않기로 어디 가서 쓴다고 하는데 며칠내로 갔다 옵시다 ' 한다. 그래 그럽시다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2019.01.08 (화)
첫댓글 소중한글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