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인생 학교다"
"이곳은 학교다. 삶과 죽음이 서로 공존하는 학교다.
병실도 있고 임종실도 있는 ...
삶의 마지막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학교다.
열 사람이면 열 가지의 삶의 존재방식들이 있는 ...
여기는 삶의 종착역, 되돌아보며 여기까지 온 여정(旅程)을
차분히 피눈물 나도록 되새김질 하는 곳이다.
그래서 학교다.
수업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 세상의 시간 길이와 다른 이곳,
배울 것은 다 배우고 떠나는 사람, 머뭇머뭇 하다가 못 배우고
수업 시간이 끝나는 사람...
여기는 삶의 학교다.
살면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비로소 깨닫는 곳,
여기는 인생 학교다." (2018년2월13일) *이곳= 샘물호스피스병원
글은 호스피스병원에 근무한 2018년에 작성한 내용이다.
주간보호센터에 나오시는 어르신들 대부분이 복합적인 질환들을 갖고
계셔서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많다. 어떤 어르신은 '이놈의 통증으로
고통을 받느니 보다는 일찍 세상을 떠나면 좋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으시다. 이제껏 삶의 질곡들을 정신없이 헤쳐나오다가 보니 어느
덧 나이가 많이 들고 병에 시달리니 이러한 말씀을 하시는 것도 이해
가된다.
남아 있는 삶의 끝에서 자신의 삶을 조용히 되돌아 보면서 나쁜 기억, 좋은
기억들을 잘 정리하여 좋은 기억들만 간직하면서 삶을 잘 마무리 하는 준비
가 중요할 것 같다. 비록 남아 있는 시간이 짧더라도 그 남은 시간을 못다한
수업을 하며 성숙하는 기회가 되어가는 것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