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 하신다.
어제부터는 10분마다 누웠다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시면서 안절부절 못하시는데, 당신의 통증이 심해져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하시면서 정신을 놓을 지경이 되셨다. 아빠의 확진과 투병 이후 단 한번도 힘들다던지, 괴롭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어제 처음 '더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너무도 지쳐버렸다.
아빠의 통증을 살피고 있자니, 결국 DKd도 불응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교수님에게 치료포기를 선언하고, 호스피스로 갈 수 있도록 진료의뢰서를 써달라는 요청 뿐인가.
아래는 다발골수종환자 연합회에 내가 올린 질문.
정말, 더는,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50년생 저희 아빠가 2월부터 시작한 1차 VRD 불응이후, 체력이 받쳐주지 않은 상태이니 모든 걸 쏟아서 가장 강력하게 2차 치료를 해보자는 교수님 제안으로 DKd(다잘렉스+키프롤리스+덱사) 병용요법을 시작했고 1사이클이 거의 끝나갑니다.
저희 아빠는 혈액수치상의 문제보다는 뼈의 병변과 그 통증으로 인한 문제가 심한 편이고(유전자 변이로 고위험군에 속하기도 합니다), 그 때문에 혈액수치보다는 아빠가 통증을 얼마나 심각하게 호소하는가에 따라 치료성적의 유무여부를 직관적으로 판단을 하게 됩니다.
현재 DKd 1사이클이 끝나가고 있는데, DKd시작 전보다 통증을 훨씬 더 심하게 호소하고 계시고, 며칠 전에는 아빠가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시면서 안락사를 시켜달라는 말씀까지 하셔서, 마음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아직 반응성 평가를 할 만한 단계도 아니고, 항암을 진행하지 못할 정도로 혈액수치가 나쁘지 않으면 계속 DKd를 유지해 나가보자는 입장이신데, 자식인 제가 곁에서 아빠의 통증을 매일매일 지켜보고 있자니, 치료효가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계속 드리면서 이렇게 DKd를 유지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현재 DKd도 불응이라고 하면 교수님은 연명치료로써의 항암을 중단하자고 하셨기 때문에, 교수님께 반응성 평가를 앞당겨서 해달라서 요청을 해도 만약 불응이라는 결론이 나면 결국에는 집에서 진통제만 드시게 하거나, 호스피스로 옮겨서 더 강력한 진통제를 쓰는 것 밖에 더는 해드릴 것이 없기에, 교수님께 반응성 평가를 빨리 해달라는 요청을 하기에도 마음이 괴롭습니다.
저야 보호자로서, 이 모든 고통을 그저 지켜볼 뿐, 정작 통증을 앓고 있는 당사자인 아빠가 지금 얼마나 지옥같은 상황에 놓여 계신지 알 수가 없으니, 어떤 선택이 아빠를 위한 것인지 더는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아빠의 컨디션은 한끼에 죽 세수저 정도 드시고 있고, 이제 수분 섭취도 힘들어 하시면서 당신 스스로는 서지 못할 정도로 쇠약한 상황인데, 만약 현재의 DKd가 불응이라고 해도 항암중단이 아니라 포말리스트와 같은 3차 치료제를 시도해 달라고 하는 게 맞은 선택일까요?
어떤 치료로도 뼈 통증을 잡지 못한다면, 이루 말할 수 없는 극심한 통증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는 환자나 그 보호자는 도대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인지 너무도 답답하고 슬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