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의 법칙 / 청어와 도도새
'메기의 법칙'은 영국의 청어 잡이에서 유래됐다. 냉수성 어류인 청어는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고급 어종의 하나다.
그런데 청어는 성질이 급해 잡아서 좁은 수조에 넣으면 쉽게 죽는다. 먼 바다에서 잡아 육지까지 오는 과정에서 대부분 죽어 영국인들은 살아 있는 싱싱한 청어를 먹기 어려웠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영국의 수산시장에 살아 있는 청어가 대량으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그 비결은 청어를 운반해 오는 수조에 천적인 메기 한두 마리를 집어넣는 것이었다. 청어들은 메기에게 잡혀 먹히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동안 죽지 않고 살아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고도의 생존 몸부림이 청어를 살아있게 했던 것이다.
반대로 천적이 없는 외딴섬 모리셔스(Mauritius)에 살았던 도도새(Dodo Bird)는 멸종되고 말았다. 천적이 없었는데도 왜 도도새는 멸종되고 말았을까?
도도새는 날개가 퇴화해 날 수 없는 새였다. 천적이 없어 도망칠 날개가 필요치 않아 퇴화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나 1505년 포르투갈인들이 그 섬에 들어오면서 도도새는 신선한 고기를 원하는 선원들에게 좋은 사냥감이 되었다. 칠면조보다 큰 몸집에 뒤뚱뒤뚱 걷는 도도새를 포획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또 훗날 네덜란드 정부가 그 섬을 죄수들의 유형지로 사용하게 되자 죄수들의 봇짐과 함께 쥐와 독충들도 따라 들어오게 되었다. 그 결과 인간의 남획과 유입된 벌레들의 영향으로 도도새는 급격히 줄어들어 인간이 발을 들여 놓은 지 채 200년도 안되는 1681년 공식적으로 멸종되고 말았다.
천적이 없었던 도도새는 멸종되고 천적을 만났던 청어는 오히려 살아 남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