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 (133)
쉬어가기 - 금병매(金甁梅)이야기
중국 4대 기서의 하나인 『금병매』라는 책 이름의 유래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고 합니다.
책이 출간된 지 400년이 지났으나, 작자가 소소생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확실하게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 책 이름의 하나는 서문경의 여섯 부인 중에서 다섯 번째 부인인 반금련(潘金蓮)과
여섯째 부인인 이병아(李甁兒) 그리고 반금련의 하녀인 춘매(春梅)의 이름 가운데 글자를 하나씩
땄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금은 돈을, 병은 술을, 그리고 매는 여색을 상징하는 함축적인 제목이라는
설입니다.
참고로, 서문경의
첫째는 정부인(正夫人)인 오월랑(吳月浪),
둘째 부인인 이교아(李嬌兒),
셋째 부인 맹옥루(孟玉樓) 그리고
넷째인 손설아(孫雪兒)입니다.
금병매는 소재가 다른 기서처럼 역사적 사건에서 유래하지 않은 중국의 최초 사회소설로
『수호전(水滸傳)』의 '무송전' 에서 소재를 착안한 것으로, 무송(武松) 이 형수 반금련(潘金蓮)을 죽이고
서문경(西門慶)을 찾아가서 복수하는 것을 확대 부연하여 창작을 한 소설로 시대 배경은 송조로
되어 있지만, 명조의 사회상과 풍습이 주인공 서문경의 일대기를 통하여 당시 사회의 주변환경,
사회 풍습, 각종 요리, 의상과 그리고 음탕한 불륜과 돈으로 사고 파는 매관매직 의 부패상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또한 『금병매』는 남성중심의 세계뿐만 아니라 여성중심의 세계를 그려낸 측면도 있는 소설입니다.
서문경을 중심으로 한 남자들의 세계의 내용이 많고 또 서문경 주변의 여인들이 철저하게 노리개처럼
묘사되는 주인공 서문경의 색정소설이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이 있으나,반금련, 이병아, 그리고 춘매 등과
같은 여인들의 치정에 관련된 측면에서 본다면 다분히 애정소설적인 시각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최초의 필사본이 100회로 알려진 작품의 구성이 서문경의 죽음까지인 전편79회와 그의 사후
후편 21회로 크게 나누어져 있습니다.
전편의 대략 줄거리는 서문경이 쾌락을 위하여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그의 주변에 있는 여러 여자들과의
색정을 통하여 당시 사회의 부패상을 보여주고 있는 소설입니다. 현재까지도 선정적인 표현이 많고 성을
노골적으로 묘사해서 음서로 치부되기도 하지만, 근자에는 그 문학적 가치가 인정되어 재평가를 받게
되었고 모택동도 '금병매'는 진정한 명나라의 역사를 표현한 소설이라고 평했다고 합니다.
금병매 (134)
제5장 하녀 춘매 14회
춘매의 입에서 울음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을 때, 서문경은 꽤나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사가 차츰 순조로와져서 제법 부드럽게 이루어져 가고 있는데, 별안간 울기 시작하다니 이상한 일이었다.
그러나 서문경은 곧 입에서“하하, 그렇구나. 흠-”자기도 모르게 감탄을 하는 듯한 그런 소리가 흘러나왔다.
행위를 계속하면서 그는 고개를 끄덕이기까지 했다. 참으로 희귀한 계집애를 만나게 되었구나 싶어
기쁘기 한량없었다.여자들 중에는 아주 드물게 정사때에 우는 여자가 있다는 것을 서문경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둘째가라면 섭섭할 정도의 오입쟁이 서문경도 아직까지 우는 여자를 경험해 본 적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춘매가 그런 여자라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더구나 숫처녀이기도 한데다가 그런 희귀한
여자라니 무슨 대단한 횡재라도 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서문경은 시치미를 뚝떼고 물었다.“춘매야, 왜 울지?”
춘매는 아무 대답이 없이 계속 나직한 울음소리를 흘리고 있다.“어디가 아픈 거야?” “.....”
“이상한데, 왜 자꾸 울까?”그러자 춘매는 뚝 울음을 거두고, 몽롱해진 듯한 눈을 살짝 흘기며 불쑥 내뱉는다.
“그것도 몰라요? 바보”“모르겠는데, 왜 우는지. 허허허.....”“몰라요, 몰라요”
그리고 잠시 앞니를 물며 억지로 참는듯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는 듯 울먹울먹하더니 그만 다시 울기
시작한다.춘매의 그 흐느끼는 듯 하면서도 앓는 소리가 감미롭게 뒤섞인 것 같은 야릇한 울음소리에
서문경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색다른 황홀감에 젖으며 자기도 차츰 몽롱해져 갔다.
그때, 맴맴맴 맴맴맴....매미 우는 소리가 들렸다. 매미 우는 소리와 춘매의 울음소리가 뒤섞여 침실 안에
묘한 음향으로 울린다.잠시 후, 행위를 끝내고 서문경이 춘매의 몸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와 축 늘어지자,
춘매의 울음소리도 그쳤다.거실 문 밖에 붙어서서 울음소리를 엿듣고 있던 금련은 방안이 조용해지자
빼꼼히 얼굴을 내밀어 침실 쪽을 엿본다. 바깥에서 방안 쪽은 얼른 잘 보이지가 않는다. 그대신 안에서
바깥은 잘 보일터이니 혹시 서문경의 눈에 띌까 두려워서 금련은 얼른 얼굴을 거두어 버린다.
“춘매야, 왜 울었지? 참 이상한데, 기분이 좋았을텐데 울다니...”
“바보, 그것도 모르세요? 기분이 좋으면 울음이 나온단 말이에요. 알겠어요?”
두 사람의 주고받는 소리가 들려오자 금련은 공연히 흥! 하고 코방귀를 뀐다. 심술이 동하는 모양이다
(135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