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1034) - 나고야 문화탐방, 사찰 순방과 교류회
- 제9차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우정걷기 기행록 39
5월 8일(월), 밤새 내리던 비가 그치고 맑은 날씨다. 나고야 문화탐방의 날, 오전은 자유시간이다. 이전에 세 차례 머문 적이 있어 오전에는 쌓인 피로도 풀 겸 휴식을 취하였다.
오후 1시 50분에 선상규 회장, 박윤희 부사와 함께 택시로 숙소를 출발하여 조선통신사가 묵었던 사찰 묘센지(妙善寺)로 향하였다. 10여분 걸려 사찰에 이르니 나가타 료온 주지스님이 일행을 반갑게 맞는다. 곧이어 지역주민들이 손수 만든 조선통신사 복식으로 갈아입고 나가타 주지스님과 기념촬영 후 환담을 나누는 사이 뒤따라 걸어온 일행들이 속속 등장한다.
조선통신사 복식으로 갈아입고 나가타 주지스님과 함께
오후 2시 40분 다치바다정(町) 주민대표, 나가타 묘센지주지, '현대의 조선통신사 아이치 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에 환영행사가 열렸다. 이노우에 마을회장이 7차 이후 4년 만에 온 한일우정걷기 일행의 나고야 입성을 환영하는 인사말에 이어 가토 히로코 여성 대표가 주민들이 정성을 다하여 준비한 다과를 즐기시라며 반긴다. 나가타 주지와 현대의 조선통신사 아이치 현 대표의 축사에 이어 김태호 정사의 답사, ‘한일우정걷기 일행은 4월 1일 서울을 출발하여 37일째인 어제 나고야에 도착했다. 올 때마다 따뜻하게 맞아주는 지역주민, 조선통신사와 인연이 깊은 묘센지, 현대의 조선통신사 아이치현 관계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어제 서울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회동이 있었고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총리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의 티타임이 이루어지는 등 정부 차원의 한일관계가 밀접해지고 있어 다행이다. 이에 발맞추어 한일우정걷기는 세계평화와 한일우정의 기치를 높이 들고 도쿄까지 힘차게 걷겠다.’고 다짐.
다치바다정(町) 묘센지에서 환영행사 후 기념촬영
4년 전에 우정걷기 일행이 이곳에 기념식수한 개나리 나무가 잘 자라 지난 달 꽃도 피었다니 우리 일행도 선린과 우정의 꽃 피우기를 다짐하며 이른 곳은 근처에 있는 사찰(崇覺寺), 법당 중앙에 진열된 36쪽 금박화면의 조선통신사행렬도가 화려한 모습으로 일행을 맞는다. 고이테 유타카 한일교류전문가의 설명, ‘한 마디로 역사적인 그림이다. 이 화첩으로 조선통신사가 일본에 전한 문화교류의 핵심을 살필 수 있다.’
사찰(崇覺寺) 법당 중앙에 진열된 36쪽 금박화면의 조선통신사행렬도
이어서 규모가 엄청나게 큰 히가시벳츠인(東別院)으로 향하였다. 7차 방문 때 이곳을 찾아 최근에 발견된 조선통신사 관련 자료를 살핀 적이 있는데 오늘은 적막한 경내만 돌아보고 현대의 조선통신사 아이치현이 주관하는 교류회 장소(4년 전에도 들른 중국음식점)로 이동하였다. 차례로 등장하는 요리와 주류가 풍성, 맞은편에 앉은 조선통신사 관련 전문가들과의 담소가 흥미를 더한다.
그 중 하나, ‘에도시대의 조선통신사와 기술교류’를 주제로 광범위한 자료와 연구도록을 받은 중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렇다. ‘임진왜란을 찻잔전쟁이라고도 불렀다. 찻잔은 도자기, 일본이 한국의 자기를 부러워하며 도공을 많이 데리고 갔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무로마치 시대 말기, 다도를 즐기는 사람에 의해 다도의 조용한 정취와 예스럽다고 일컬어지는 일본적 미학이 다기에 대한 애호를 나타내고 사가라키도자기, 비젠도자기라고 불리는 실질적인 일본다기부터 한반도에서의 고려찻종(이조도자기)에 대한 요구가 조선침략에도 영향을 끼쳤다.(이하 생략)’ 옳고 그름은 차치하고 새로운 시각의 접근방식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에도시대의 조선통신사와 기술교류’를 주제로 한 도록
두 시간여 교류회의 막바지는 흥겨운 합창시간, 예의 아리랑과 후루사토를 한데 어울려 부른 후 저녁 7시에 식당을 나서 숙소로 향하였다. 한 시간여 걸어 숙소에 이르니 저녁 8시, 오전에 나고야 성 관람하고 오후 행사를 걸어서 왕복한 대원은 오늘 17km를 걸었다며 유쾌한 표정이다. 일본에서 두 번째 휴식일 지나고 내일부터 시즈오카까지 쉬는 날 없이 걷는다. 체력 관리 잘하며 편한 밤 보내소서!
* 교류회 중반에 돌발 이벤트, 한일우정걷기 중 생일을 맞이하는 대원에게는 생일축하의 시간을 갖는다. 전날이 내 생일인데 대원들이 조별로 식사 하느라 생일축하 시간을 오늘로 늦춰 갖게 된 것, 전날의 간이축하에 이어 이날의 정식축하로 두 번이나 케이크를 자르고 생일축하노래를 불렀다. 한편으로 감사하고 다른 한편 면구스러운 일, 한일우정걷기로 나고야를 지나며 겪는 행복한 해프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