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를 지나 삼인당 앞에서 다시 천자암으로 가는 길을 잡는다.
큰굴목재와 작은굴목재 가는 거리가 2.3km로 또 같다.
큰굴목재 가는 길을 겁내 작은 굴목재로 오른다.
부도전을 지나 완만한 숲속길이 시원하다.
접치에서 막걸리 두모금 마신 후로 계속 걸었다.
배가 고프다.
잠깐 걷다가 밥먹기 적당한 곳을 찾는다.
작은 바위에 옹색하게 앉아 도시락을 펴는데 내려오던 남자가
조금 더 올라가지 그러느야며 위에 평상이 있다고 한다.
장군봉에서 내려와 다시 올라간다고 설명할 필요는 없다.
남은 막걸리를 국물삼아 바보가 챙겨 준 점심을 먹고 나니 든든하다.
어린 친구들과 함께 한 가족이 신나게 올라간다.
난 서서히 오른다. 때죽나무 비슷한 하얀꽃이 바닥에 깔렸다.
나무를 올려다 보니 이파리가 큰데 이름은 모르겠다.
비로암 가는 삼거리까지 가파르게 올라 금방 작은굴목재다.
접치에서 보았던 두 남자가 숨을 헐떡이며 올라와 벤치에 앉는다.
보리밥집까지 가는 길이 멀다.
내가 편한 길을 택하려다 더 멀게 걷는다.
짧고 편한 길을 걸으려면 집을 나서지 않는게 좋다.
보리밥집 위를 지나는데 젊은 남녀 셋이 보리밥집 길을 묻는다.
3시가 지나고 있다. 나도 들러 막걸리를 마실까 하다가 참고 윗길로 지난다.
떨어지고 남은 은방울꽃을 한번 더 보고 천자암에 들른다.
차로 돌아오니 4시를 지난다. 다리가 뻐근하다.
보성에 간 바보가 회천이라며 비슷한 시각에 도착할 것 같다고 한다.
집에 와 씻고 나오는데 바보가 갯마을 막회를 사 와 허겁지겁 술과 함께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