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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스크랩 박찬욱(48)영화감독, 박찬경(46) 미디어아티스트 - 2011.2.21.중앙外
하늘나라(홍순창20) 추천 0 조회 214 16.06.13 21:3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스마트폰으로 찍은 단편 ‘파란만장’ …

 세계 빅3 베를린영화제 ‘최고상 황금곰상’

 

‘한국판 코언형제’ 박찬욱·찬경

[중앙일보] 입력 2011.02.21 00:13 / 수정 2011.02.21 15:42

제61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파란만장’으로 단편 부문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받은 박찬경 감독이 19일(현지시간) 시상식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를린 AP=연합뉴스]

 

형제는 용감했다. 20일 폐막한 제61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단편 ‘파란만장’으로 영화감독 박찬욱(48), 미디어아티스트 박찬경(46) 형제가 단편 부문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받았다. 장·단편을 통틀어 한국 영화가 칸·베를린·베니스, 소위 세계3대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관계기사 24면>


 박찬욱 감독은 월드스타 감독이 된 지 오래다. 세계 최고의 칸영화제에서 ‘박쥐’로 2009년 심사위원상을, ‘올드보이’로 2004년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베를린영화제에선 2007년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로 특별상(알프레드 바우어상)을 받았다. 그가 미국 체류 중인 이유로 이날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안고 활짝 웃는 ‘용감한 형제’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동생 박찬경 감독과 20일 전화인터뷰를 했다. 폐막파티가 끝난 직후였다.

박찬욱(左), 박찬경(右)

 

 “형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로 수상소식을 알리자 ‘정말이냐’며 굉장히 좋아하더군요.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은 건 처음이라 감회가 남다른 것 같아요. 형제가 함께한 첫 작업으로 이렇게 좋은 결과를 안게 돼 저도 기쁨이 큽니다.” 지난달 ‘파란만장’ 시사회에서 박찬욱 감독은 “스마트폰 덕에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모두 박찬욱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휴대전화와 밥값만 있으면 누구나 영화를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동생 박 감독은 서울대 미대(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칼아츠에서 사진학을 전공한 미디어 아티스트다. 2005년 단편 ‘비행’이 세계 3대 단편영화제로 꼽히는 독일 오버하우젠 영화제에 초청받았고, 이후 ‘신도안’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 등 다큐멘터리 작업으로 주목받았다.

조엘 코언(左), 이선 코언(右)

 

 “형은 자유롭고 실험적인 영화를 늘 하고 싶어 했습니다. 전 미술 분야에 있다 보니 대중과 만날 기회가 적었어요. 둘의 욕구가 스마트폰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만난 겁니다. 역할분담이 명확하진 않았지만 구상은 제가, 영화적 재미를 더하는 프로듀서 역할은 형이 했습니다.” 그는 “형은 워낙 명감독이고 전 신인감독이라 형이 하자는 대로 따랐다. 분야가 다르다 보니 오히려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발전시키는 시너지 효과가 난 것 같다”며 웃었다.

 세계 영화계에는 유명 형제감독이 적지 않다. 2008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 등을 받은 ‘영화천재’ 코언 형제를 비롯해 SF액션의 신기원을 연 ‘매트릭스’ 시리즈의 워쇼스키 형제, 99년과 2005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 번이나 받은 벨기에 출신 다르덴 형제 등이다. 이제 ‘박씨 형제’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기선민 기자

 

◆‘파란만장’=한 낚시꾼(오광록)이 낚시터에서 귀신을 만나면서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기이한 체험을 한다는 내용의 33분짜리 판타지물. 귀신 역으로 댄스가수 이정현이 출연했다. 아이폰 국내사업자인 KT의 지원을 받아 100% 아이폰으로 촬영됐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작품이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것도 세계 처음이다.

◆코언(Coen) 형제=미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형제 감독. 형 조엘(Joel·57)과 동생 이선(Ethan·54)이 각본과 연출·제작 등을 함께한다. 1984년 ‘분노의 저격자’로 데뷔 . 91년 ‘바톤 핑크’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감독상을, 96년 ‘파고’와 2001년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는 등 평단과 관객의 열광적 지지를 받아왔다.

 

 

베를린 영화제서 떠오른 스마트폰 영화

하고 싶은 이야기 있다면 누구나 감독 될 수 있다

단편 황금곰상 박찬욱·찬경 형제

[중앙일보] 입력 2011.02.21 00:10 / 수정 2011.02.21 15:23
영화 ‘파란만장’에 출연한 가수 이정현.

 

누구나 영화감독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온 듯하다. ‘손 안의 세상’ 스마트폰 덕분이다. 20일 폐막한 제61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파란만장’으로 단편부문 황금곰상을 받은 영화감독 박찬욱, 설치미술가 박찬경 형제는 “스마트폰과 참신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영화감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21일 시상식을 하는 ‘제1회 olleh·롯데 스마트폰 영화제’에는 첫 회인데도 통상 영화제의 두 배에 가까운 470편이 몰리는 열기를 띠었다. 14세 중학생부터 44세 광고인까지 일반인이 몰렸다. 스마트폰 2대를 활용한 3D 작품, 휴대전화 특성을 살려 세로로 긴 화면 비율을 살린 작품, 수영장을 빌려 찍은 수중 촬영작품 등 특이한 작품도 많다. 영화제 측은 “중·고생 참가자가 상당했고, 부부·부녀가 함께 찍는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다. 영화제작 문턱이 한층 낮아진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찬욱·찬경 형제의 ‘파란만장’은 모두 8대의 아이폰4로 찍었다. 제작비는 1억5000만원이 들었다. 다음은 수상 직후 박찬경 감독과의 일문일답.

-스마트폰 영화는 기존 영화와 어떻게 다른가.

 “크게 다른 점은 없다. 우리가 렌즈·크레인·홀더 등 다른 장비의 도움을 받았다고 하니, 어떤 사람들은 ‘반칙 아니냐’고 한다.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아무 도움 없이 순수하게 아이폰만으로 찍은 분량도 상당히 많다.”

-‘파란만장’ 프로젝트는 아이폰 국내사업자인 KT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그전에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었나.

 “둘 다 아니었다. 나는 016(구형 휴대전화라는 의미)을 쓰고 있었다. (웃음) 중요한 건 도구가 아니라 표현하고 싶은 주제다. 아이디어만 참신하면 스마트폰으로도 얼마든지 영화 찍는 세상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려 했다.” (※박찬욱 감독은 지난달 ‘파란만장’ 시사회에서 “휴대전화에 카메라가 달려 나왔을 때부터 이런 시대가 올 거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형제의 역할분담은.

 “서로의 강점을 살리려 했다. 캐스팅이나 대사 연습 등 현장 스태프와의 소통은 형이 했다. 아이디어 스케치와 디테일은 내가 맡았다. 영화적 재미를 주는 건 형의 몫이었다. 그런데 촬영에 들어가면 소복 입은 여인의 머리카락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사소한 문제까지 상의하게 되더라. 구분이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된다.”

-형의 데뷔작 ‘달은 해가 꾸는 꿈’ 미술작업에 참여했는데.

 “그냥 도와달라고 해서 거든 거다. 주연배우 이승철 등에 용 문신 그린 것도 나다. (웃음) 영화는 2005년 단편 ‘비행’이 처음이다. 이후 무속을 소재로 한 ‘신도안’, 안양 개발을 다룬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 등 다큐멘터리를 했다. 미술과 영화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 차원에서 해본 거다.”

-형제간 갈등도 있었겠다.

 “형은 워낙 명감독이고 난 이 분야 신인인데 형이 하자고 하면 따라야지.(웃음) 서로의 차이가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 오랜 세월 축적된 예술적 체험이 있다 보니 이제 서로 아, 하면 어 하고 착, 하면 척 알아차린다.”

-장편도 함께할 계획은.

 “우리의 공동연출 브랜드가 ‘파킹 찬스(Parking Chance)’다. 주차할(작품을 만들) 기회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것이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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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은 “두 남자가 옷을 바꿔입는 행위를 통해 낯선 문화와 교류하고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깨트리며 창조적인 리더십을 만들어가는 걸 그려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두 남자가 옷을 바꿔입는 행위를 통해 낯선 문화와 교류하고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깨트리며 창조적인 리더십을 만들어가는 걸 그려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제공
박찬욱(왼쪽) 감독이 밀라노에서 ‘A Rose…’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하면서 배우 다니엘 우(맨 오른쪽)와 대본을 점검하는 모습
박찬욱(왼쪽) 감독이 밀라노에서 ‘A Rose…’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하면서 배우 다니엘 우(맨 오른쪽)와 대본을 점검하는 모습. /에르메네질도 제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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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 문화 |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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