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뭐약]간 기능 보조제
간 건강 문제로 인해 생긴 피로는 UDCA·실리마린 등 간 기능 보조제로 해결할 수 없다./헬스조선 DB
'피로는 간 때문'이라고 외치던 광고 때문일까. 많은 이들이 피곤하면 간 건강을 의심하고, 간 건강에 좋다는 각종 영양제를 찾는다. 대표적인 인기 간 기능 보조제 성분으로는 우루사(대웅제약)로 유명한 'UDCA(우루소데옥시콜린산)'와 밀크시슬로 잘 알려진 '실리마린'이다. UDCA와 실리마린이 정말 피로를 해결해줄 수 있는지, 간 건강에 실제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자.
◇간 때문에 피곤? 보조제로 해결 불가
간 기능 보조제 복용으로 피로를 해결할 수 있을 가능성은 작다. 간 때문에 생긴 피로는 UDCA와 실리마린으로 해결할 수 없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원혁 교수는 "간 건강에 문제가 있어 생긴 피로는 문제의 원인을 해결해야 사라진다"며, "UDCA, 실리마린 등을 먹어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간 기능 보조제는 말 그대로 보조제에 불과하며, 간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약이나 음식은 없다고 생각하는 게 편하다고 강조했다. 간장 보조제를 복용하면 간 수치가 약간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인 간 질환 개선 효과나 질병 진행을 막는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원혁 교수는 "간 질환은 원인이 분명히 있다"며 "바이러스성 간염이면 간염 치료약을, 알코올성 간질환이면 금주, 지방간이라면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간 질환이 낫고, 그로 인한 피로가 해결된다"고 했다.
◇피로 원인 '간' 아닌 경우도 많아
애초에 피로의 원인이 간 문제가 아니라, 간 기능 보조제가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오인석 수지솔약국 약사(전 대한약사회 학술이사)는 "피로감, 무기력증, 대사 장애 등을 느껴 간 기능 보조제를 원하는 환자의 복약상담을 해보면, 원인이 수면부족이나 스트레스, 대사 문제 등인 경우가 더 많다"고 했다. 그는 "피로하다고 무조건 간장약을 먹는 건 의미가 없다"라며 "약사와 충분히 상담한 다음 개인의 상황에 맞는 보충제를 선택하거나 균형잡힌 식사, 휴식을 취하는 게 실질적인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미 건강검진 등을 통해 간 수치가 좋지 않거나, 간 질환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환자라면 일반의약품에 의존하기보단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도 전했다. 오인석 약사는 "간이 안 좋아서 피곤할 정도일 때는 이미 간이 매우 상한 상태"라며 "반드시 병의원을 방문해 전문의 진료를 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꼭 먹어야겠다면 UDCA·실리마린 차이 따져야
그래도 간 기능 보조제를 복용해야겠다면, UDCA와 실리마린의 차이를 잘 파악하고 선택해야 한다. 둘 다 간 기능 보조제이지만 효능·효과가 다르다.
UDCA는 노폐물을 지속적으로 배출시켜야 하는 간의 역할을 약간 덜어주는 정도의 성분이다. 이담제(담즙 분비·담도 내 노폐물 배출 촉진 도움)로 분류되어 있어, 알코올성 지방간 등 간 내 노폐물 축적 여지가 많은 경우, 간·담도 경화 우려가 있는 사람에게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다.
실리마린은 항산화 효과가 있는 성분으로, 간 손상 여지를 최소화하는데 약간의 도움을 준다. 잦은 음주와 흡연, 지속적인 유해 공기 노출 등으로 인해 간에 지속적인 자극을 가하는 경우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실리마린은 간 수치를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처방약으로도 사용되기도 했으나, 간 기능 부전, 간 수치 상승 억제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지난해 11월 급여 삭제가 확정된 바 있다.
오인석 약사는 "간장 보조제는 피로 회복약이 아니라 간 손상 여지가 많은 이들의 손상을 약간 막아주는 약이다"고 말했다. 오 약사는 "간을 지속적으로 자극할 일이 많거나 가족력으로 인해 간이 약한 경우 등에 조금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도이므로 충분한 전문가 상담 후 복약을 결정하길 바란다"고 했다.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