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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025 ‘명태균 입’ 안믿은 법원…“명태균 진술 신빙성 약해”
“거의 유일한 직접증거인 명태균 씨의 진술에 신빙성을 부여하기 어렵다.” 10월 23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핵심 근거로 정치 브로커인 명태균 씨 진술의 신빙성을 들었다. 명태균 씨의 진술은 직접 경험한 사실과 단순히 추측에 근거하거나 과장한 것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오세훈 시장 측과 명태균 씨가 몇 차례 만났고, 여론조사 결과 일부가 오세훈 시장 캠프에 공유됐으며, 오세훈 시장의 후원자 김한정 씨가 명태균 씨 측에 여러 차례 돈을 보낸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이런 단편적인 사실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① 명태균 진술 “그대로 믿기 어려워”
오세훈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며 시장직 상실형을 내렸던 1심과 항소심의 판단을 가른 첫 번째 쟁점은 명태균 씨 진술의 신빙성이었다. 1심도 명태균 씨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일부는 객관적 정황과 맞지 않는다고 봤다. 다만 메신저 대화와 여론조사 결과 공유 내역 등과 맞는 일부 진술은 믿을 수 있다면서 여론조사 10건 중 5건은 의뢰 및 대납이 인정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항소심의 판단 기준은 달랐다. 재판부는 “진술의 중요한 부분을 믿을 수 없다면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약해진다”고 봤다. 일부만 골라 믿으려면 이를 뒷받침할 충분한 근거나 다른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명태균 씨가 처음엔 오세훈 시장에게 자료를 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가 지난해 4월 29일 조사에서는 “하얀 대봉투에 넣어 전달했다”고 번복한 점도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진술 시점과 동기도 문제 삼았다. 명태균 씨는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관련 수사를 받을 때는 오세훈 시장 혐의를 말하지 않다가, 오세훈 시장이 자신을 고소하겠다고 발표한 2024년 12월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진술했다. 그 무렵 공개적으로 ‘오세훈 시장을 어떻게 엮는지 보라’는 취지의 말도 했다. 재판부는 “명태균 씨가 오세훈 시장 당선 뒤 자신의 기여를 인정받지 못해 섭섭한 감정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가 거듭될수록 진술이 구체화했다”고 판단했다.
② 의뢰 “여론조사 필요한 상황 단정 어려워”
재판부는 오세훈 시장이 당시 명태균 씨에게 당장 여론조사를 의뢰할 동기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명태균 씨는 오세훈 시장이 2021년 1월 22일 울면서 네 차례나 전화해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후보였던 나경원 의원을 이길 여론조사를 부탁했다는 취지로 주장해 왔다. 김건희 특검이 첫 여론조사 의뢰 시점으로 본 날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처음 만난 지 이틀 된 명태균 씨에게 오세훈 시장이 불법적인 비용 부담까지 언급하며 울면서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설명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오세훈 시장이 명태균 씨를 통한 여론조사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명태균 씨가 여론조사를 의뢰받았다는 시간보다 설문지 파일 전송이 약 1시간 먼저 이뤄지는 등 객관적 자료와도 맞지 않는다고 봤다.
오세훈 시장 측이 항소심에서 새로 낸 녹취록도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김한정 씨와 명태균 씨가 2021년 3월 6일 나눈 통화로, 명태균 씨가 “하여튼 오세훈이는 몰라요” “거기서 원해서 한 것도 아니고 내 혼자 해 가지고”라고 말한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오세훈 시장이 처음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점은) 제출된 명태균 씨와 김한정 씨 사이 통화 녹취록에 나오는 명태균 씨의 진술과도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명태균 씨가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과시하고, 특정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수단으로 (여론조사를)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고 했다. 명태균 씨 측은 기소된 10건 외에도 보궐선거 관련 자체 조사를 여러 차례 했고, 결과를 김한정 전 위원장 측에도 전달했다.
③ 대납 “계좌로 부가세까지, 매우 이례적”
대납 요청 부분도 인정되지 않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녹취록에서 명태균 씨는 “오세훈 시장이 직접 소개시켜준 게 아니잖아예”라고 하고 김한정 씨는 “나는 (오세훈) 시장한테 직접 얘기 들은 것도 없고 (강)철원이가 얘기해서 내가 본 거야”라고 답한다.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오세훈 시장이 직접 명태균 씨에게 김한정 씨를 소개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선거 캠프 내에서도 은밀히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이는 불법 대납을 오세훈 시장이 김한정 씨에게 대놓고 요청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또 김한정 씨가 5차례 보낸 3300만 원은 여론조사 10건에 각각 대응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은행 계좌로 떳떳하게 돈을 보내고 일부는 부가가치세까지 포함된 금액을 보낸 것 또한 매우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세훈 시장과 명태균 씨가 몇 차례 만나고 김한정 씨가 명태균 씨 측에 여러 차례 돈을 보낸 점을 들어 “유죄의 의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입증이 아니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이날 특검은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며 상고할 것을 밝혔다.
"2천원짜리 커피가 왜 이래?"… 어쩐지 맛 다르더니
한 잔에 2000원 안팎인 저가 커피 아메리카노는 점포마다 맛의 편차가 크다는 불만도 일부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전국에 수천 개 매장이 깔린 대형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로선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점포마다 들쑥날쑥한 커피 맛과 품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매장 수가 늘어날수록 원두 신선도 유지와 로스팅 편차 줄이기가 중점 과제로 떠오르는 이유다.
10월 23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 저가 커피가 저렴한 원두를 대량 납품받아 단가를 맞추는 구조였다면, 최근에는 본사가 직접 로스팅 인프라를 통제하거나 산지 직소싱·블라인드 테스트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커피 품질의 하한선을 끌어올리려 노력하고 있다. 출점 경쟁 속에서 외부 제조사나 계열사에 주던 가공 마진을 덜어내 원가 구조를 손질하고, 동시에 맛의 기본기를 사수하려는 저가 커피 '빅4'의 공급망 관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컴포즈커피는 2016년 로스팅 공장을 설립한 후 자체 로스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원두를 직접 생산·공급해 왔다. 이달 1일부로 로스팅공장(컴포즈커피스마트팩토리)을 흡수합병하며 원두 생산 법인과 가맹본부를 하나로 합쳐 사업 운영 효율성을 강화했다. 자체 공장을 통해 월 500t 규모 생산 역량을 갖추고 구매부터 생산·공급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있다.
컴포즈커피는 "브라질·콜롬비아·에티오피아산 생두를 블렌딩한 시그니처 원두 '비터홀릭'을 사용하며, 국제 커피품질감정사(Q-Grader)의 커피 평가와 열풍식 로스터, 표준화된 로스팅 프로파일을 활용해 일관된 품질을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벤티는 지난 2021년 충북 증평에 위치한 로스팅 공장에 전용 생산 설비를 구축했다. 해당 설비를 통해 단순 로스팅을 넘어 파우더 제조까지 직접 수행하며 수요 변화에 대응하고 있으며 연구개발(R&D)과 홈카페 시장을 겨냥한 사업 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더벤티는 "자체 로스팅 시설을 통해 최상의 원두를 전국 가맹점에 공급하는 한편 원두 특성을 살린 산지별 커스텀 로스팅 기법과 원두 크랙 및 향미 손실을 줄이는 '워터퀀칭 기법'을 적용해 원두 본연의 맛과 향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브라질 스페셜티커피협회 인증을 받은 엄선된 원두를 바탕으로 '시그니처 로스트', '다크 로스트', '디카페인 로스트' 등 세 가지 원두선택제를 운영해 소비자 취향 다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빽다방은 블렌딩과 신선도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브라질 세하도 전용 농장의 뉴크롭 생두를 기반으로 삼고, 2023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우승자인 엄보람 바리스타 농장의 스페셜티 원두를 20% 블렌딩해 커피의 풍미를 높였다. 빽다방은 "전용 위탁 공장을 활용해 가맹점 발주 즉시 로스팅을 거쳐 전국 매장으로 원두를 직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원두의 신선도를 사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가MGC커피는 지난달 말부터 본사가 직접 로스팅에 돌입했다. 최근 4500개 점포를 돌파하며 방대한 가맹망을 거느리게 된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늦게 본사 직접 로스팅 체제 구축에 뛰어든 셈이다. 그동안 외부 제조사 4곳에 위탁생산을 맡겨왔으나 충북 음성에 전용 로스팅 공장을 완공하고 시범 테스트를 거쳐 본생산에 나섰다. 회사는 "맛의 편차를 줄이고 원두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외부 마진을 덜어내 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생두 수입부터 가맹점 배송까지 전 과정을 내재화해 일관된 맛을 잡겠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커피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커피 맛의 기본기를 지키는 것이 브랜드의 생존을 가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대형 브랜드들이 자체 공장 투자와 스페셜티 블렌딩으로 원가 구조를 손질하고 품질 관리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요즘 안 뛰는 사람이 없네”… 달리기에 빠진 대한민국
퇴근 후 운동화를 신고 한강변을 달리는 사람들, 주말마다 달리기 모임(러닝 크루) 회원들과 함께 도심을 누비는 이들, 지역 곳곳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일정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들... 달리기가 일상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한때 혼자 체력을 기르는 운동으로 여겨졌던 달리기는 이제 사람들과 기록을 공유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생활 방식을 표현하는 문화로 확장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년 국민생활체육조사’ 결과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사람 가운데 달리기·조깅·마라톤을 주요 체육활동으로 꼽은 응답 비율은 2024년 4.8%에서 2025년 7.7%로 상승했다. 1년 새 2.9%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이 조사는 전국 만 10세 이상 국민 9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한국갤럽의 조사에서도 조깅·달리기의 연간 경험률은 2021년 23%, 2022년 27%, 2023년 32%로 꾸준히 상승했다. 해당 조사는 제주를 제외한 전국 만 13세 이상 5000여 명을 상대로 진행했다. 스포츠 업계에서는 국내 러닝 인구를 약 100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달리기 열풍은 하나의 운동이 사회 전반의 문화적 흐름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참여자가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 모임과 대회, 소비 시장까지 활기를 띠면서 러닝을 둘러싼 문화도 다양해지고 있다.
◆ 특별한 장비 없이 시작…코로나19가 바꾼 운동법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달리기 기록과 경험을 공유하는 게시물이 봇물을 이루고 있고, 러닝화와 운동복 등 관련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람들이 달리기에 빠져들 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러닝의 가장 큰 매력은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이다. 헬스장 회원 등록을 하거나 별도의 시설을 예약하지 않아도 운동화만 있으면 집 근처에서 시작할 수 있다. 시간과 장소를 비교적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자신의 체력에 맞춰 거리와 속도를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운동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부담이 적은 선택지인 셈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실내 시설 대신 야외에서 운동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확산의 배경으로 꼽힌다.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달리기는 혼자서도 어렵지 않게 계속할 수 있는 운동법으로 주목 받았다. 성취감을 느끼기 쉽다는 점도 달리기의 매력이다. 처음에는 짧은 거리도 달리기 힘들다. 하지만 반복해서 달리다 보면 조금씩 더 멀리, 더 오래 달릴 수 있다. 변화가 기록과 거리 등 숫자로 드러나기 때문에 자신의 발전을 확인하기도 쉽다. 거창한 목표 없이 시작해도 작은 성취를 쌓아갈 수 있다는 점이 꾸준한 참여를 이끄는 요인이다.
◆ ‘함께 달리기’ 열풍을 증폭시킨 러닝 크루와 SNS
달리기 열풍을 키운 또 다른 요인은 관계다. 러닝 크루는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뛰며 교류하는 공간이 됐다. 같이 운동하면 아무래도 운동을 지속할 동기를 얻기 쉽다. 초보자도 다른 사람들로부터 달리기를 배울 수 있다. 운동을 매개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러닝은 일종의 사회적 활동이기도 하다. SNS도 이런 흐름에 힘을 보탰다. 달린 거리와 시간, 운동 경로를 SNS에 공유하는 일이 일상화됐다. 완주 기록이나 운동 후 사진의 공유는 다른 사람에게는 자극제가 될 수 있고, 새로운 참여를 유도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유명인과 인플루언서가 러닝 경험을 공유하면서 달리기가 하나의 트렌드로 확산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다만 함께 달리고 기록을 공유하는 문화가 모두에게 같은 의미인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러닝 크루는 소속감을 주고 응원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록이나 외모, 장비를 비교 당하는 부담스러운 곳이 되기도 한다. SNS에 공유되는 기록과 성과에 지나치게 의미를 두면, 달리기로 즐거움을 느끼기보다 타인의 시선을 더 의식하게 될 수도 있다.
◆ 달리기 기록은 숫자가 되고, 그 숫자는 소비가 된다
러닝의 인기는 소비 시장도 바꾸고 있다. 기능성 러닝화와 의류, 스마트 워치부터 대회 참가권과 완주 메달까지 관련 품목도 다양해졌다. 기록 향상을 위해 장비를 바꾸거나 대회에 참가해 특별한 완주 경험을 얻으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러닝 관련 소비는 운동을 넘어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신발과 참가 대회, 달리기 기록은 개인의 취향과 정체성을 보여주는 요소가 되고, 완주 메달과 기념품은 노력과 경험을 기억하는 상징이 된다.
시장조사업체 IMARC그룹에 따르면 국내 러닝 장비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8억 4000만 달러로 추산된다. 2033년에는 약 13억 9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물론 장비와 대회 참가가 달리기의 즐거움을 더해주기도 한다. 다만 소비와 기록 경쟁이 지나치게 강조되면 운동으로 얻는 즐거움보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가 앞설 수 있다. 고가 장비를 갖추거나 인기 대회에 참가해야 러닝 문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달리기의 장점이 퇴색됨은 물론이다.
◆ 달리고 싶어도 못 뛴다고?… 마라톤 대회 ‘접수 전쟁’
러닝 열풍이 확산하면서 국내 마라톤 대회 참가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주요 마라톤 대회로 꼽히는 춘천마라톤은 풀코스 부문이 5분, 10㎞ 부문이 3분 만에 접수를 마감했다.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역시 온라인 접수 시작 후 풀코스는 16분, 10㎞ 코스는 45분 만에 신청이 마감되는 등 참가 열기가 뜨겁다. 러닝족 사이에서 “돈을 내고도 뛰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접수 경쟁이 심해지면서 참가자를 추첨으로 선정하는 대회도 늘고 있다. 접수 때마다 신청자가 몰렸던 JTBC 서울마라톤은 사전접수 제도를 폐지하고 추첨제를 도입했다.
한 20대 여성 참가 신청자는 “친구 4명과 함께 신청했는데 전부 추첨에서 떨어졌다”며 “마라톤 인기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참가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러닝은 ‘가성비 운동’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주요 마라톤 대회 참가비는 오르는 추세다. 춘천마라톤과 JTBC 서울마라톤의 풀코스 참가비는 2025년 10만 원에서 2026년 15만 원으로, 10㎞ 코스는 8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인상됐다. 기념품이 포함돼 있어도 러닝 커뮤니티에서는 참가비가 비싸다는 불만이 나온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달리기의 장점이 비용 부담에 가려지고 있는 것이다.
◆ 달리는 사람들은 늘어나는데… 안전은 누가 책임지나
러닝 인구가 늘면서 공공 공간 이용을 둘러싼 갈등과 안전 문제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떠올랐다. 공원과 하천 산책로에서는 러너와 보행자가 같은 길을 이용한다. 좁은 공간에서 무리하게 추월하거나 여러 명이 나란히 달리면 충돌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대규모 마라톤 대회에서는 고려해야 할 문제가 더 많다. 교통 통제와 코스별 인원 분산, 급수 지점 운영, 응급환자 발생 시 의료 지원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기온과 습도, 참가자의 체력에 따라 탈진이나 열 관련 질환 등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함은 물론이다.
참가자는 자신의 체력에 맞춰 거리와 속도를 조절하고 주변 이용자를 배려해야 한다. 주최 측은 참가 규모와 코스 여건에 맞는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지방자치단체와 관계 기관은 도로 통제와 시민 불편을 줄일 필요가 있다. 러닝을 무조건 제한하는 것도, 열풍이라는 이유로 시민들에게 불편과 위험을 감수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해법은 아니다. 참가자와 보행자가 공공 공간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와 운영을 개선하고, 대회 규모에 걸맞은 안전 관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러닝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누구나 안심하고 달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 달리기 열풍을 넘어 생활 습관으로… 우리는 왜 달리는가
러닝 열풍은 건강을 챙기려는 욕구에서 출발해 관계 형성, 자기 표현, 소비 문화로 확장됐다. 달리기는 누구나 시작할 수 있지만 각자가 달리는 이유는 다르다. 누군가는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누군가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또 다른 누군가는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운동화 끈을 묶는다. 러닝은 건강을 관리하는 수단이자 사람들과 연결되는 방식이다. 또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성취감을 얻는 활동이다. 기록 경쟁과 소비 문화가 맞물리면서 새로운 산업과 문화도 형성되고 있다.
이처럼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을 넘어 각자의 욕구와 생활 방식을 담아내는 활동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다른 사람과 공간을 나누며 안전하게 운동하는 것도 중요하다. 러닝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려면 서로를 배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기록이나 경쟁에만 집중하기보다 각자의 방식으로 달리기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달리기가 누구에게나 열린 운동으로 남기 위해서는 비용과 환경, 러닝 문화 전반도 함께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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