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던 레스터 시티와 볼튼 원더러스가 무서운 상승세를 탔던 11월 한 달을 마감했다. 레스터 시티는 포츠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투톱 레스 페르디난드와 마커스 벤트가 한 골씩 기록하며 2-0으로 승리하였고, 볼튼은 프란데센과 유리 죠르카예프의 연속골로 에버튼을 2-0으로 제압하였다. 두 팀 모두 11월 들어 3승 1무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이들과 같이 11월 들어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던 찰튼 애슬래틱은 홈에서 리즈에 발목이 잡히며 리그 4위자리를 내줄 상황에 처했다.
볼튼 2-0 에버튼 - 볼튼 TOP 10에 서다.
지난 10라운드에서 미카엘 포르셀에게 실점하며 홈에서 버밍엄 시티에 0-1로 패하였던 볼튼의 기세가 무섭다. 11월에 가진 4차례의 경기에서 단 한 점만을 실점하는 등 시즌 초반 크게 흔들렸던 수비라인을 정비하면서 제이-제이 오코차와 케빈 데이비스 등이 이끄는 공격라인까지 덩달아 살아나며 위협적인 팀으로 변모한 것. 이 날도 비록 에버튼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볼튼의 경기력은 너무나 좋았다.
전반은 볼튼의 압도적인 우세였다. 이반 캄포를 수비형 미드필더에 포진시키고 케빈 놀란, 오코차, 프란데센, 스텔리오스 아예나코풀로오스 등이 이끄는 4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들은 박자를 잘 맞추며 에버튼을 흔들어 놓는다. 오코차의 크로스를 데이비스가 위협적인 헤딩으로 연결한 것을 시작으로 프란데센의 득점 기회는 상대 골키퍼 나이젤 마틴을 쉴새없이 움직이게 만들었고, 그 결실은 전반 26분에 보게 된다. 캄포의 헤딩슛을 마틴 골키퍼가 제대로 쳐내지 못한 것을 프란데센이 마무리한 것. 전반 31분 볼튼은 아예나코풀로스의 부상으로 조르카예프를 투입하였고, 에버튼은 웨인 루니를 앞세워 반격을 시도해봤지만 무위에 그쳤다. 결국 볼튼은 후반 시작 동시에 교체투입된 조르카예프가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에버튼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으며, 에버튼은 실점 이후 볼튼을 밀어부처봤지만 번번히 죠르카예프와 오코차라는 두 천재들에 의해 수비라인이 어려움을 겪어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이 날도 어김없이 패한 에버튼은 원정경기 2무 5패의 부진속에 강등권으로 내려앉고 말았다. 볼튼은 승점 18점으로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과 동률을 이뤘만 골득실에 밀린 리그 10위로 뛰어올랐다. 앞으로 아스날, 첼시, 리버풀 등 리그 강호들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는 볼튼으로서는 지금의 상승세가 앞으로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포츠머스 0-2 레스터 시티 - 결정력의 차이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한 이후 원정에서는 여태껏 한 번의 승리도 없지만 홈에서는 4승(3패)을 챙기며 강인한 모습을 보였던 포츠머스. 그들은 이 날 경기도 어김없이 초반부터 원정팀 레스터 시티를 공략하며 홈에서 승점 3점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욕을 보였다. 스티브 스톤의 강력한 슛이 레스터의 수비수 스티브 하웨이의 태클에 막힌 것을 시작으로 테디 셰링엄의 헤딩슛은 아깝게 빗나갔다. 아리얀 데 제우가 때린 위협적인 왼발 슛은 이언 워커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냈고, 튕겨나온 볼을 다시 슈팅했으나 이마저도 불발. 그러나 이렇게 계속해서 레스터 문전을 위협하던 포츠머스는 상대 공격수 페르디난드의 한 방에 의해 흐름이 끊기고 만다.
전반 31분 페르디난드는 머지 이젯이 살짝 밀어준 프리킥을 그대로 상대 골문에 꽂아 넣으며 레스터에 첫 골을 안긴다. 득점을 터뜨리기 전, 제임스 스코우크로프트의 크로스에 의해 만들어진 절호의 득점기회를 놓쳤던 페르디난드는 이 골로 좀전의 실수를 만회한 셈. 미드필드 공방전이 계속되던 경기는 레스터가 벤트의 결정적인 슛이 상대 골키퍼에게 막히며 추가점에 실패했지만 결국, 후반 14분 벤트가 이젯의 프리킥을 추가골로 연결하며 승부를 갈랐다. 팀의 전문 키커로서 득점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이젯은 어느새 도움 10개째를 기록하며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세트 플레이로 두 골을 내준 포츠머스는 후반 중반 야쿠부 아예그베니가 페널티킥을 유도했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는 등 실점이후 팀 균형이 깨지며 홈 팬들의 야유 속에 씁쓸한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레스터는 원정 2연승의 상승세를 타며 리그 12위로 뛰어올랐고, 그 과정에는 울버햄튼 원더러스(이하 울브스)와의 10라운드에 당한 3-4 역전패 이후 재정비에 성공한 수비와 중하위권팀으로서는 비교적 높은 골 결정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찰튼 0-1 리즈 Utd
찰튼의 홈구장 밸리 스타디움에만 오면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는 리즈가 이번에도 그곳에서 승리를 챙겨갔다. 지난 시즌 밸리에서 찰튼에게 6-1로 승리했던 리즈는 이 날 꼴찌팀 답지 않은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이며 4위팀 찰튼을 꺾는 수확을 거두었고, 전반 9분 마크 비두카의 패스를 받은 제임스 밀너가 터뜨린 골이 결승골이 되었다. 리즈는 선취골 이후 비두카가 골키퍼까지 제치고 때린 슈팅이 찰튼의 수비수 라도스틴 키쉬셰프가 골문 앞에서 간신히 막아내는 등 리즈의 초반분위기는 좋았고, 찰튼은 주축 미드필더 스캇 파커와 클라우스 옌센이 돌아왔음에도 경기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찰튼은 전반 파커의 크로스를 맷 홀란드가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맞추는 아쉬움을 범하기도.
후반 들어 칼튼 콜(첼시에서 임대)을 투입한 찰튼은 콜이 페널티킥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지만 심판은 인정하지 않았고, 리즈는 17살 재능 밀너와 마크 비두카를 앞세워 상대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였다. 찰튼은 시간이 갈 수록 공격에 비중을 두며 위력적인 공격을 시도했지만 제이슨 유얼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간데 이어, 콜의 슈팅도 로빈슨 골키퍼에 막히며 결국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리즈는 근래 보기 드물게 안정된 수비력을 보이며 찰튼의 공격을 적절히 차단했던 것이 승리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될 수 있었고, 그들은 5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찰튼은 9월 20일(6라운드) 아스톤 빌라에게 2-1로 패한 이후 두 달여만의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블랙번 1-0 토튼햄 - 그레스코 '결승골'
그레스코의 다소 행운이 가미된 득점이 토튼햄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동안 줄곧 조커로 투입되던 19살 신예 폴 갈라허를 투입한 블랙번은 전반부터 활기넘치는 플레이로 상대를 압박했으나, 반면 토튼햄은 상대에 끌려다니며 케이시 켈러 골키퍼의 선방으로 간간이 버티는 상황이 이어졌다. 경기 조도권을 잡은 블랙번은 드와이트 요크의 헤딩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힌 것을 시작으로 전반 34분에는 갈라허의 결정적인 슈팅마저 골키퍼에 막히는 아쉬운 상황을 연출하였다.
후반 들어 토튼햄은 반격을 노렸지만 득점 기회를 놓친 헬데르 포스티가의 아쉬운 플레이를 범했고, 후반 중반에는 스티븐 카의 패스를 받은 로비 킨의 결정적인 왼발 슈팅이 허공으로 떠버리는 커다란 아쉬움을 범하고 만다. 결국 후반 33분 블랙번은 그레스코가 때린 볼이 스티븐 카에 맞고 굴절되며 상대 골망을 갈라 승점 3점을 확보할 수 있었고, 블랙번의 이날 승리는 시즌 첫 무실점 경기였으며 그들은 강등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아스톤 빌라 1-0 사우스햄튼 - 더블린 '킬러 본능'
덕 엘리스 구단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ELLIS OUT'이라고 적힌 플랜카드를 든 아스톤 빌라의 팬들의 분노를 디온 더블린의 오버헤드킥이 속시원히 풀어줄 수 있었을까? 최근 데이빗 오리어리 감독이 팀의 부진은 자신의 책임이라는 발언을 하는 등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아스톤 빌라 선수들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썼다. 전반 더라이어스 바셀의 슈팅이 안티 니에미골키퍼에게 막혔던 기회를 비롯해 전반 26분 후안 파블로 앙헬의 골이 오프사이드로 인해 무산되는 등 아쉬운 상황이 이어졌지만, 결국 그들의 해결사는 '수비수' 디온 더블린이었다. 전반이 끝날 무렵 개빈 맥칸의 코너킥이 수비에 나선 사우스햄튼 제임스 비티가 걷어낸다는 것을 더블린이 멋들어진 오버헤드킥으로 연결하며 공격수 출신다운 킬러 본능을 보여줬다. 사우스햄튼은 또 다시 골을 터뜨리지 못하며 무득점, 3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울브스 1-1 뉴캐슬 Utd - 울브스, 불운에 울다.
울브스는 조이 구드욘슨과 앙리 카마라의 슈팅이 연달아 크로스바를 때리는 등 뉴캐슬을 크게 위협하였고, 결국 이러한 장면들은 데이브 존스 감독이 경기 결과에 크게 실망하는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반면 바젤과의 유에파컵 경기를 치룬 지 48시간도 되지 않아 토요일 낮 경기에 나서야 했던 뉴캐슬로서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결과. 뉴캐슬은 전반 20분에 알런 시어러가 애론 휴즈의 크로스를 감각적인 발리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맞췄고, 수비수 티투스 브램블이 골문 바로 앞에서 시도한 헤딩슛마저 크로스바를 넘어가는 아쉬움을 범하고 만다.
하지만 다소 움츠려있던 울브스는 전반 27분 나탄 블레이크가 선제골을 잡아내며 대어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알렉스 레이의 롱패스가 셰이 기븐 골키퍼와 조나단 우드게이트가 처리를 미뤘고 그틈을 타 블레이크가 골로 연결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뉴캐슬에게는 시어러가 있었다.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로마나 루아루아의 스루패스를 문전쇄도하던 시어러가 가볍게 골로 연결한 것. 12골로 득점 선두를 굳게 지키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후 울브스는 블레이크가 브램블에게 반칙을 당해 페널티킥을 얻을 수 있었지만, 분명한 반칙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심은 울브스의 기대를 외면했다. 후반 들어 뉴캐슬은 점점 경기를 주도해나갔음에도 울브스의 계속된 역습에 시달렸고, 울브스의 공격수 블레이크가 위협적인 헤딩슛을 때렸으나 상대 골문을 빗나가고 말았다.
후반 30분이 지나자 울브스는 공격수 케니 밀러를 투입하였고 뉴캐슬 역시 숄라 아메오비와 놀베르토 솔라노를 투입하며 맞불을 놓았지만 결국 1-1의 균형은 깨지지 않았다. 경기가 종반으로 치닫으면서 울브스에게 두 차례의 안타까운 장면이 이어진다. 구드욘슨의 프리킥이 기븐의 선방에 막혀 골대를 맞춰버렸고, 카마라의 헤딩슛도 크로스바를 강타해버린 것이다. 뉴캐슬도 올리브 베르나르의 크로스가 울브스의 수비수 조디 크래독의 손에 맞았지만 핸들링 파울이 선언되지 않아 추가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