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추석 준비로 바쁠 일은 없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그동안 뉴스에서 접하는 응급실 대란같은 것은 우리와 무관하다며
그저 강 건너 불을 보듯이 바라보았던 상황은 바로 우리들의 몫이 되었다.
나랏님을 비롯한 국무총리까지 언성을 높이며 가짜뉴스 라고 현혹되지 말라던 그 응급실 대란은
실제상황이었고 그 상황을 마주 대하니 한숨이 나오고 기가 막혔다.
물론 운이 좋았던 덕분에 응급실에는 빠르게 도착을 하여 지루한 기다림은 곧 해결되었으나
검진 결과상 수술이 필요했지만 응급실에 수술 전문 의사가 없는 고로 수술하지 못란 채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개인병원으로 옮겨져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나온 사위를 보자니
그나마 천만 다행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추석 전날, 딸네 가족이 시댁으로 떠나기도 전에 사위가 새벽부터 배를 부여잡고 데굴데굴 굴렀단다.
하지만 그저 복통 정도인 줄 알고 진통제를 먹고 그냥 견뎌보다가 더 이상 버틸 능력이 없는 고로
친정 부모인 우리에게 SOS를 쳤다.
자다가 전화를 받고 놀란 나머지 세수만 하고 나가 막 차에 오르려는데
딸내미 왈 만약을 모르니 2,3일 있을 준비도 해오는 것이 좋겠다 해서
다시 집으로 들어가 먹거리와 입을 거리들을 다시 챙겨 딸네 집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 내 머리 속에는 오로지 별 일 아니길 바라고 만약에 뭔 일 있더라도 병원을 잘 만나
응급 치료를 하던 수술을 하던 재생의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 이었다.
헌데 와중에 길 건너 사람을 보며 서방이 농담을 하는지라 짜증이 확 일어그런 말이 하고 싶냐고 짜증을 내면서
내 머릿 속에는 그저 사위가 별 일 없기만 바라는 마음 뿐 이라고 힐난을 하였다.
그렇게 미친듯이 달려가는 동안 딸과 계속 연락을 취하며 우리가 늦을 수도 있으니
119에 전화를 걸거나 걸을 수 있으면 택시라도 타고 가서 먼저 병원 응급실로 가는 것이 좋겠다 고 전했다.
이어 사위가 용인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로 달려갔고 다행이 이른 아침인지라 대기인 줄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
조금 기다리다가 응급으로 온갖 장비를 동원한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하여 결론적으로는 수술이 필요하지만 당장에 수술을 해줄 의사가 없다는 사정을 전하면서
소견서를 써줄테니 다른 병원을 개인적으로 알아보라는 것이 아닌가?
어쩔 수 없는 사태가 계속 이어져가는 이즈음의 의료 대란 국면을 모르는 바도 아니니 수긍을 하고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 간신히 규모가 큰 개인병원으로 달려가 수술을 끝내고 나니 그 하루가 얼마나 길던지.
이후 딸네 식구들을 몽땅 데리고 무설재로 돌아와 수발을 들다보니 근 두달 이상을 그러고 있더라는 말씀.
겨우 짬을 내어 예정된 일본을 다녀오고 나서 잠시 쉬려나 했더니만 이번에 잘 있던 사위까지 손을 보탠다.
에효, 이놈의 일복은 어딜 가지를 않는다....타고난 팔자려니 싶으면서도 그 와중을 견뎌내는 스스로가 고맙기도 하다.
어쨋거나 연휴 내내 아이들을 건사하고 뒤치닥거리를 하다보니 스트레스 지수는 올라갔지만
그나마 다행이려니 생각하면서 한시름을 놓는다.
하였어도 다행스럽게도 큰 혼란 없이 지나간 응급실 대란이라는 보도에는 짜증이 난다.
알게모르게 어디선가는 생명줄을 보듬고 생과 사를 넘나들고 있었을테지만
도무지 갈피를 못잡는 정부의 의료대란 정책에는 정말이지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먼저다.
서로 자존심 싸움을 한다는 건지 버럭질을 하는 총리가 당당하게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말라는 위세도 가관이요
실제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대책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기싸움만 하는 저들을 보자니 기가 막힐 뿐.
실제적 상황이 아니었을 때는 그저 몸사리며 나만 조심하면 되지 였다가
그 정도로 건너갈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소시민들의 애환을 1도 모르는 나랏님과 정부요인들에게
국민의 혈세를 바치고 있다는 사실이 억울할 지경이 되어버렸다.
언제일까나?
이런 걱정하지 않고 나라 정세를 지켜보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되는 날이....
암튼 그렇게 추석 연휴는 몸과 마음이 극도로 피곤한 채로 흘. 러. 갔. 다
첫댓글 얼마나 몸과 마음이 힘들었을지 감잡히네요.
고생은 심했겠지만 수술을 잘 마쳤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모쪼록 잘 회복하기를~!
계속된 일복속에서 라도 건강 잘 챙기시기를~! 토닥토닥 ~!
정말 수고가 많으시네~!
잘 마무리되고
이제 좀 쉬려고 합니다
잊지못할 추석으로 기억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