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청안면, 소원 들어주는 두꺼비바위 화제
일명 달마바위,뚜껑바위. 수령 600년 넘은 하트 회화나무
충북 괴산 청안면에는 소원을 들어주는 두꺼비 바위와 나무가 있어 화제다.
5월 중순 어느날 두장의 바위사진이 날라왔다. 딱 보니까 정면은 어디선가 많이 보아온 달마도의 달마와 옆 모습은 두꺼비였다. 궁금증이 발동하여 다음날 길을 물어물어, 그 바위 소재가 있는 충북 괴산군 청안면 조천4리(조천로 2길 68) 성도사로 향했다.
성도사 사찰 경내로 들어서자 주지 수연 스님은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며 사찰 뒷편에 있는 두꺼비바위로 안내하였다.
드디어 기대하던 그 바위와 정면으로 대면하는 순간 정면은 달마, 측면은 두꺼비처럼 생긴 바위였다. 정면에서 보면 조선후기 화가인 김명국이 그린 달마도를 닮아 있다. 달마가 잘 생긴 것은 아니고, 요즘 말로 특징이 뚜렷한 개성있는 얼굴이다. 가운데에 구멍이 크게 두개 뚫려 눈을 부릅 뜬 형상이고, 눌린 코, 바위 상단에는 마을주민들이 뚜껑을 얹은 것 같다는 말처럼 머리모양을 하고 있다.
우리 일행이 주지 스님이 예상한 대로 두꺼비, 달마바위라고 말하자 얘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이 동네서 살다 몇 년 전 100세가 넘어 타계한 장복영 할아버지에 따르면 마을주민들은 500여년 전부터 이 바위를 소원을 들어주고 복을 부르는 바위로 신성시 여겼다고 한다. 인근 지방의 사람들도 멀리서 소문을 듣고 찾아와 소원을 빌었는데 너무나 소원을 잘 들어주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고 얘기해 줬다고 했다.
일반 민중들은 예나 지금이나 힘들 때 기댈 곳이 필요하다. 소원이 대동소이 하듯이 아들을 낳아달라, 사업이 잘 되게 복을 달라, 시험을 잘 보게 해 달라, 고위관직 승진 등을 주문했다고 한다.
장 할아버지는 한 예로 애기를 수십년 간 낳지 못해 애를 태웠던 한 여인이 여기서 소원을 빌어 아기를 가진 얘기를 어른들에게 들었다고 한다. 그 소문이 삽시간에 퍼져 인근 지방의 사람들까지 구름처럼 모여들어 기도했다고 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요즘 산부인과 인공수정 병원들은 다 문을 닫을 판이다.
이런 전설을 아는 동네 주민들은 지금도 애경사가 있거나 무슨 일이 있으면 성도사 뒷편에 있는 두꺼비 바위를 찾고 있다.
동네주민들은 원래 뚜껑바위로 불렀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아는 솥뚜껑처럼 생겨서. 그러나 두꺼비처럼 생겨서 일명 두꺼비 바위라고도 부른다. 주지 스님과 불자들은 달마상을 닮아서 달마바위라고 부르고 있다.
본래 두꺼비는 '복과 재물, 행운'을 상징하여 족제비, 구렁이, 돼지, 소 등과 함께 집을 지켜주고 복을 가져다 주는 존재로 여겨져왔다. 예로부터 나라의 흥망성쇠를 나타내는 조짐의 하나로 나타났다고 한다. 신라 애장왕 때 두꺼비가 뱀을 잡아 먹은 후, 그 해에 왕이 시해당하고, 백제 의자왕 때에는 두꺼비 수만 마리가 나무 위에 모였는데 그 해에 백제 멸망했다는 기록이 있다.
두꺼비는 불가에서 불보(佛寶)를 보호하는 신령스런 동물로 기록되어 있다. 또 '두꺼비의 보은'이라는 설화에서는 두꺼비가 자기를 보살펴 준 처녀의 은혜를 갚기 위해 커다란 지네로부터 목숨을 구하고, 마을의 화근을 제거하는 영웅적 동물로 묘사되고 있다.
고문헌에는 두꺼비가 달을 상징하는 동물로 나타나고 있고, 실제 우리나라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도 해를 상징하는 삼족오와 함께 달을 상징하는 동물로 나타나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두꺼비를 길한 동물로 여겨 '업두꺼비'라 하여 액을 막아주는 동물로 여기고, 잘 생긴 자식을 얻으면 '떡두꺼비 같은 아이'라고 표현했다. 콩쥐팥쥐에서는 뚫린 독의 구멍을 등으로 막아주는 역할을 해준다.
애주가들이 좋아하는 두꺼비표 소주도 있다. 우리나라 섬진강의 섬(蟾)도 두꺼비와 연관 있는 두꺼비 섬자다. 또한 매일 아이들에게 헌집을 받는 대신 새집을 주는 불쌍한 신세. 이는 두꺼비가 자연재해가 일어나기 전에 먼저 감지하고 도망가는 것을 보고 만들어진 구전 동요라고 한다.
주지 수연 스님은 18여년 전 경기도 소재 큰 사찰에서 기거하다 불교 포교를 위해 충북 괴산하고도 시골인 청안면 조천리로 내려왔다고 한다. 처음 터를 정할 때도 두꺼비바위를 보고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수연 스님은 이 바위가 달마처럼 생겨 달마바위로 부르고 있다. 달마는 불가와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사찰 곳곳에는 '달마바위 기도도량'이라고 쓰여져 있다.
수연 스님은 "18년 동안 이 바위 앞에 앉아 마을사람들처럼 새벽녘에 기도를 드리곤 하는데 너무나 신기하게 잘 들어맞아 신기하다. 중생을 구제할 수 있는 바위같다"며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한다.
다만 수연 스님은 "이 바위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관광 괴산의 명물이 되었으면 한다"고 바램을 나타내며, "미신이라고 치부하기 보다 토속 민간신앙의 한 면으로 봐 달라"고 했다.
신태혁 청안면장과 홍혜자 부면장도 두꺼비 바위를 보고선 너무나 똑같아 놀랐다면서 마을사람들 사이에서 이 바위가 소원성취 바위로 알려져 있다는 사실을 안다고 했다.
이어 이 바위 말고도 선비골 청안의 유명한 소원을 이뤄주는 하트 나무가 있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이 나무도 사람들이 꼭 알아줬으면 한다고.
특히, 수험생과 연인들이 들으면 귀가 트이고, 눈이 번쩍 뜨일 일이라며 600년도 훨씬 넘은 회나무를 가리킨다. 이 회나무는 충북 괴산군 청안면사무소 바로 옆에 소재(청안면 읍내리 520-3)하고 있어 찾기도 쉽다. 1982년에 괴산68호 보호수로 지정되었고 나무높이 16미터, 둘레 3.8미터나 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회화나무로 알려져 있다.
신 면장은 면장으로 부임하고 수능일이 다가오면 사람들이 이 회화나무 앞에서 열심히 소원을 빌고 가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고 한다.
신 면장은 "회화나무의 꽃이 옛날 과거시험 장원급제하면 사모관대에 꽂아주던 그 어사화 꽃이다"면서 "그래서 오랜 세월 풍파를 이겨낸 이 회화나무 아래서 수능시험일이나 승진시험이 있는 분들이 찾는 알려지지 않은 소원 비는 나무"라고 설명한다.
홍혜자 부면장은 "이 나무가 하트 나무여서 수능시험뿐만 아니라 연인들이 종종 찾아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고 가는 장소"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또 홍 부면장은 "나무를 잘 살펴보면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을 띠고 있고, 하트 모양이 여러 개가 있다"며 "연인들이 방문해 하트 숨은 그림 찾기를 해 봐도 될 만큼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나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나무의 하트모양을 잘 찾으려는 단서는 청안면사무소 왼쪽 계단에 올라서 확인하면 사람 심장 모양의 하트를 찾을 수 있고, 회화나무 정면 아래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선비골 청안에 오면 생원, 진사, 문과 급제자가 50여명이 넘어야 설치할 수 있는 사마소를 둘러보면 어떨까. 청안사마소는 115명이 제명돼 있다. 사마소는 전국에 경주, 옥천, 청안 단 세 곳이 남아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청안 두꺼비바위(일명 달마바위) 가는 길.
-성도사(달마바위 기도도량: 주지 수연 스님)
충북 괴산군 청안면 조천로 2길 68(조천리965)
연락처.043-838-4681 / 010-5314-4819
◈청안 회화나무 가는 길.
-충북 괴산군 청안면사무소 옆(문의는 청안면사무소)
충북 괴산군 청안면 청안읍내로 2길 10(읍내리 215-1) 연락처 : 836-9301, 830-25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