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향기로 부끄럼없이 세상을 향기롭게 하라
하늘은 다 알고 있다
봄의 전령 매화
긴 겨울을 견뎌 넘긴 사람들에게 봄이 주는 기쁨 가운데 하나가 매화를 만나는 것이다.
그 기다림이 얼마나 간절했으면 차라리 내가 네 몸이 되겠다고 했을까?
매화나무 가지에 달이 걸리자 마치 한 송이 매화가 핀 듯하다.
달에게 물어본다.
‘매화의 흥을 네 아느냐?’
남녘에서부터 매화가 만개하기 시작해 봄이 왔음을 온 세상에 알리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이신 중봉 성파 대종사의 동안거 해제 법어에도 매화가 등장한다.
즉 “자장매 더욱 붉고 찬 소나무 푸르네!”
매화에는 세가지 덕이 있는데 엄동설한을 이겨 낸 인고의 덕이 제1덕이요
이른 봄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트려 봄소식을 알려 주는 덕이 제2덕이요
우리 몸에 이로운 열매를 맺어 인류 건강에 기여함이 제3덕이다
인고, 참된 삶의 희망(기쁨, 즐거움, 아름다움), 유익이 매화 3덕이다
자장매는 종정께서 계신 양산 통도사에 있는 매화나무다.
신라 시대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사찰 매화로는 선암사 선암매, 백양사 고불매, 화엄사 홍매화와 더불어
4대 천왕이라 일컫는데,
화엄사의 홍매화는 겁붉어 흑매화라한다
그 가운데서도 통도사 자장매를 으뜸으로 친다.
매화가 피면 探梅(탐매) 봄나들이를 간다
하동의 매화를 구경하고 선암사 선매, 백양사 고불매, 화엄사 흑홍매
양산의 원동 매화마을, 통도사 자장매를 탐방하여 보라
매화 피는 골로 탐매를 갔다
구례 화엄사 이끼 낀 돌담과 300년 된 홍매화가 부끄럼없이 어울려 살라 봄을 알리고 있다.
올해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전남 구례군 화엄사에
300년 된 각황전 앞 홍매화가 한밤중에도 조명을 받아 빛나고 있다.
어둠이 내려앉은 산사의 밤은 적막감이 감돈다.
단, 지금 이 시기 전남 구례군 화엄사는 예외다.
300년 된 홍매화를 보려는 발길이 전국에서 밤낮없이 이어진다.
이런 북적거림이 싫어서였을까.
매년 마음에만 두고 있던 화엄사 홍매화를 찾았다.
화엄사 정문인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에 들어서면 사천왕상이 맞아준다.
선계 천왕문을 들어서면
험상궂는 인상에 콩닥콩닥 뛰는 가슴으로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눈앞이 환하게 빛난다.
한밤중에도 조명을 받아 빛나고 있는 홍매화를 마주하는 순간이다.
300여 년 역사를 안은 고목의 자태와 그 속에 피어난 붉은 꽃잎은
숭고함과 함께 신비로움을 더한다.
굵은 몸통과 이끼 낀 나무껍질은 오랜 세월 모진 풍파를 견뎌온 우리 민족의 애환을,
핏빛의 매화꽃은 어려움 속에서도 피어난 민초들의 강인함과 인내를 보여주는 듯하다.
화엄사 홍매화는 올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지난해보다 두 배가 넘는 25만여 명이 개화 시기에 맞춰 찾았다고 한다.
전국에서 모여든 사진작가들이 좀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이는 모습에 한 스님이 혀를 차며 일갈한다.
“욕심을 버리기 위해 절을 찾아야 할 텐데
어찌 여기까지 와서 저렇게 욕심을 부리는가.”
부끄러움을 속으로 삼키며 혼잣말로 답했다.
"스님, 한 수 배우고 갑니다."
300여 년 역사를 간직한 화엄사 홍매화는 이끼 낀 고목의 자태와
그 속에 피어난 붉은 꽃잎이 숭고함과 함께 신비로움을 더한다.
인간들아!
말없이 묵묵히 참고, 기다리며, 견디어라
희망을 노래하라
세상을 유익하게 하라
세상은 아름답다
서로 어울려, 세우고, 존경하고 존중하며
사랑으로 아름다워져라
세상을 말고, 밝게 하라
욕심을 버리고 화사하게 미소짓는
홍매화의 붉은 입술처럼 미소만 짓는다
후안무치, 내로남불, 아시타비, 내로남불, 아전인수의 어리석음을 벗어 버리고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없이 살라 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항상 진실하게 살아라
끝이 아름다워지게 항상 신중하게 살아라
(너의 삶을 하나님이 다 알고 계신다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없이 살아라
정치 하는 비인간들아 정치 차려라
하늘이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