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일상 안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고, 그 안에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은총을 청해봅시다.
⠀
2024/9/22/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추분
⠀
루카 복음 9장 23-26절
⠀
말씀이 주시는 생명력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버리고, 자신의 십자가를 진 채 당신을 따르라고 말씀하십니다.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진다는 것이 선뜻 내키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수님처럼 나도 참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고서는 스스로 십자가를 진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혹시 우리의 신앙이 이러한 차원에 머물고 있다면 한번쯤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자기 목숨을 잃는 것이 목숨을 구하는 길이라고도 말씀해주시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는 길이 참된 생명을 얻는 길임을 깨닫는다면,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참아 견디는 인내의 여정만이 아니라 예수님과 함께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가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뿐 아니라, 순교 성인들은 그 신비를 깨닫고 삶으로 받아들이신 분들입니다.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것이 참된 생명을 얻는 길임을 깨달은 사람의 표지標識는 예수님과 예수님의 말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는 데 주저함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일을 어려운 관계나 상황을 무조건 참고 인내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면,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는 데 주저하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참으로 나를 변화시켜 준다는 체험들이 쌓여 나에게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단순하고 순수한 믿음으로 예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다 보면 우리의 신앙은 나날이 성장하여 십자가를 통한 참된 구원의 길을 기꺼이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
한창현 모세 신부(성바오로수도회)
생활성서 2024년 9월호 '소금항아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