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AI·빅데이터 기반 주유소 판매 분석 시스템 ‘마스(MAAS)’는 단순한 영업 지원 도구가 아니다. 급변하는 유가와 치열한 가격 경쟁, 전기차 확산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한 주유소 업계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디지털 전환의 실험이다.
주유소 산업은 전통적으로 경험과 직관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는 예측 불가능한 국제 유가 변동성과 소비 패턴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S-OIL이 도입한 마스 시스템은 ▲인근 주유소 가격 비교 ▲고객 유입·유출 분석 ▲상권 성장성 평가 등 다양한 지표를 한눈에 보여줌으로써, 주유소 운영을 ‘데이터 경영’으로 전환시키는 도구다. 이는 곧 업계 전체가 맞닥뜨린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새로운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
또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마케팅, 신규 입지 검토 지원 등은 단순히 수익성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서비스 산업으로서의 주유소 진화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는 전통적인 석유 판매 업종이 ‘에너지 플랫폼 산업’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의 한 단면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물론 과제도 적지 않다. 데이터 정합성과 보안, 시스템 활용 역량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하지만 현장 반응이 긍정적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주유소 업계가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S-OIL이 선언한 바와 같이, 마스 시스템이 개별 주유소 경쟁력 강화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단위 시장 분석과 산업 전반의 혁신으로 확산된다면, 주유소는 더 이상 단순한 연료 공급처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 에너지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도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석유 유통업이 변화를 거부한다면 쇠퇴할 수밖에 없지만, 파도를 타듯 디지털 혁신을 수용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S-OIL의 이번 시도가 한국 에너지 유통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