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하루 몇 잔 마시면 너무 많은 걸까? 의사의 답변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모닝커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 한국인도 예외는 아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간 커피 섭취량은 405잔이다. 일평균 1.1잔에 해당한다.
커피를 마시면 가장 먼저 각성 효과를 경험한다. 미국 코넬 대학교 분자 영양학 교수인 샌더 커스텐 박사는 커피의 주요 활성 성분은 카페인이라고 영국 가디언에 설명했다. 카페인은 각성 효과가 있다. 사람이 카페인을 섭취하면 반응 시간이 빨라지고 집중력이 향상되며 지구력이 증가한다. 운동 능력 향상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각성 효과는 보통 섭취 30분 이내에 시작되어 최대 2시간까지 지속된다. 커피를 자꾸 찾게 되는 이유다.
커피에는 카페인을 포함해 수백 가지의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물질 덕에 여러 건강상 이점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작년 9월 국제 학술지 ‘임상 내분비학 & 대사 저널’(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에 실린 영국 성인 18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적당한 양의 커피(하루 3잔)나 카페인( 200∼300㎎)을 섭취하면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과 같은 여러 심장대사 질환의 발병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한 다른 연구에 따르면 모닝커피가 심혈관 질환과 조기 사망을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효과는 아침 시간대에 마시는 커피에서만 관찰됐다.
커피는 왜 건강에 좋을까. 적정 섭취량은 얼마이며 어느 선을 초과하면 건강에 해로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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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전문가인 조지워싱턴 대학교 의과대학 응급 의사이자 겸임 교수인 리나 웬 박사가 커피에 관한 궁금증에 대한 답을 미국 CNN을 통해 들려줬다.
웬 박사는 커피가 건강에 이롭다는 매우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웬 박사에 따르면 최근 연구 외에도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된 수많은 연구에서 적당한 양의 커피 섭취는 심장병, 당뇨병, 특정 암, 심지어 치매를 포함한 여러 질병의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커피가 건강을 개선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불분명하다. 하지만 몇 가지 가설이 있다. 예를 들어, 커피에는 항산화 및 항염 특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화학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암과 같은 주요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커피에 포함된 화합물은 신체가 인슐린을 더 잘 사용해 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 그리고 일부 성분은 콜레스테롤을 더 잘 처리하도록 도와 혈중 지질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커피는 얼마나 마시는 게 건강에 좋을까.
웬 박사는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하루에 2~4잔이 적정량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소개한 2024년 중국 쑤저우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석 잔의 커피를 마신 사람들은 마시지 않거나 하루에 한 잔 미만을 마신 사람들에 비해 여러 가지 새로운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48% 이상 감소했다.
2022년 진행한 다른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2~3잔의 커피를 마신 사람들의 조기 사망률이 가장 크게 감소했다. 분쇄 커피 소비가 조기 사망 위험을 27% 낮춰 최대 효과를 보였고, 인스턴트커피(11%)는 효과가 적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부족함과 같다 뜻의 사자성어다. 커피도 마찬가지다.
웬 박사는 너무 많은 커피 섭취에 대한 우려는 카페인 때문이라며 카페인은 심계항진, 불안, 초조함,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대부분의 성인에게 하루에 400㎎의 카페인은 안전하다. 이는 커피 8온스(약 236㎖) 용량 4잔에 해당하는 양이다.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의 톨 사이즈로 계산하면 약 2.8잔까지는 괜찮다는 의미다.
주의해서 커피를 마셔야 하는 사람은?
웬 박사는 10대 청소년은 웬만해선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미국 소아과 학회는 12세 미만의 어린이는 카페인을 섭취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12~18세 청소년은 하루에 카페인을 100밀리그램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십대들이 선호하는 다른 음료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어 커피까지 마신다면 권장량을 초과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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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박사에 따르면 임산부도 카페인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미국 산부인과 학회에 따르면, 하루에 200㎎ 미만은 유산이나 조산과 관련이 없다. 따라 임신 중이거나 모유 수유 중인 여성은 하루 200㎎을 넘지 않게 섭취량을 제한할 것을 권장한다.
주의해야 할 다른 사람으로는 기저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과 특정 갑상선 및 항우울제와 같이 카페인의 영향에 더 민감하게 만들 수 있는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이다.
또한, 수면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아침에만 커피를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