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술붕어입니다.
어머니
당신의 뱃속에
열 달 동안 세 들어 살고도
한 달치의 방세도 내지 못했습니다.
어머니
몇 년씩이나 받아먹은
따뜻한 우유 값도
한 푼도 갚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어머니
이승에서 갚아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저승까지
지고 가려는 당신에 대한
나의 뻔뻔한 채무입니다.
아무리 추워도 옷 대신 술을 사 마시겠다는
승려시인 신천희의 시입니다.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방세도 우윳값도 못 갚고 사는 우리들
돈 몇 푼 어머님 통장에 넣어 드렸습니다.
당연 찾아뵙고
가슴에 카네이션도 달아 드리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 도리인데
인터넷 뱅킹으로 이체하고 전화 한통화로 끝나니
참 편한 세상입니다.
친구들은 그럽니다.
너는 아직 어머님이 살아 계시니 얼마나 행복하냐고?
그렇긴 합니다.
진짜 보고 싶으면 훌쩍 다녀올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여친이 거울 속에서 어머니 얼굴을 보고
눈시울을 붉혔다고 하는데
나도 거울 속에서 아버지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다음 주에는 대전현충원 아버지에게도 한번 다녀와야겠습니다.
아버지!
이번엔 진짜 맛있는 막걸리 올릴테니
로또 한번 점지해 주십시오.
첫댓글 저도 경묘공원에 계신
울아버지 찾아뵙고는
돌아서기전 늘 하는말이
" 아버지 내가 이렇게 잘챙기는데
왜 엄마가 .그런몹쓸병 에 걸리셨는데
모른척 하시는거야?
계속 이러심
앞으로 국물도 없을줄 아셔~"
협박아닌 협박을 하고 돌아오곤 했지요
협박을 하든 사정을 하든
잘 다녀 오셨네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아유 왜 이렇게
아침부터 가슴이 싸해 올까요
그러고 보니
전 외상값을
한푼도 못갚고 보내드렸습니다
이 빛을 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모에게 외상값 다 갚는 사람이 있나요?
그게 인생이지요
빚지고 사는 인생
가심이 멍 합니다 현충원 잘 다녀오세요...^^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