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등에 따르면 대리운전자 B씨는 타워에 차를 넣고 A씨가 차 안에 있는 상태에서 돌아갔다. 이를 몰랐던 한 입주민이 기계를 작동시켜 A씨의 차량을 올렸고 이후 잠에서 깬 A씨가 얼떨결에 차에서 내리면서 타워 바닥으로 떨어졌다.
관련 매뉴얼 부재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데다 대리운전에 내재돼 있는 안전이라는 핵심가치까지 흐려진 모습이다.
◇대리운전자와 주차타워 관리인도 있었지만
이번 '주차타워 추락사'를 조사 중인 경찰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차타워는 원칙적으로 타워 진입 전 운전자 외 동승자들은 모두 하차한 뒤 작동해야 하는데 이날 대리운전자 B씨는 A씨를 태운 채 타워에 진입했다. B씨가 현장에서 A씨로부터 직접 요금을 받았던 점으로 볼 때 당시 A씨는 의식이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짐작되지만 A씨가 차에서 내릴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는지 등이 확인되지 않아 B씨의 과실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업계 등에 따르면 대리운전기사의 업무 범위는 고객이 지정한 위치까지 차량을 운행한 뒤 주차하고 차량 키를 다시 차주에게 건네는 것 까지다. 이 때문에 B씨에게 A씨의 귀가를 확인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애매한 상황이다.
또 경찰은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주차타워 관리자의 책임과 역할에 차량 내 잠든 A씨를 발견하는 일이 포함되는 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지만 현재까지 명쾌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마무리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측은 현재 조사 중으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편리한 플랫폼의 그늘…대책 마련 시급
최근 대리운전이나 오토바이 퀵 배달 등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 뒤 정보 제공형태의 '콜' 수수료를 받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지만 플랫폼 이용 근로자들의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회 전반에 넓게 퍼져 있는 근로자들을 모아 정기적으로 교육·관리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구조라는 게 업계측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이렇다 할 매뉴얼이나 관련 정책은 없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