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삼성을 물리치고 2001 삼성 fn.com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두산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fn.com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삼성을 6-5로 이기고 우승컵을 안았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1982, 95년에 이어 세번째다.
두산 재역전쇼 'KS 축배'
장외홈런 우즈 MVP 사상 첫 '트리플크라운'
'웅담포'를 앞세운 두산이 6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두산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fn.com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타이론 우즈가 장외 2점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삼성과 치열한 접전끝에 8회말 심재학의 희생플라이로 귀중한 결승점을 뽑아 6-5로 승리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은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2패를 기록, 82년과 95년에 이어 통산 3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포스트시즌 사상 준PO와 PO를 거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팀은 92년 롯데에 이어 두산이 두번째다.
6차전에서 장외홈런을 치는 등 6경기에서 23타수 9안타로 타율 0.391, 4홈런, 8타점을 기록한 우즈는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로 뽑혀 1천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우즈는 98년 정규시즌 MVP, 2001년 올스타전 MVP에 이어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트리플 크라운'을 이룩한 선수가 됐다.
반면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던 삼성은 또다시 '가을축제'에 눈물을 삼켰다.
삼성은 원년인 82년부터 84년, 86년, 87년, 90년,93년에 이어 7번째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쳐 가슴에 맺힌 한이 더욱 깊어졌다.
해태 시절 통산 9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안았던 김응용 삼성 감독은 한국시리즈 10번 도전끝에 처음 좌절감을 맛봤다.
박명환과 노장진이 선발등판한 6차전은 모처럼 팽팽한 투수전속에 종반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이 펼쳐졌다.
그러나 '뚝심'의 두산은 3-5로 뒤진 7회말 심재학의 볼넷과 김동주의 2루타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홍성흔의 내야땅볼과 삼성 구원투수 임창용의 폭투로 2점을 뽑아 5-5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8회말 정수근과 장원진의 연속안타로 만든 1사 2,3루에서 심재학이 좌익수쪽 희생플라이를 날려 천금같은 결승점을 뽑았다.
앞서 삼성은 1회 2사 만루의 찬스에서 박명환의 폭투와 김한수의 내야안타로 2점을 선취, 기분좋은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두산은 3회 1사 1루에서 장원진의 우전안타를 삼성 외야수 박한이가 뒤로 빠트리는 사이 1점을 따라붙은 5회 '흑곰' 우즈가 바뀐 투수 김진웅으로부터 잠실구장 밖으로 떨어지는 145m짜리 초대형 2점홈런을 뿜어 3-2로 뒤집었다.
반격에 나선 삼성은 7회초 대타 강동우의 좌중간 2루타와 바에르가의 몸맞는 공으로 1사 1,2루를 만든 뒤 김종훈이 2타점 좌전안타, 이승엽은 우전 적시타를 날려 5-3으로 재역전시켰지만 뒷심부족으로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이상원.이동칠.이정진기자
두산, 6년만의 우승 순간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8회말 두산이 극적인 역전에 성공하고 삼성의 마지막 공격을 맞은 9회초.
두산측 관중석의 팬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마운드에 버티고 있는 `최고 소방수' 진필중의 이름을 연호했다.
선두타자인 대타 김승권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박한이마저 3루 땅볼로 잡아 감격의 우승까지는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남겨놓은 상황.
다음 타자는 이날 4타수 3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김종훈.
초구를 당긴 공이 힘없이 3루쪽으로 굴러가자 두산측 관중들은 승리를 확신한듯함성을 질렀고 외야를 비추던 라이트까지 폭죽이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을 수 있도록 꺼졌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은 그렇게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느린 타구 때문에 3루수 김동주가 급하게 던진 공은 1루수 홍원기의 글러브에들어갔다 나왔고 김종훈은 희망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었다.
꺼졌던 라이트가 다시 들어온 뒤 타석에는 `라이언 킹' 이승엽이 서 있었고, 기대에 보답하듯 중전 안타를 때려 2사 1.2루의 동점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양측 관중들의 함성이 하늘을 찌르는 순간 진필중은 마해영을 헛스윙 삼진으로돌려세운 뒤 두 손을 치켜들며 포효했다.
포수 홍성흔은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마운드로 달려가 진필중을 힘차게 껴안았고 수비하던 선수들은 물론 더그아웃에서도 김인식 감독을 비롯한 전 선수단이 쏟아져나와 얼싸안았다.
화려한 폭죽이 연신 밤하늘로 치솟는 가운데 퀸의 `우이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이 운동장에 울려퍼지는 동안 두산 선수단은 챔피언 플래카드를 들고운동장을 돌았다. 손에 손에 소형 불꽃을 든 관중들의 `최강 두산'을 외치는 함성은오래도록 잦아들지 않았다.
무너진 김응용 신화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김응용 감독의 불패 신화는 결국 무너졌다.
국내프로야구에서 최다우승을 이끌었던 명장 김응용 감독의 `가을의 전설'이 삼성 파란 유니폼을 입으면서 산산조각이 났다.
해태 타이거즈를 18년동안 이끌면서 통산 9차례나 한국시리즈 패권을 거머쥐었던 김응용 감독은 프로야구뿐아니라 국내 전 종목을 통틀어 최고의 지도자로 찬사를받아왔다.
프로야구 감독중 최다 경기,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김 감독은 `호랑이군단'을 이끌고 한국시리즈에 9번 올라 9번 모두 우승하는 불패의 금자탑을 세웠다.
또한 국제대회에서도 77년 니카라과 슈퍼월드컵에서 한국을 처음 세계 정상에올려 놓은 것을 비롯해 80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준우승,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등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위업을 이룩했다.
그런 김 감독이기에 20년동안 한국시리즈에 한 맺혀 있는 삼성이 2년여를 간청한 끝에 `우승 청부사'로 영입했다.
18년동안 착용했던 빨간색에서, 파란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김 감독은 "지금전력으로는 우승이 어림없다"고 분위기를 잡았다.
김 감독은 삼성 지휘봉을 잡자마자 휴식기인 12월에 하와이 전지훈련을 실시하면서 선수단의 훈련강도를 높였고 임창용과 이승엽 등 스타선수들에게도 `실력이 우선'이라는 기본 원칙을 내세우며 그동안 구단에서 받았던 특혜(?)를 폐지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정규시즌동안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개인보다는 팀'을 앞세우는 김 감독의 지도아래 `이기는 야구'의 참 맛을 느끼기 시작했고 87년이후 14년만에 정규리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도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삼성의 우세를 점쳐 20년 동안 가슴에 맺혔던 한국시리즈 한풀이가 올해는 성사되는 듯 했다.
그러나 김 감독도 간과한 부분이 있었다.
매년 가을이면 가슴이 움츠러드는 삼성 선수들의 `10월 소심증'.
정규시즌동안 불같은 강속구를 뿌렸던 삼성 주축투수들은 한국시리즈 마운드에만 서면 다리가 후들거렸고 야수들도 긴장된 표정으로 실수를 연발했다.
결국 6번의 한국시리즈에서 전패를 당했던 삼성의 징크스가 한국시리즈에 9번올라 모두 우승했던 김응용 감독의 기(氣)를 누른 셈이 됐다.
삼성, KS와의 끈질긴 악연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가을의 악몽'은 이번에도 떨치지 못했다.
지난 20년간 6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단 한번도 `가을 잔치'의 주인공이되지 못했던 삼성.
이런 끈질긴 한국시리즈 징크스 앞에서는 `우승 청부사' 김응용 감독의 영입도,거액을 들여 시즌 도중 용병 듀오 갈베스와 바에르가를 데려온 것도 결국 부질 없는일이었다.
몰라보게 끈끈해진 조직력과 투타의 완벽에 가까운 조화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국시리즈에 직행할 때까지만 해도 삼성의 우승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여기에 한국시리즈 통산 9회 우승에 빛나는 `명장' 김응용 감독이 더그아웃을지키고 있었다.
우승을 위한 모든 조건이 갖춰진 것처럼 보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삼성은여전히 `악몽'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정규리그에서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던 갈베스와 임창용이 어이없이 부진하고 그여파로 중간 계투진과 마무리까지 동반 난조에 빠지면서 삼성은 이렇다할 반격 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이번에도 두산의 환호성에 들러리를 서야했다.
이쯤되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의 패배는 단순한 `7번째 실패'가 아닌 결코 넘을수 없는 거대한 벽처럼 느껴질 정도다.
특히 이번에는 긴 불운의 시발점이었던 원년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두산과의 19년만의 재대결이었기에 더욱 예사롭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82년 OB(두산 전신)와의 한국시리즈 패배 이후 삼성에게는 결코 반갑지 않은 `우승 후보' 딱지가 지겹도록 따라다녔다.
84년에 전기리그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삼성은 82년 한국시리즈에서 패했던 OB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막기 위해 후기리그 최종 2게임에서 롯데에 `져주기'의혹까지 받으며 OB를 2위로 밀어내고 롯데를 한국시리즈 파트너로 택했다.
그러나 삼성은 최동원에게 4경기를 내주며 3승4패로 무릎을 꿇었고 구단 이미지에도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이후 삼성의 한국시리즈 불운은 심상치 않은 징크스로 바뀌기 시작했다.
85년에 전후기 통합 우승을 차지해 `가을 잔치' 없이 왕좌에 오른 삼성이 최고승률로 한국시리즈에 오른 86년과 87년에 현재 사령탑인 김응용 감독이 이끄는 해태(기아 전신)에 연신 발목을 잡힌 것.
이만수, 장효조, 김성래의 방망이와 김시진, 권영호가 지키는 마운드 등 전력상으로는 전혀 밀릴게 없어 보이던 삼성은 86년에 1승4패, 87년에 4연패를 당하며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이 두 시즌동안 삼성은 감독을 잇따라 교체하는 등 우승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였지만 우승컵은 끝내 삼성을 비켜갔다.
이후 해태가 연달아 우승 축배를 터트리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던 삼성은 90년 4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한 뒤 빙그레와 `천적' 해태를 연파하며 LG와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다.
하지만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는 여전히 4연패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해태와 다시 맞붙은 93년 한국시리즈는 삼성에게 있어 두고 두고 안타까운 경기.
1.2차전을 주고받은 삼성은 무승부로 끝난 3차전에서 박충식을 연장 15회까지완투시키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승리에 집착을 보였고 결국 4차전을 승리, 2승1무1패로 앞서 첫 우승을 이루는듯 했다.
그러나 잠실로 자리를 옮겨 열린 5.6.7차전에서 삼성은 전날까지 폭발하던 방망이가 갑자기 침묵을 지키며 선동열이 버틴 해태 마운드의 벽을 넘지 못하고 3연패로시리즈를 내줬다.
그날 이후로 한국시리즈에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던 삼성은 8년이 지나 세기가바뀐 올해 다시 우승에 도전했지만 한 번 발목을 잡은 징크스는 무섭도록 삼성을 놓아주지 않았다.
성년을 넘긴 한국 야구사의 최대 미스터리가 된 삼성의 `가을 악몽'이 언제쯤끝날 지, 벌써부터 내년 시즌이 기다려진다.
두산 우승의 원동력은 방망이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프로야구 두산의 세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의 원동력은 방망이와 한번 잡은 상승세를 계속 이어간 분위기의 야구였다.
무엇보다도 올 시즌 두자리 승수 투수가 단 한명도 없는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와플레이오프를 거친 뒤 한국시리즈에 올라 8개 구단중 최강의 마운드를 자랑하는 삼성을 제치고 우승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방망이였다.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중심타선은 물론 상.하위 타선까지도 한방을 터뜨리는파워와 응집력으로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18점), 한 이닝 최다 득점(12점),최다 점수차(6점) 역전승 등의 진기록을 작성하며 `웅담포'의 진수를 보여줬다.
삼성의 김응용 감독도 "우리 투수가 못 던지는 것인지 두산 타자들이 잘치는지구별되지 않을 정도"라며 두산 방망이에 혀를 내둘렀다.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두산은 가을잔치 동안 정수근과 장원진 등상위타선이 진루타로 득점 찬스를 만들고 우즈, 심재학, 김동주의 중심타선은 적시타와 한방으로 승부의 향방을 한순간에 바꿔 버렸다.
또 안경현, 홍성흔, 홍원기의 `안-성-기' 트리오로 대표되는 하위타선들도 중심타선 못지 않은 파워로 상대 마운드를 흔들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상위 타선이 만든 찬스에서 중심타선의 한방으로 점수를 뽑고 하위타선이 뒷정리 하는 식의 응집력으로 마운드에서 한 수 앞선다는 한화를 2연승으로 가볍게 눌렀다.
또 현대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중심타선이 침묵했지만 `안-성-기' 트리오 등 하위타선의 방망만이만으로도 수월하게 한국시리즈 티켓을 따냈다.
`안-성-기' 트리오에 이도형까지 가세한 두산의 하위타선은 플레이오프 4경기동안 팀의 19타점중 15타점이나 책임졌고 팀 홈런 7개중 6개를 뽑아내는 괴력으로중심 타선을 능가하는 파워를 보여줬다.
두산 방망이의 진가가 드러난 것은 전례없는 난타전으로 치러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였다.
두산은 1승1패로 맞서던 3차전에서 4-2로 앞서던 6회말 7점을 뽑아내 승부를 결정짓더니 4차전에서는 3-8로 뒤지던 3회말 무려 12점을 뽑아 역전은 물론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득점을 기록을 갈아치우며 한국시리즈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특히 3번 우즈와 5번 김동주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방망이를 대표하는 중심타선의 파워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우즈는 한국시리즈 1,3,4차전에서 매번 상대 선발을 무너뜨리는 홈런을 뽑아냈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던 김동주는 4차전에서 승부를 가르는 만루홈런을 터뜨려 8개 구단 최강 클린업트리오의 명성을 입증한 것이다.
여기에 괴력의 방망이를 가진 팀이 상승세의 분위기를 탔다는게 더 무서웠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가볍게 2연승한 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패해 주춤하는가 싶었지만 내리 3연승하며 한국시리즈 티켓을 따내 육체적 피로를 상쇄시키고도남을 자신감과 상승세를 얻었다.
두산은 이같은 팀 분위기 덕에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고도 선수들의 얼굴에는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 흘렀고 2차전 승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놓을 수 있었다.
기가 살아난 두산은 경기 장소를 홈인 잠실로 옮긴 뒤부터는 타순에 관계없이선두 타자가 찬스를 만들면 다음 타자가 어김없이 득점타를 날리며 프로 원년인 82년과 95년 이후 세번째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상승세의 분위기속에서 타선의 파워와 응집력까지 터져 나왔으니 마운드가 붕괴된 삼성으로서는 막을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