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여사가 횡성에 간다는데
우리카페 파크골프 팀이 횡성으로 라운딩 하러 가는 모양이다.
리다아 여사도 참여하는 모양인데
남의 사람 가든지 말든지 상관할 게 무어냐?
그래도 톡톡 수다방 분위기 메이커가 아니던가~
남이 밥상 차려 놓으면 젓가락 들고 대드는 게 아니라
무엇이 차려졌는지 둘러보기도 하고
맛도 보고, 너스레도 떨어보고, 설거지도 함께 하고
나는 그런 여자가 좋더라.
잘 다녀오길 바라면서
지난 날 나도 횡성엘 다녀왔는데
그 후기를 다시 꺼내본다.
싫으면 글이 길다 짧다 타박하지 말고 지나가시라.
한우고기 먹으러 횡성에 가다
어제는 탁구방 회원들을 따라 강원도 횡성 나들이에 나섰다.
운동을 한 뒤엔 영양도 보충해야 하는 법이기에
오랜만에 뱀장어구이나 한우고기를 먹어보려던 참이었는데
어느 코치 급 회원이 몇 달 동안 고기를 먹어보지 못해 허기진다기에
그 뜻을 받아들여
고기 육질이 좋다고 소문난 횡성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예로부터 쇠고기는 우리네의 보양식으로 으뜸이었다.
소는 살코기뿐만 아니라
남정네들이 힘을 쓰거나 밤을 새우는 일이 있으면
아낙네들이 푸줏간에 들려 등골을 사다가 참기름에 재어 밥상에 올렸고,
남편의 밤 자리가 시들해지거나 신(腎)이 허하다싶으면
아내는 시장에 나가 우랑(牛囊)을 사서 살짝 삶은 뒤에 어슷하게 썰어서
밥상에 가만히 올려놓고는 빙그레 웃어 보이기도 했으니
일종의 사랑의 묘학(妙學)인 셈이었다.
여름철 어르신네들이 더위를 심하게 타신다 싶으면
양과 천엽을 즙내어 받쳐드렸고
눈이 침침하다 싶으면 간을 참기름에 찍어 먹어보는가 하면
혈색이 안 좋거나 빈혈로 어질어질하다 싶으면
지라를 살짝 데쳐서 먹기도 했으니
이것들은 민간요법의 건강학인 셈이었다.
그 외에 아낙네들이 해산(解産)한 뒤에
뼈나 관절이 물러지거나 골다공증이 생기게 되면
꼬리뼈나 사골에 양파를 넣고 푹 과서 먹기도 했으니
소는 지금처럼 좋은 양약이 개발되기 전엔
더할 나위 없는 보양식이었다.
양수리 물길을 따라 달리다가 양평을 지나고 또 용문산을 지나
횡성에 이른 다음
푸줏간이 딸린 허름한 식당에 질펀히 앉아
두 사람당 한 접시 꼴의 등골과 간을 맛보고 나서
살코기 1인분씩을 먹고 나니 배가 어지간히 불러
된장찌개백반은 그대로 남겨둔 채
석양빛을 안으며 서울로 돌아왔다.
기호야 서로 다르겠지만 회원 간에 타협이 잘 되어
이렇게 오랜만에 도란거리면서 남한강변을 달려보고
봄바람도 쏘이며 식도락을 즐기게 됐다.
한미간의 자유무역협정이 체결 종료기약일인 3월 말을 앞두고
마지막 진통을 겪고 있는 모양이다.
급기야 노대통령이 나서서
쇠고기와 쌀 시장 개방을 둘러싼 줄다리기 형세에서
상대국의 양보가 없으면 협정 체결이 어려우리란 뜻을 비친 모양이어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협상은 크게 보아 두 나라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그 안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각 나라 안에 있는
수많은 이해집단 사이의 첨예한 대립상황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에 귀착하게 된다.
그래서 대통령으로서도 공산품 쪽에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아직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못한 농축산품(이를테면 쌀과 쇠고기) 쪽에
힘을 보태주고 싶기도 하였을 것이다.
소는 가축동물로는 제일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세계 각지에서 소를 기르는데 육용肉用, 유용乳用, 사역용使役用등
품종이 많다.
수렵에 이은 농경시대를 거쳐 온 우리로서는
처음에 소를 논밭을 가는 사역용으로 긴요하게 썼지만
지금은 동력이 개발되고 식생활이 서구화하면서
유용과 육욕으로 그 용도가 변하게 되었다.
따라서 기르고 보호하던 대상이
짜먹고 잡아먹는 대상으로 바뀌게 된 셈이다.
소는 원래 채식동물이기에 사료를 걱정할 게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속성으로 사육하기 위해 곡물사료를 쓰게 된다.
따라서 큰 규모의 농장에서 다량의 곡물을 생산할 수 있는 나라와는
도저히 경쟁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으며
쌀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국제적으로 개방 압력을 많이 받고도 이리저리 피하면서
어느 정도 시간을 벌었지만
아직 비교우위에 설만한 경쟁력은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게 우리 실정이다.
돌이켜보면 1991년도 이전부터 개방 압력의 파고가 밀려들어
이미 호된 경고장을 받아놓은 셈이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를 정략적으로만 다루고 대책을 세우는 데는
소홀히 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대책 없는 정부의 대응에 맞서 농축농가에서는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지 않을 수도 없었다.
당시 문민정부는 궁여지책으로 농축산업 현대화란 명목으로
백억 조 가량의 예산을 마구 쏟아부었지만
준비 없는 정책수단의 부실로
경쟁력 제고에는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오히려 농가의 빚만 늘려주었을 뿐이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는데
우리는 농업과 축산업을 차별화할 언덕이 별로 없다.
미질이나 육질을 고급화한다고 하나 미식가나 식도락가가 아니고는
거기서 거기다.
아무리 국산 쌀이나 쇠고기 소비를 장려해도 값에서 경쟁이 되지 않으니
상인들의 농간만 늘어날 뿐 호응하는 국민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부는 관세장벽과 검역장벽이 만능인 줄로만 안다.
정치꾼들은 현안이 심각해져가고 있음에도 개방 반대의 목소리만 낼뿐,
정작 정책대안에 있어서는 소 닭 보듯, 닭 소 보듯 하고 만다.
그렇다고 쇠죽에 달걀 삶아먹듯 공산품 쪽에서 모두 양보하고
쇠고기와 쌀 시장 개방만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요
오뉴월에 쇠불알 떨어지기만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답답하기만 하다.
더구나 소더러 한 말은 안 나도 처(妻)더러 한 말은 난다더니
우리 측끼리 숙의한 전략의 내용이 상대방에 그대로 누출되고 있었다니
협상전략에서도 빵점인 셈이다.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나라살림을 맡고 있지만
국민들의 걱정하는 소리는 모두 흘려버리고 있으니
이건 쇠귀에 경 읽는 꼴이 아니고 무엇이랴.
어처구니없는 일을 보면 소가 웃을 일이라 하는데
제발 소 읽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은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소가 푸줏간에 들어갈 때는 눈살을 잔뜩 찌푸리고 들어간다는데,
우리 측 협상단이 협상테이블에 들어갈 때는 그랬다 하더라도
협상을 마치고 나올 때는
눈 꼬리를 잔뜩 올리고 나오는 모습이기를 기대해 본다.
어제는 회원들 사이의 타협이 잘 된 덕에
육질 좋은 횡성 쇠고기를 들게 되었지만
또다시 타협이 잘 되면 날씨 화창한 날
임진강변의 뱀장어구이를 들어보러 가봐야겠다.
하지만 소같이 벌어서 쥐같이 먹으라 했으니
과용이나 과식은 자제해야 하리라.
2007년 3월 28일
김 난 석
그런데 이제 우린 무얼 먹나?
방장님이 번개도 정모도 걱정하면서
결국 무얼 먹나를 걱정하는 것 같은데
장어? 홍어? 홍어애탕? 삼겹살? 모듬요리?
종삼? 종사? 종오? 인사동한마당? 국일관?
너무 걱정 마시라.
수다는 아무데서도 떨 수 있으니까.
첫댓글
부산은..
어젯밤
밤새도록
천둥ㆍ번개ㆍ돌풍
호우 경보에
날밤 새우고..
지금도
비는
가끔씩
억수로 퍼붓는데도
뱅기는 정상 운항!
첫 비행기로
서울 갑니당
여행방 장어번개 맞으러~
꽁아는
잘~
댕겨 오든가~말든가~
흥! 칫! 뿡!
그래도 비행기가 뜨니 다행.
잘 다녀오셩.
장어번개에 횡성한우에 걸판지네요.ㅎ
나도 맛집이나 가볼까~~~ㅎ
조선 팔도 곳곳을 이리 저리 많이 돌아다녔지만,
횡성 땅은 밟은 기억이 없으니 당연히 육질 좋은 횡성 한우도 못 먹어보았네요.
석촌님 글을 읽으니 이 아침에 질 좋은 소고기랑 천엽 먹고 싶어 군침이 넘어갑니다. ^^
단골 소곱창집에 가면 생간과 생천엽부터 내주는데
저는 생간은 못 먹지만 천엽은 참 맛나더라고요.
소는 진짜 자신의 모든 것을 인간에게 내어주지요.
소야, 고맙다~~ 한우도 젖소도 모두 고맙다^^
석촌님 비는 내려도 마음은 뽀송한 날 되시어요. ^^
생간도 껍질 벗겨서 후라이팬에 살짝 불기운하면 철분의 보고랍니다.ㅎ
횡성ㅡㅡㅡㅡ하니까
옛추억이 생각나네요
소고이 먹으러 갔다가 송장 치룰뻔 했어요
ㅜㅜㅜㅜㅜㅜ
그랬군요 나쁜 기억.
그게 나하고 갔을 때~~~?
아니구나.내가 착각.ㅋㅋ
리디아 자유게시판 총무님은 훌륭한 효녀이시고
카페 에서도 각종모임행사 취미동호회 참석하고 글이면글 노래면노래 이하등등
최상최고로 공사다망하시고 부지런하신 팔방미인 멋진분입니다
정신 체력 기운 기세에 찬사와 경의를 표함니다
저는 지난주 노래동호회 참석해서 얼마나 신나게 코피 터지게 질러봐 흔들어봐 날려봐 놀았는지
오늘까지도 온몸이 쑤시고 피곤하네요 껄껄껄
아이구 아동지킴이 출근시간이네요 행복한 하루 필승
보는 눈은 똑같군요.
그런데 한동안 몹쓸 헛소문이 ㅠ
다 시기 질투였던 거데요.ㅎ
아동지킴이 필승!!
남자 기를살리는덴 쇠고기가 어울리죠
저도 그래서 고기를팝니다 ㅎ
고기좀 많이먹고 노후 건강 좀하자는게 첫째이유입니다 ㅎㅎ
그리고 손님들에게 쇠고기먹고 (고단백질 )힘내서 열심히 살자는게 두번째죠
한우맛은 외왜? 맛있을까요?
아마도 사료를많이먹어서일겁니다
초원에서 풀만먹고자란소고기는 마블링이별로없답니다 그래서 질기답니다
마블링 생기는건 곡물사료만먹으면 마블링이 멋지게 생긴다나 어쨌다나 ~
그렇군요.
유진규가 쓴 옥수수의 습격을 읽어보면 옥수수사료만 먹고 자란 소고기는 인체에 안 좋다는 이야기를 했던데
한번 참고해보시길.
사료에 따라서 버터의 품질도 다르답니다.
알고먹으면 맛없지요
대신 보강약들도 발전하고 많이들먹어서
인간수명도늘었잖아요
결국 모든것이 균형있게 가고있다고봅니다
.
.사랑하기전이나 사랑후에는 고단백식사를 하라고하는 의사말이기억납니다 ㅎㅎ
맞아요.
힘쓴거만큼 힘을 보태야겠죠.ㅎ
ㅎㅎ
진짜로 횡성에 가게됬네요.
어제는 파골 하러 횡성으로 ~
다담주에는 횡성 한우 먹으러 갑니다.
좀전에 여행방 공지가 올라와서...횡성 한우와 주변.볼거리.ㅡ
얼릉. 참석 댓글 달고 입금했습니다
와우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