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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박영훈, 누가 웃을까? '야성의 힘'과 '반집의 진리'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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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과 박영훈이 결승무대에서 만났다. 2008년후 5년만이다. 무대는 17기 GS 칼텍스배 결승5번기. 일자는 4월 25일, 30일, 5월 1,5,6일로 잡혀있다. 바둑계에 널리 알려진 바, '이세돌 - 박영훈'은 전혀 다른 기풍의 소유자다. 먼저 이세돌, 이세돌에 대한 설명은 하나마나할 정도로 팬들의 마음에 철저하게 각인이 되어있다. 이세돌은 팬들에게 풍부한 상상의 즐거움을 불러 일으키는데, 아마도 이런 상상도 들어 있지 않을까? 이세돌은 인간이 태초에 가졌을 야생의 본성을 보여준다. 전쟁일 수도 있고 사냥일 수도 있다. 마치 대마의 죽음과 피로 축제를 벌이는 '도륙'의 화신을 보는 느낌이다. 머리 속을 콱 찍어내는 듯한 예측불허의 수순, 목 깊숙이 물어오는 거대한 송곳니의 흡입력으로 상대를 무력화시킨다. 국적과 나이,성별을 불문하고 바둑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세돌이 내뿜는 통제불능한 야생의 매력을 거부하기 힘들다. 뭐라 설명하기 힘들지만, 이세돌의 매력은 바둑이 탄생할 무렵부터 바둑이란 게임 내에 존재했을 법한 '야성'에 본질을 두고 있다. 박영훈은 이세돌과 다르다. '열광'과는 다른 '냉정'에 가깝다. '바둑은 반집이라도 앞선 사람이 이긴다'는 절대진리에 순종하는 실리파라 봐도 좋다. 이세돌을 '야생의 정의'라 한다면 박영훈의 현대의 '과학'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다. 종종 '계산'과 '전투'는 반대의 취향처럼 생각되기 때문. 그러나 계산을 단순히 '집'만 세는 것으로 생각해선 안된다. 정확한 계산에는 깊은 수읽기도 필수적이다. 흔히들 '수순'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끝내기가 강하기 위해선 깊고도 정교한 수순이 필수적이다. 이는 곧 '반집'다툼을 잘하는 고수가 전형적인 수읽기 싸움에도 강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일반적으로 계산바둑은 계측가능하고 통제가능해야 가능해야 유리하다. 위험요소를 극대화하는 게 아니라, 최소화시키는 기풍이다. 이런 기질은 역시 이세돌과 반대쪽에 서 있다. 이세돌과 박영훈의 통산 전적은 이세돌 기준 32전 19승 13패. 이세돌이 많이 앞서지만 내용적인 면에선 박영훈도 끈끈하다. 32번의 통산대결에서 이세돌과 박영훈의 결승 대결은 3차례이며, 본격기전에선 2차례였다. 본격기전의 맞대결에선 예상외로 박영훈이 먼저 이겼다. 박영훈은 2007년 12기 GS칼텍스배 결승에서 이세돌에게 2패후 3연승의 대역전극을 펼치며 우승했었다. 더 큰 곳에서의 결승은 이세돌이 차지했다. 이듬해인 2008년 이세돌,박영훈은 세계대회인 제12회 삼성화재배 결승 3번기에 진출했고 이세돌이 2-1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GS배 결승무대는 어떨까? 기질적으로 서로 다른 정상급 프로의 서로 다른 기풍의 충돌을 보게 되겠지만, 5번기 내내 대형전투로 일관된 내용이 될지도 모른다. GS배는 이전까지 제한시간 2시간의 장고(長考)형 대국이었지만 이번부터 제한시간 10분, 40초 초읽기 3회의 속기로 변신했기 때문. 속기라서 그럴까? 오래 전부터 계산의 박영훈도 예측하기 힘든 '통제불능'의 전투를 종종 선택하곤 한다. 전투도 마찬가지지만 '계산'바둑을 두기 위해선 보통 제한시간의 여유가 필요하다. 속기에서 벌이는 박영훈의 전투는, 글쎄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승률이 결코 나쁘지는 않았다. 이세돌도 마찬가지. 이세돌의 전쟁같은 수읽기는 물론 유명하지만 끝내기 또한 정확하다. 끝내기가 정확하지 않았다면 현재도 진행중인 랭킹 1위 지속 기록 갱신행진은 불가능이다. 이세돌 9단은 현재 26개월째 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다. GS칼텍스배 결승5번기, 본격기전 결승에서의 세번째 격돌이다. 박영훈이 대형 전투로 판을 건지려 할 수도 있고, 이세돌이 반집의 끝내기를 택할 수도 있다. 2007년과 2008년의 대결은 과거가 됐고, 두 사람은 이미 변했고 좀 더 유연해졌다. 랭킹 1위와 7위의 싸움, 83년생과 85년생의 싸움, 그러나 정상을 노리는 상위랭킹 프로에게 나이 혹은 과거의 전적은 언제나 무의미한 경향이 있다. 타이틀 없는 랭킹은 공허하고, 랭킹이 낮은 타이틀 보유자는 불안하다. 많은 결승이 대부분 그렇지만 이번 대결또한 랭킹과 타이틀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짭짤한 전쟁터다. 이세돌은 현재 국내최대기전 olleh배(상금1억), 십단을 보유하고 있고, 박영훈은 명인(상금 8천)을 보유중이다. 우승상금 1억과 8천의 바로 다음 프로기전이 바로 GS칼텍스배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국내의 최대기전을 나눠갖은 두 기사가 그 다음 상금대회 결승에 모두 올라왔다. 이세돌, 박영훈 공히 큰 승부에 강하다. 모두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시킬 것이다. 5번기의 대결을 놓치지 말자. 결승5번기는 프로기사의 해설과 함께 사이버오로에서 인터넷 중계하며, 오로바둑 어플로 모든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관전 가능하다. 4월 25일 제1국 : 해설 김영삼 9단 오후 9시 4월 30일 제2국 : 해설 송태곤 9단 오후 9시 5월 1일 제3국 : 해설 허진 3단 오후 9시 이세돌과 박영훈은 GS칼텍스배서 각각 2번씩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7000만원. |
첫댓글 라이브로 중계는 안하는가요? 이런 큰시합은 바둑 tv에서 중계를 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