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 장미꽃 / 임종호
장미꽃 한송이
뜰위에 피었네
그 집 그 뜰은
초라한데
장미꽃 곱게도 피어 있네
아침에는 함초롬이 이슬을 먹고
뜨거운 양지쪽 한낮에도
장미꽃 누군가 기다리며
말없이 그 뜰을 지켜섰네
장미꽃 한송이 피어 있네
가난한 그 뜰에 피어 있네.
강아지 마음 /김원호
할머니 따라 장 보러 가려고 하면
강아지가 먼저 알고 따라나선다.
집으로 돌아가라고 해도 따라온다.
막대로 겁을 줘서 돌려보내고
한참을 가다가 뒤돌아보면
한사코
그 자리에서 바라보고 있다.
얼마나 따라가고 싶으면
저러고 있을까 생각하니,
내 마음도 종일 그 자리에 있다.
5월 / 남정림
5월이 찬란한 것은
봄의 문턱을 넘어서는
옹알이 때문이지
햇살을 유혹한
대지 위에는
옹골찬 풀꽃의
잔망스러운 옹알이가 수런거리고
각진 시간을 견딘
은사시나무 위에는
솜털 열매 익어가는
싱그러운 옹알이가 살랑거리고
아기 구름 서성거리는
하늘 위에는
땅의 봄이 궁금해진
종알대는 옹알이가 술렁거리지
5월이 찬란한 것은
살아서 꿈틀대는
살아보려 옹알거리는
두툼한 생명의 향기가
넘실거리기 때문이지
첫댓글 좋은 동시를 읽으면서 제 마음 한 켠에도 장미꽃을 피워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