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 흐른다.
비가 온 뒤 6월의 날씨는 더욱 깨끗하고 맑다.
6월의 바람이 살갑다.
살방살방 걷다가 6월을 안고 만지고 싶어 의자에 앉았다.
나는 유튜브로 1949년에 상영된 '내 마음의 고향' 영화를 본다.
전쟁 전 우리나라 무성한 숲의 산천과 삶이 잔잔한 물결이 되어 내가슴에 밀려든다.
내용이야 3살때 버려진 아이가 엄마를 엄마가 아이를 그리워하는 것인데
늘 그리움에 젖어 엄마를 찾던 아이가 나중에 커 스스로 제길 찾아가는 것이다.
내가 느낀 것은 76년전 사람들이 다 그랬을리는 없지만
이 영화에 출연한 사람들이 어찌 그리 소박할까
우선 말투도 단백하지만 말이 끝나면 상대가 토를 달지 않고 그대로 끝난다.
언어도 순수하지만 대화의 끝 마무리가 개운하다.
깊은 산에만 살아서 그런가
사람의 본성 그대로 善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몇 장면 아니지만 옛 서울의 여인을 오래 만에 만난다.
전쟁 전 내가 어렸을때
늘 집에서 살림만하던 서울 옛여인들의 모습을 본다.
그들은 예의 바르고 태도가 곱고 사용하던 언어가 고왔다.
그리고 평소에 자기가 듣기 싫은 소린 상대에게 가급적 피하던 생활 태도이다.
우리 어렸을때 동네 어른들은 다 아줌마, 아저씨였고
좀 더 어른은 아주머니로 불렀다.
그리고 대단한 집 여인도 아니고 보통집 아녀자도
아주 고령인 노인을 보면 "그랬습니다. 저랬습니다." 라고 대화를 했고
보통은 비슷한 또래도 "그랬어요. 저랬어요."
아랫사람에게도 생소하면 "그래요 저래요" 약간의 존칭을 썼다.
내가 어른이 되어 비슷한 나이의 지방 친구들이 친하다고 서슴없이
"야" "너"라는 호칭을 쓸 때 당황한 적이 있다.
지금은 내가 더 하지만..
여인들은 아침 일찍 눈뜨면 머리부터 손질해 쪽을 예쁘게 찌셨다.
누구 집에나 늘 장독이 반질 반질 했다.
장독대 옆에는 맨드라미 채송아 의숭아 분꽃 나팔꽃 그리고 추석 때
녹두 빈대 떡에 쓰일 열매인 치자를 위해 치자꽃은 어느 집에나 있었다.
또한 여름이면 집집마다 할머니 부터 아이 할 것 없이 여자의 손톱은
빨갛게 봉숭아꽃물을 들였다.
그리고 두달에 한번쯤 이부자리 만지느라 천을 푸새하고 다듬이질을 했다.
아무리 가난해도 흰 접씨에 음식을 조금씩 5첩 반상으로 깨끗하게.
실고추. 실파. 노란 깨를 동동 띄운 오이지 국물을 내 놓던 정갈한 여인들이다.
난 이 영화에서 옷 매무새가 단아한 엄마를 생각했고 내고향의 여인들을 만난 듯했다.
(산속을 헤메는 아이들.)
그리고 산속을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반가웠다. 아니 그리웠다.
서울은 좁은 골목이 꽉 차도록 많은 아이들이 땅에 털썩앉아 공기줍기 땅따먹기 제기차기
구슬따먹기 딱지치기 자치기 고무줄놀이 다방구를 하며 뛰어놀던 아이들 모습이 그리고
싸워서 울고 불고 난장판이던 지난 세월의 활기찬 애들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오늘 이 영화는 깊은 숲 속에 퐁퐁 솟는 시원한 물 마신듯 개운하다.
마음에 드는 영화 한편을 드니 어디선가 찔레꽃 향기도 은은히 흐른다,
어느 대단한 분들의 설교보다도 아름다운 인간의 본성인 휴머니즘,
순수한 인간상을 느끼게 해 주는 이 영화.
요즘 삶을 영위하느라 악착 같이 일에 몰두한 불가사의하고 신비롭기도
한 현대인들에게 이 영화는 느림의 미학으로 다가가 마음에 힐링이 될 것이다.
첫댓글 아주 좋습니다 👍 오늘도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되십시요
그린이님 안녕하세요
풀이 함초럼히 자라고 찔레꽃 향기 은은한 6월입니다
이런 날 보내기가 너무 아깝습니다.
밖에서 서서이다 나무 밑에서 놀다 영화를 봤어요,
좋은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인간의 본성이 녹아있는 울낭만선배님 글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시멘트처럼 이나 각박하기 이를데 없는 삶에 지쳐서 인지 우리네 사람들 인성도 예전과 달리 많이 변했습니다.
특히 아이들 인성은 아예 실종된 듯 보여 한편으론 매우 걱정스럽기 이를데 없습니다.
물론 가정 교육 잘 받은 반듯한 젊은이들도 많습니다만. ^^♡
수피님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건강하시고 활기차게 보내시리라 믿지만 그래도 안부를 묻습니다.
이제는 가정교육도 어렵고요 학교교육도 어려운 시대입니다.
그래도 천성이 고운 어진 민족의 유전자로 사회가 잘 굴러가고 있지요
사랑스런 수피님
늘 건강하시고 늘 즐겁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낭만님의 글에서
나의 부족한 부분을
느끼게 되고 배우게 됩니다
고맙고 감사 합니다
신종철님 안녕하세요.
6월입니다.
누구나 다 부족한 부분이 있지요.
그래도 이 6월의 바람을 즐기시며
아름다운 계절의 감각을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댓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십시요.
요즘은 매스컴 에서 하는대로 배우고 있지요
너무 똑똑한 얘들 말투도
우리 엄마도 평생 쪽 머리 하고 사시다 돌아가시기 몇년전에 커트 파마 하셨지요
낭만 선배님은 고즈넉한
옛 스러움도 또한 생기발랄한 현대의 모습도
두루 갖추고 계시니 멋스러운 여인 이십니다
안단테님
그래도 사회는 변해야하겠지요,
이 치열한 세계 경제 속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또 내가 살아서 남으려면
애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똑똑해야 되겟지요,
그래도 우린 아련하나마 아나로그 시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어
옛 시절을 돌아보곤 한답니다.
단 이러한 영화를 통해서라도 정신적인 힐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늘 곱게 늘 그대로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네~~
선배님 정말 하고픈 말씀을(제 생각)
멋지게 해주셨네요
시원한 청량음료
제게 주신것 같아 마음 상쾌!
기분 좋으네요...고맙습니다^^*
다시 저를 저미어 보아야 겠어요
(왠지 저도 거칠어 지는것 같아,,)
리릭님 안녕하셨어요,
안부를 드립니다.
리릭님께서야 늘 곱고 멋지시고 단아한 태도와 모습을 보여주시지요.
이렇게 오랜 세월을 같이 동행할 수 있는 것도 홍복이라 생각합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6월이 흐른다... 낭만 선배님의 감성짙은글 잘 보고 갑니다
영화 한편을 보시고 어쩌면 그렇게 섬세하게 살펴 쓰시는지...
그시절 힘들게 사셨던 친정어머님과
시어머님을 떠울려 봅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금송님
시어머니께도 온갖 정성을 다하셨고
하물며 수국 꽃도 20년을 꽃 피우신 분이십니다.
이런 존경스런 분의 댓글 받는 것도 홍복이라 생각합니다.늘 건강하십시요,
낭만님은 영화한편을 보아도 느낌이 많고 세밀 한데까지 보십니다
여자들 한복이 지금 화려함보다 무색옷 일지라도 단아한 모습이 보기좋고
어머니을 떠 올리게 하요
진골님
늘 차분하시고 조촐한 아름다운 마음으로 이글을 읽어주신 진골님이십니다.
이런 진골님과 함께 오랜 세월 같이 동행하는 것도 저의 과분한 복이라 생각됩니다.
늘 건강을 지키시어 오래도록 인연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갖습니다.
늘 아프지 말고 예쁘게 사십시요,
글을 읽으며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났어요 내 어머니도
그런 서울 여인이셨는데
외출 하실 때 하얀 모시한복에
하얀 고무신을 신고 양산을
쓰시고 외출 하시던 정갈한
어머니 모습이 어린 저에게도
참 아름다워 보였지요~^^
달님이라님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 안부를 묻습니다.
달님이랑님 어머님께서 외출하실 때 하얀 모시한복에 하얀 고무신을 신고 양산 받히시고
걸어가시는 뒷모습은 지금 생각하면 예술입니다.
정갈하고 단아하고 정말 아름다움 그 자체죠.
지금 우린 이런 분들을 간간이 생각하면서
그 분들에게서 서정적인 정서를 받으며 정신적인 힐링으로 살고 있죠.
달님이랑니 늘 건강하시고 늘 예쁘게 생활하십시요
흑백영화 인듯 합니다.
이따가 집에 들어가면 유투브에서 검색해서
봐야 겠어요.
그시절 우리나라 사람들 정서가 참 곱기도
하였습니다.
화려하지 않으면서 단아했던 우리 부모님
세대..할머니 세대 그리워 집니다.
무악산님 요즘 안부를 여쭙니다.
이 영화는 물론 흑백이라 더 우리 감성에 젖어 드는 것 같습니다.
한번 보십시요.
지금 생동감 있고 뛰는 듯 나는 듯 약동하는 삶의 그림자 뒤에는 있는듯 없는 듯한
아나로그 시대의 아름다운 그림자가 드리워져있죠.
늘 건강하시고 늘 즐겁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낭만 저녘먹고 유툽에서 마음의고향..영화를
보았읍니다.
우리들 정서에 딱 맞은 우리의 영화였습니다.
고맙습니다.
@무악 산 네 간간이 우리나라의 흑백 영화를 보면
현대 살아가는데 각박해지는 감성을 보듬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좋은 꿈 꾸십시요,
울 어무이가 하시던 일들을
고스란히 옮겨 놓았네요
시하님 삶이야기방에 생동감으로 토톡 튀는 글로 즐거움을 주셔서
늘 감사를 드리고 있지요,
그리고 어머님께서 반반한 생활을 하셨네요.
지금 생각하면 그분들의 생활은 예술이지요.
늘 잊혀지지 않은 아름다움입니다.
시하님 늘 건강하시고 늘 예쁘시게 생활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이글을 읽으면서 60년대 풍경들을 그려 보았답니다 ㅎㅎㅎ감사
지존님 바쁘신데 어떻게 댓글을...
늘 건강한 삶을 사시어 너무 보기 좋아요,
절대로 무리하지 마세요.
일이 많아도 줄이시고 알맞게 하시며 예쁘게 사십시요.
글을 읽으며 어린시절로 돌아갑니다.
산 동네에서 중과 고등학교를 보냈기에
산은 제게는 참 친숙한 단어입니다.
어린 시잘 산을 타며 놀았던 날들이 새삼 떠오릅니다.
선배 님의 글 처럼 시골은 아니었어도 힘들게 살아도
이웃의 정이 넘쳐나는 산동네였기에......
선배 님께서 감동을 선물한 영화 내 마음의 고향 한번 찾아 봐야 할 것 같아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예전엔 우린 늘 지방이건 서울이건 근처에 늘 산이 있었기에 즐겨 올라가 놀았었죠.
전 배봉산이 있어 즐겼고 또한 남산이 있어 자주 갔었죠
이 영화를 한번 보세요
잔잔한 물결처럼 그리움이 가슴에 밀려올 것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문명은 인간에게 편리를 주고,
예절과 양심을 앗아갔습니다
그래서 인간성이 상실된 세상을 살다 보니
편한데도 행복을 별로 못 느낍니다
자유노트님 맞습니다.
지금 옛날과 같다면 어찌 세계의 발 맞춤이 될 수있을까요.
변해야 되겠지요
그렇다면 사는데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당연히 잃어버리는 부분도 있으니
우리가 알면서도 안고가야 되겠지요,
다만 정신적인 힐링으로 아나로그시대를 즐겨 볼 수 밖에요,
자유노트님 늘 좋은 글을 올려주셔서 존경하는 마음으로 읽고 있습니다.
감사를 드립니다.
그 때 그 시절 서울의 모습입니다
낭만님께서 열거해 주신 놀이 외에도
말타기도 했지요(기둥마부, 세마부)
말까기도 했지요(비석치기)
동네골목마다 번데기 장수들이 다녔습니다
돌아가는 판에 바늘을 찍어서
나오는대로 주는대로 먹었지요
묵은 신문지도 갖다주고 바꿔 먹었습니다
모든 게 부족했던 그 시절이지만
소박했던 서울 사람들
지금은 악다구니처럼 험악하지요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릅니다
잠시 서울의 50년대를 보았습니다
굴레방다리 한성학교 옆 골목
한옥집이 즐비하던 그 시절
지금은 아파트촌이 됐습니다
옛날을 느끼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청솔님 들어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말씀대로 예전 아이들 놀이를 다 열거 했는데 비석치기 말타기가 있었네요.
그리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아이스케끼도 있었구요.
사람이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시절였어요.
늘 건강하십시요,
내마음의 고향
영화를 유튜브로 보셨다고 하시니 저도 보고싶네요
그것도
6월을 만지고 싶어 그늘의 의자에 앉아서 보셨다니
한 권의 책을 읽는 모습처럼 아름답습니다.
예전의 이조시대 부인들은 부부간에도 존대말을 썼지요.
저희들 어린시절에도
동네 어르신이 지나가면 다들 인사를 드렸고요.
푸새해서 이불호청이 펄럭이고 이불도 정갈하게 꿰매 덮고요.
물론 어머니들의 수고로 아버지도 삼베옷을 시원하게 입으시고요.
별꽃님의 댓글을 받으니 넘 좋습니다.
예전 선비들은 남자가 부인한테 존칭을 썼지요,
그리고 말씀대로 동네 어른들이 지나가면 인사를 반듯하게 드렸고...
어르신 좋은 시절은 아마도 그때가 아니였나 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당시 서울 여인들의 고운 모습이 생각나서 올려봤습니다.
늘 곱게 늘 건강하시게 늘 그대로 이시길 바랍니다.
@낭만 https://youtu.be/Jw4WFDq-uUg?si=ZlMrpEVWkdHHo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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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꽃님 사랑합니다.
이 사랑 낭만 영원하기를 빕니다.
국가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지금의 부강한 나라가 되어 잘 사는것 처럼 보이지만
자연이 급속도로 파괴되어 결국은 지구종말이 초읽기에 들어갓죠
아프리카처럼 너무 못사는것도 문제지만 너무 잘사는것도 결국은 스스로를 파국으로 몰고간 샘이죠
낭만님의 글 잘 보았습니다,옟모습의 사진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