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애비'(Dear Abby)는 인생 고충을 털어놓고 조언하는 칼럼이다. 한국인들이 영어를 공부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했던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펼치면 앞쪽에 이 칼럼이 편집돼 재미있게 읽었던 추억을 간직한 이들이 많다. 영어 전문을 필사하며 영어를 익히는 모임이 국내에도 있을 정도다.
지금은 애비게일 반 뷰렌이 집필하는데 집필자의 본명은 진 필립스(83)다. 그녀의 어머니 폴린 필립스가 1956년 1월 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직접 전화를 걸어 "내가 주부이긴 하지만, 현재 지면에 나오는 어떤 칼럼니스트보다 더 잘 쓸 자신이 있다"고 해 주당 20달러에 기용했다. 칼럼이 연재된 지 3주 만에 신디케이트를 통해 미국 전역의 일간지에 배포되기 시작해 이제는 전 세계 1400개 매체에 실려 1억 1000만명이 애독하는 칼럼이 됐다. 뉴욕 타임스(NYT)에 따르면 지금도 이 칼럼에 실어 달라고 한 주에 1만 건 이상이 답지한다. 우리에겐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 앞쪽에 편집돼 있던 것이 기억에 새겨져 있다.
2002년 어머니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아 펜을 내려놓았고, 딸이 그 때부터 이어 쓰고 있다. 어머니는 2013년 1월 17일 눈을 감았다.
뉴욕 포스트에 13일 게재된 아래 내용이 눈길을 끌어 소개한다.
DEAR ABBY: 47년을 함께 한 우리 아내가 16개월 전에 세상을 떠났는데 그녀는 많은 해 장애를 안고 살았다. 난 끝까지 그녀를 돌봤다. 마음을 다해 그녀를 사랑했다. 그녀가 떠난 지 9개월 뒤, 난 또래의 다른 여성과 연결됐다.
아들이 둘 있는데 마흔세 살과 마흔여섯 살이다. 둘째 아들과 내 동년배들은 내가 여생을 함께 할 누군가를 찾아냈다며 행복해 한다. 혼자 지내는 게 내겐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 큰아들은 그 뒤로 내게 말을 걸지도 않고 공공 행사 도중 내가 여자친구 이름을 입에 올리자 뛰쳐나가버렸다. 그는 내가 여생을 혼자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큰아들이 노골적인 행동을 한 뒤 문자를 보내 항상 사랑할 것이며, 내 인생에 새 숙녀를 갖게 된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 아들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란 뜻을 전했다. 어쩌면 내가 지나쳤는지 모른다. 그 뒤로 녀석의 소식도 듣지 못했고, 두 달 동안 우리 손주들도 보지 못했다.
난 같은 문제를 갖고 있는 홀아비들을 알고 있다. 난 우리 자식들이 그렇게 생각이 없는지 믿기지가 않는다. 난 일생을 함께 한 사랑을 잃은 많은 이들이 새로운 사랑을 찾는 데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난 남은 여생을 홀로 보내고 싶지 않다. 내가 틀렸나? 우리 아들한테 사과해야 하나? — 난 누군가를 찾아내 기쁜데(GLAD I FOUND SOMEONE)
DEAR GLAD: 아들에게 한 일을 말했을 때 당신은 어쩌면 많이 거칠어졌는지 모르지만, 그가 당신 숙녀 친구를 언급하면서 소란을 피웠을 때 그가 선을 한참 벗어난 것이었다. 당신은 아들의 어머니가 이 지구에 살고 있는 한 사랑했고 돌봤다. 당신은 대단한 남편이며 파트너였으며, 당신 삶을 충일하게 살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누구에게도 사과할 빚을 지지 않는다. 이 일을 이해할 만큼 충분히 성숙한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을 자축하세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