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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미셀 팽송
저자 미셀 팽송는 모니크 팽송 샤를로와 부부 사회학자로 25년 넘게 프랑스 상류층, 특히 부자계층의 조직과 생활상과 이들의 집단심리를 연구해 왔다. 국립사회과학연구소에서 연구생활을 계속해 왔고, 주요 저서로 ‘고급 주택가’‘부르주아 지역과 기업 지역’‘대부호와 가족왕조’‘부유층 사회 여행일지’‘새 기업주들과 신생왕조’‘부르주아지 사회학’‘파리의 사회학’ 등이 있다.
역자 : 장행훈
역자 장행훈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59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외신부장 편집국장 출판국장 논설위원 이사를 지낸 언론인이다. 파리 제1대학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두 차례 동아일보 파리특파원과 유럽총국장을 지냈고 1992년 프랑스 정부 문화훈장을 받았다. 동아일보 퇴직 후 초대 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언론광장 공동대표로서 여러 매체에 언론발전과 언론의 올바른 사회적 역할을 설파하는 글을 활발하게 쓰고 있다.
한국독자들에게 드리는 추천의 글 -목수정.작가
시작하는 글
부자들의 축복 속에 당선된 대통령
부자들의 일방적 우세
적의 정체를 파악하라
1 당선축하연에 모인 대통령의 재벌 친구들
초호화 파티에 모인 상장 40대 기업 오너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소수 지배서클
수도원행 취소하고 요트로
2 부자들을 지켜라
조세상한제로 부자들을 보호하다
부자들에 유리한 세법
조세상한제의 수혜자들
눈속임이 된 조세상한제
부자들의 환심 사는 세금정책
부자들을 위한 탈세 구멍
불평등을 심화시킨 감세정책
부자들을 살찌우는 감세 틈새
세금상한선의 부자 수혜자들
합법적인 감세구멍
부자 상속인들을 위한 면세
상속
증여
부자들에게 돌아가는 세제혜택
3 소수 엘리트의 손에 들어간 권력
엘리트 네트워크
거미줄처럼 연결된 기업 이사회
업계와 정계를 넘나드는 엘리트 권력
정권의 하수인이 된 검찰
이념보다 이익을 중시
지배계급의 이익
의리 있는 대통령
친구들에게 훈장으로 보답하다
대통령의 친구들-보스 대통령
누가 뭐라고 해도 친구는 챙긴다
돈보따리로 보답한다
편법을 굳이 감추지 않는다
초법적인 타피 일병 구하기
1억 유로 특혜지원
국제 외판원으로 나선 대통령
돈의 숭배자들을 위한 패거리법
과두권력의 특별 주거지
사교계
부자들끼리 모여 산다
4 텔레비전을 통치의 도구로
민영 TV 중간광고 허용
텔레비전 개혁에 숨은 동기
텔레비전을 권력의 도구로
공영 텔레비전 장악하기
무리한 법 집행
말의 성찬
도처에 매복한 브로커들
특혜자 명단의 대통령 친구들
초법적인 나눠먹기
5 기업변호사 니콜라 사르코지
변호사를 정치적 발판으로
권력의 필수조건이 된 법률지식
권력욕을 키우는 성장환경
권력의 중심에 들어온 기업변호사들
6 공과 사를 구분 않는 대통령
대통령 장모 별장 정화조 사건
대통령 부부의 사생활
지방선거에 뛰어든 대통령
뇌이 시장 선거
대통령 측근들의 이전투구
여당 승리
랑베르 호텔 분규
편법특혜로 화를 부르다
밀실타협이 키운 논란
거리낌 없는 권력남용
토목으로 세우는 위대한 파리
대학생 아들을 경제단체장에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대통령
팽창하는 위대한 도시 파리
사르코지의 토목 지상주의
파리 개발 총동원령
불균형 키우는 파리 개발계획
부자 기업인들의 대변자
7 파리 역사 산책
역사적 축
부유한 가문의 명품 주거지
극명한 빈부차별
과두권력이 세운 고층빌딩 숲
권력집중
신도시에 등장한 파리 주소
아들을 앞세운 대통령의 욕심
인맥에 갇힌 대통령
사르코지 왕조의 정치적 기반
엘리제로 진출한 오-드-센 인맥
금융거래소로 변한 서민주택단지
탐욕의 도시
건축물의 걸작 그랑드 아르슈
특권을 가르치는 대학
밀려나는 서민들의 터전
약진하는 부동산 기업들
낭테르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
오-드-센의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8 교묘한 화술
서민주택 단지와 대통령의 약속
서민주택 거주 비율 무시하는 대통령
이중잣대
금융세계화에 멍드는 서민들
겉만 번드르한 대통령의 말
조세피난처를 끝장낸다고?
허풍으로 끝난 조세피난처 처리
부자들에게 꼭 필요한 조세피난처
조세피난지에 진출한 프랑스 은행들
조세피난처를 두둔하는 대통령
가장무도회
은행에 관한 소설 같은 이야기
공적자금으로 살아난 은행과 기만당한 국민
정부와 은행의 유착관계
고통은 서민들의 몫
늘어나는 공공부채
사르코지주의의 핵심은 금전숭배
결론, 무엇을 할 것인가?
부자들의 이익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되찾자
노동의 가치를 무시하는 부자 가치관
개인주의의 가면을 벗어던지자
과두권력의 정체를 추적하라
정치인의 겸직을 금지하라
법으로 겸직금지 명문화하라
정치 무관심을 부추기는 정치현실
무시당하는 서민들의 표심
금융 과두권력에 종지부를 찍자
은행을 국유화하라
증권시장을 폐쇄하라
부자들의 세금을 더 거둬라
맺는 말: 부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해제: 한국과 프랑스의 닮은꼴 대통령-장행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반면교사 사르코지를 통해 MB를 본다 -파리에서 작가 목수정
2011년 프랑스 최고의 책-르몽드
(부자들의 대통령 십계명)
1 재벌오너들과 친구로 지내라
2 세금으로 부자들을 지켜라
3 누가 뭐래도 측근은 챙겨라
4 공과 사를 구별 말라
5 검찰을 권력의 하수인으로 만들어라
6 권력은 소수 엘리트의 손에 맡겨라
7 언론을 장악하라
8 토목으로 승부하라
9 부자동네에 투자하라
10 이념은 상관말라 정권만 지키면 된다
2007년 프랑스와 한국에 부자들의 대통령이 탄생했다. 사르코지와 이명박. 두 사람은 후보시절 자국의 국민들에게 부자가 되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들이 부자가 되기 위해 거쳐 간 길로 국민들을 인도해 줄지 모른다는 기대감. 그들의 삶의 맥락이 지니는 유난스런 박진감은 사람들로 하여금 도박을 걸게 했다. 그러나 그들이 한 약속 속에 주어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깨닫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미 부자였던 극소수의 사람들이 더 큰 부자가 되었을지만 나머지 사람들의 상황은 심각하게 악화되어 간 것이다.
측근과 부자들의 대변자가 된 대통령
이 책은 25년 전부터 부자들의 행태를 연구해 온 프랑스 사회학자인 저자들이 부자들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집행하는 대통령 사르코지의 행적을 기록한 사회학적 보고서이다. 저자들은 사르코지가 대통령직에 오른 바로 다음 날부터 사르코지가 부자들에게 안긴 선물의 명세를 낱낱이 기록함으로써 사르코지가 얼마나 성실하게 부자계급을 위한 충직한 하수인으로 봉사하고 있는지를 밝혀내고 있다. 사르코지가 다음 선거에서 낙마하더라도 정치, 경제, 심지어는 문화적인 권력까지 독식하는 극소수의 백만장자 카르텔은 언론을 장악해 시민들의 눈과 귀를 유린하고, 또 다른 대타를 찾아 그의 자리에 앉힐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책은 사르코지가 국민 전체의 이익을 챙기기보다는 부자와 자기 측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통령임을 보여준다. 은밀히 만나도 구설수에 오를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이제 공공연히 만나고,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뻔뻔해졌다. 이것이 바로 공과 사를 구분하지 않고 기업체 사장처럼 국가를 운영하는 사르코지즘의 본성이다.
저자들은 소수 특권세력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일반 서민들이 나서서 좀 더 넓고 단단한 결속력을 가진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더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서민들의 공동전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과 프랑스의 닮은꼴 대통령
이 책에서 쓰고 있는 사르코지에 대한 비판은 나라와 대통령의 이름만 우리 것으로 바꾸면 그대로 들어맞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사르코지를 반면교사로 삼는 대신 닮고 싶은 모델로 삼은 탓일까? 아니면 두 나라의 보수 우익 정권이 공유하고 있는 DNA 탓일까.
이 책은 부자들의 대통령이 얼마나 민주주의에 역행하고 있으며, 소수 부자집단이 자기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떻게 단결하고 있는지를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우롱하는 소수 과두정권의 월권에 저항하고, 이러한 소수 정권이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일반시민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그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독자들에게 드리는 추천의 글>
-목수정. 작가
부자들이 만든 부자들의 대통령
2007년 프랑스와 한국에 ‘부자들의 대통령’이 탄생했다. 사르코지와 이명박. 두 사람은 후보시절, 자국의 국민들에게 부자가 되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들처럼 부자가 되는 길로 국민들을 인도해 줄지 모른다는 기대감. 그들이 살아 온 길이 보여주는 유난스런 박진감은 사람들로 하여금 도박을 걸게 했다. 그러나 그들이 한 약속 속에 주어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깨닫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 책은 25년 전부터 프랑스의 부자들의 행태를 연구해 온 사회학자 인 팽송 부부가 부자들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집행하는 대통령 사르코지의 행적을 기록한 사회학적 보고서이다. 저자들은 사르코지가 대통령직에 오른 바로 다음 날부터 사르코지가 부자들에게 안기는 선물의 명세를 낱낱이 기록해 가면서 사르코지가 얼마나 성실하게 부자계급을 위한 충직한 하수인으로 봉사하고 있는지를 밝혀낸다. 사르코지가 다음 선거에서 낙마하더라도 정치, 경제, 심지어는 문화적인 권력까지 독식하는 한줌의 백만장자 카르텔은 미디어를 장악해 시민들의 눈과 귀를 유린하고, 또 다른 대타를 찾아 그의 자리에 앉힐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금도 프랑스의 모든 공공건물 입구에 돌로 새겨져 있는 자유, 평등, 박애의 세 단어는 이미 200여년 전 혁명으로 쟁취되어 뿌리내린 가치가 아니라, 매일 매일 뼈가 부딪히도록 싸우며 완성해 나가야 할 가치이다. 이 책은 그 소중한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한쪽 구석에 몰려 있는 서민계급이 어떤 전략으로 이 상황을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대안들을 명쾌한 목소리로 제시해 준다.
부자들의 대변자
“계급투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것은 현실이다. 그러나 이 전쟁을 주도하는 것은 내가 속한 부자 계급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부자로 꼽히는 워런 버핏은 현재 진행 중인 계급간의 갈등을 이처럼 명확하게 표현한다. 또한 자신이 속한 계급이 이기고 있음을 숨기지 않는다. 계급투쟁은 언제나 크고 작은 폭으로 역사 속에서 진행 중이었다. 지금 벌어지는 계급투쟁은 매우 노골적이며 전면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놀라움이 더하다.
부자들의 대변자를 자처한 사르코지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프랑스에서 이 계급투쟁은 실로 장대한 규모로 펼쳐진다. 사르코지는 당선 직후 수개월에 걸쳐 부자들에게 풍성한 선물을 안긴다. 먼저 최고 훈장 레종 도뇌르를 이런저런 기업가 친구들, 자신의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고, 친분을 맺은 지인들에게 듬뿍 안긴다. 조세상한선을 낮추어 부자들의 세금 고통(?)을 덜어주고, 상한선을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 세금 환급과 상속세를 면제해 주었다. 로레알의 상속녀로 외동딸과의 재산분쟁으로 유명세를 치른 릴리안 베탕쿠르는 무려 450억원 가량을 세금 환급금으로 돌려받았다. 정부와 공기업의 전략적 요직에 이들을 두루 임명한 것은 물론이다. 국영방송국 사장의 임명권을 대통령 직속권한으로 바꿈으로써 언론에 대한 지배력을 확고히 하는 동시에, 공영방송의 광고를 폐지함으로써 광고수입이 그의 친구들이 사주로 있는 민영방송으로 흘러가는 길을 열어 주기도 했다.
사르코지 정부는 또한 2008년 가을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 프랑스 은행들에 1천 2백억 유로를 긴급투입하기도 한다. 이는 프랑스 정부가 재정적자의 주원인인 듯 주장하는 사회보장 부분 적자의 6배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 지원의 대가로 은행들은 본연의 임무인 개인과 기업, 그리고 지자체들에게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 주기로 약속했고, 은행간부들의 보수 한도를 정하기로 했으나, 은행간부들은 여전히 높은 연봉과 스톡옵션을 받아 챙겼고, 타락한 은행은 돈 투기로 여전히 세월을 탕진했다. 정부의 막대한 투자에 힘입어 2009년 파리바 은행은 60억 유로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그 중 10억 유로는 간부들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었고, 정부의 금고는 텅텅 비어갔다. 정부는 비어가는 금고를 은행들이 낸 이익에서 환수하는 대신, 공공부문 지출을 축소하고 서민들의 삶의 기반을 쪼개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했다. 2010년 가을을 온통 장기파업과 집회로 물들게 했던 국민연금개혁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당시 파업과 시위 현장을 지배하던 구호는 ‘우리는 계급투쟁 중이다’였다. 눈이 밝은 사람들이 찾아낸 이 한 줄의 구호는 시위에 나선 사람들에게 계급전쟁이 시작되었음을 알렸다. 전례없이 치열한 계급투쟁 속에 우리 모두가 발을 담그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깨우쳐 준 것이다.
부자들의 카르텔
헝가리 이민 2세로 파리 근교의 부촌 뇌이에서 살며 부유층 학교를 다닌 사르코지는 이 부자들의 근거지 안에서 가장 낮은 계급에 처해 있었다. 그의 주변에는 조상 대대로 대저택을 소유하고 막대한 자산을 소유한 명문가들이 즐비했다. 사르코지는 그런 가문의 자녀들과 친분을 맺으며, 그들의 카르텔 안에서 특혜를 누리는 삶에서 쾌감을 느끼면서도 그들 중 가장 열등한 환경을 가졌다는 사실을 직시했다. 그래서 그는 더 큰 권력을 향한 야심을 키우게 된다. 최고의 권력을 차지해 자기보다 더 큰 부자 친구들에게 복수를 하기도 하고, 그들에게 특혜를 베품으로써 부자 카르텔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하게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팽송 부부는 국립사회과학연구소(CNS)에서 일하면서 부자들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다른 학자들은 대부분 빈민지역,극빈자들을 사회적 연구의 대상으로 삼았고 부자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팽송 부부는 계급간에 벌어지는 불확실한 투쟁에서 상대의 수단과 방법이 무엇인지, 그리고 정체를 파악하는 것이 필수라고 파악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부자들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고,‘부자들의 대통령’은 이들이 함께 쓴 16번째 저작이다. 이 책은 지난 1년간 10만부 넘게 팔려나가면서 사르코지 정부의 위선을 폭로하는 선봉에 섰다.
그들이 분석한 바에 의하면 현대의 권력자인 부자들의 무기는 물리적 힘과 생산수단인 재산 외에도, 지식, 특히 계량화된 금융 노하우가 있다. 금융 중심으로 세계화된 경제체제는 돈의 제국주의에 대한 접근 코드를 소유한 자들에게만 유리한 제도이다. 접근 코드를 소유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한 국민들에게 이 신자유주의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절망의 낭떠러지며 헤어나올 수 없는 깊은 불만의 우물이다. 이러한 상황은 사회 저소득계층의 저조한 투표율, 그리고 부자계층의 맹렬히 연대하는 높은 참여수준의 계급투표로 나타났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뇌이시는 집권당 UMP에게 83%의 표를 던졌다.
최근 프랑스 노동현장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임금노동자들의 자살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급격한 민영화와 구조조정을 겪은 프랑스 텔레콤은 매년 2008년부터 30여명의 직원들이 도미노 자살이 매년 이어지고 있다. 노동현장에서의 자살은 자본 자체가 권력에 몰입된 신자유주의 체제의 폭력적인 징후 가운데 하나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신자유주의 체제로의 급격한 변환을 겪은 후 세계1위의 자살국으로 진입한 우리사회는 가장 격렬하게 신자유주의의 병리현상을 앓고 있는 집단이기도 하다.
반면교사 사르코지
저자는 은행을 국유화하고 증권시장을 폐쇄할 것. 가장 불공정한 세금인 부가가치세를 폐지하고,부자들로부터 세금을 더 거둘 것을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힘주어 주장하는 것은 부자들의 행태를 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부자들은 계급투쟁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명백하게 인식하고 있고, 자기들끼리 강력하게 연대하고 단결한다. 그들로부터 유린당하는 노동자계급이 연대하여 통일된 공격세력을 창출하지 않고는 지금처럼 심한 불평등과 불의는 제거될 수 없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부자들의 철저한 대변자를 자임하는 사르코지의 행적을 기록한 이 책은 읽는 동안 부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철저하게 연대하고 있는지를 보고 소름이 돋을 정도이다. 소위 혁명의 나라에서 최고 권력자에 의해 벌어지는 민주주의 유린의 파노라마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동시에 신자유주의라는 타락하고 독성이 가득한 자본주의가 한 사회를 어떻게 병들게 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반면교사 사르코지의 행적을 통해 우리는 우리사회가 앓고 있는 유사한 문제의 해법을 가늠해 볼 수 있다.
2012년 한국은 총선과 대통령선거 등 부자계급과 서민계급간 거대한 한판 승부를 앞두고 있다. 이 책은 상대가 전열을 가다듬는 동안 한국의 시민계급이 섭취해 두면 좋을 흥미진진하고 영양가 높은 사회학적 강장제 역할을 할 것이다.
-2012년 1월 파리에서 목수정
<해제>
프랑스와 한국 대통령의 닮은꼴 과두정치
-장행훈 언론인.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미셀 팽송과 모니크 팽송-샤를로 부부가 공동집필한 ‘부자들의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출판돼 화제가 되고 있다는 르몽드 신문기사를 처음 접한 것은 2010년 가을이었다. 인터넷으로 매일 르몽드를 보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그보다 9개월 늦게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이 사고방식이나 추구하는 정책이 아주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유감스럽게도 좋은 점보다는 나쁜 점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었다. 이명박 대통령(MB)이 강남 부자를 지칭하는 ‘강부자’ 대통령으로 불렸다면 사르코지는 ‘부자들의 대통령’이라는 조소를 받고 있었다. 그래서 ‘부자들의 대통령’이라는 책이 나와 화제라는 르몽드의 보도를 보는 순간 그에게 딱 어울리는 책이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곧 이명박 대통령을 생각했다. 두 사람이 닮은 점이 너무나 많다고 생각해 왔기에 내가 생각했던 대로 MB와 닮은 사르코지의 모습이 그 책에 그려져 있을까 궁금했다. 그래서 얼른 책을 구해 읽어 보고는 내 예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 독자들에게도 알리고 싶었다. 이 책이 사르코지의 친 부자 정책이 왜 나쁘며, 어떻게 하면 소수의 부자권력을 막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그 처방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르코지는 텔레비전을 이용하고, 언론을 잘 조종해서 대통령이 됐다는 것이 프랑스 언론의 평가다. 그는 언론사 사주들을 친구로 두고, 기자들을 잘 다루어 하루도 언론에서 그의 말이나 행동이 뉴스가 되지 않는 날이 없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미디어 정치인이다. 그러나 어떻게 된 건지 그에 대한 언론의 평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당연히 그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았다. 그의 지지도는 2011년 10월 10일 현재 32%로 취임 이후 최저이다. 2007년 5월 취임한 이래 지금까지 4년 반 동안 사르코지를 다룬 책이 30권 가까이 된다. 사르코지는 논란의 인물이었다. 그 때문인지 그를 좋게 다룬 것보다는 그를 비판한 책이 훨씬 더 많다. 지금까지 나온 사르코지 책의 완결판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이 책은 과장된 표현을 절제하면서도 사르코지의 정책과 그의 사람 됨됨이를 생채해부 하듯이 하고 있다. 엘리제궁이 이 책을 보고 떨었으리라는 한 잡지의 서평에 공감이 간다.
이 책에서 쓰고 있는 사르코지에 대한 비판은 나라와 대통령의 이름만 우리 것으로 바꾸면 그대로 들어맞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사르코지를 반면교사로 삼는 대신 닮고 싶은 모델로 삼은 탓일까? 아니면 두 나라의 보수 우익 정권이 공유하고 있는 DNA 탓일까?
이 책은 정치평론가가 쓴 평가서도 아니고, 그를 예찬하거나 싫어하는 작가의 주관적 에세이도 아니다. 저자는 프랑스 국립사회과학연구원(CNRS)의 원로 사회학자 부부이다. 두 사람은 사르코지에 관해서 학문적으로 치밀하게 조사하고 분석한 연구결과를 이 책으로 내놓았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대통령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숨은 메시지를 담았다. 70세를 바라보는 원로 사회학자 부부가 연구생활을 마감하면서 마지막으로 심혈을 기울인 진지한 결과물인 것이다. 그래서 ‘부자들의 대통령’이라는 책 제목 옆에 ‘니콜라 사르코지의 프랑스에서 벌어지는 과두정치에 관한 연구’라는 묵직한 부제를 달았다.
미셀 팽송과 모니크 팽송-샤를로 두 사람 모두 사회학자로 25년 간 프랑스 상류층, 특히 부자계층의 조직과 생활상, 이들의 심리를 공동으로 연구해 온 부자 전문가들이다. 두 사람은 그 동안 ‘고급 주택가’ ‘부르주아 지역과 기업 지역’ ‘대부호와 가족 왕조’ ‘부유층 사회 여행일지’ ‘새 기업주들과 신생 왕조’ ‘부르주아지 사회학’ ‘파리의 사회학’ ‘기회를 잡은 백만장자들의 꿈과 현실’ 등의 저서를 출판했으며 ‘부자들의 대통령’은 두 사람의 18번 째 연구물이다. 이 책이 출간된 뒤 팽송 부부는 파리의 유명인사가 돼 각종 모임의 초청연사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책은 사르코지가 대통령으로서 국민 전체의 이익을 챙기기보다는 부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공언하고, 대통령이 부자들의 세금을 대폭 감소하는 조치를 체계적으로 추진했다고 비판한다. 사르코지는 엘리제궁에 들어가자 곧바로 부자들에게 최대한세를 적용하고, 그 세율을 60%에서 50%로 인하해서 부자들에게 큰 혜택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절세조치를 마련해서 그들에게 가능한 한 세금을 내지 않는 길을 열어주었다. 2003년에 418개이던 면세 틈새가 2008년에는 486개로 늘어나 그로 인한 국고수입 감소액이 500억 유로에서 730억 유로(약 110조원)로 늘어났다. 국고 수입의 27%에 해당하는 돈이다.
부자 감세 정책의 결과로 2001년 GDP의 57%이던 연간 재정적자는 사르코지가 취임한 2007년에는 64%로 증가했고, 2010년에는 84%로 급증했다. 국가부채가 증가한 것은 불문가지이다. 그러다 마침내 2011년 10월에는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프랑스의 국가신용도를 AAA에서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사태를 맞게 됐다.
사르코지가 부자들의 대통령인 것은 2007년 5월 6일 밤 그의 당선 축하 연회가 열린 푸케츠 바리에르 호텔에 참석한 인사들의 면면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대통령의 당선 축하 연회에 정치인보다 대기업 오너들이 더 많았는데, 이들은 모두 대통령의 친구로서 여러 혜택을 누리고, 거액 공사의 수주를 맡았다. 그리고 레종 도뇌르 훈장도 받았다. 과거 같았으면 은밀히 만나도 구설수에 오르던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이제 공공연히 만나고, 사람들의 눈을 전혀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뻔뻔해진 것이다. 두 학자는 프랑스 제5공화국 출범 이후 지금처럼 돈이 정치를 지배하던 때는 일찍이 없었다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또 사르코지 대통령이 자기 측근을 챙기는 데는 아주 철저하고, 자신이 대통령이 되기 전 뇌이 시장과 오-드-센 도의회 의장 시절 부렸던 사람들을 대통령이 된 이후 엘리제궁과 중요 공직에 마구 임명해서 패거리 인사를 했다고 비판한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국가를 기업처럼 운영하는 사르코지주의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저명한 언론학자 피에르 뮈소 교수는 국가운영을 기업경영과 혼돈하는 국가지도자로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와 프랑스의 사르코지를 지목하고, 이들의 행태를 사르코-베를루스코니즘이라고 명명했다.
사르코지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가장 두드러진 예 가운데 하나는 이제 대학을 갓 나온 자기 아들을 파리 근교의 프랑스 기업중심지인 데팡스 개발공사의 사장에 임명하려고 무리수를 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여론의 ant매를 맞고 결국 계획을 포기하지만 이것은 상식적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추태라는 언론의 비판을 받았다. 목전의 이익에 눈이 가려 공과 사를 가리지 못한 것이다. 이런 스캔들이 쌓이면서 사르코지의 이미지를 추락시켰다.
이런 것들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연상시키는 사르코지의 스캔들이다. 일반적으로 돈과 이익 앞에서 판단력이 흐려지는 사업가 출신 정치인들이 범하기 쉬운 행동이다. 베를루스코니 역시 사업가 출신이어서 몸에 밴 버릇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그러나 사르코지는 처음부터 정치를 한 사람이지 기업인이 아니었다. 이러한 그에게서 기업인과 유사한 행태를 보는 것은 예상 밖이다. 그 원인을 찾는다면 그가 이익을 우선하는 기업변호사 출신인 것과 연관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튼 ‘부자들의 대통령’은 사르코지가 기업변호사로서 그다지 떳떳치 못한 행동을 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르코지는 언론을 다룰 줄 아는 정치인이다. 그래서 그는 정치인에게 텔레비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국영텔레비전 사장에 자기 사람을 앉히려고 무척 애를 썼다. 그는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방송위원회(CSA)에서 추천한 인물을 대통령은 임명장만 수여해 오던 것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물론 야당과 언론의 반발이 거셌다. 그러나 여당이 하원의 다수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법 개정은 그의 뜻대로 이루어졌다.
사르코지는 국가가 1백 퍼센트 주주인 공영방송의 사장을 국가의 수장인 대통령이 임명하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논리를 폈다. 야당과 언론의 반대가 심하자 상하 양원의 문화언론분과위원회에서 5분의 3이 반대하면 임명을 취하하겠다는 양보안을 내놓기도 했다. 야당인 사회당은 대통령의 공영방송 사장 임명이 위헌이라며 헌법위원회에 제소했지만 여당 성향의 위원이 다수인 헌법위원회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정부를 감시할 임무를 띤 방송사 사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헌법위원회 위원의 의견이 언론에 보도되자 사르코지도 무리하게 자기 사람을 고집하지 않고 중립적인 인물을 임명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기도 했다.
그러나 언론을 자기 마음대로 다루어 온 사르코지이기 때문에 언론 간섭의 버릇을 아주 버리지는 못했다. 프랑스 텔레비전 앵커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민영방송 TF1의 파트릭 푸아브르 다보르(PPDA)가 대통령에게 무례한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TF1 사장이며 자기 친구인 마르텡 부이그를 통해서 앵커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TF1의 보도국장 임명을 방송사가 아닌 엘리제궁에서 발표하도록 사르코지가 TF1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사르코지는 은혜를 잊지 않는 정치인이다. 그래서 자신을 대통령에 당선시키는 데 공이 많은 상업텔레비전에 보답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2008년 1월 사르코지 대통령은 돌연 프랑스의 공영방송도 영국의 BBC처럼 상업광고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공영방송이 상업광고에 의존하는 것은 방송의 독립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명분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속셈은 다른 데 있었다. 공영방송에서 내보낼 수 없는 광고를 자신을 도와 준 상업방송국에 몰아 줄 계산이었던 것이다. 이미 한두 달 전에 TF1방송이 사르코지에게 공영방송의 광고폐지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그의 속셈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이 책은 부자들의 대통령이 얼마나 민주주의에 역행하고 있으며, 소수 부자집단이 자기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떻게 단결하고 있는지를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우롱하는 소수 과두정권의 월권에 저항하고, 이러한 소수 정권이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다수 서민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그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팽송 교수 부부가 이 책을 펴낸 것도 바로 이 처방을 제시하기 위해서였다고 볼 수 있다. 저자들은 그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결론에서 ‘부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하고 그 해답을 제시한다. 앞에서 많은 예를 들어 설명한 부자들의 생리를 바탕으로 해서 내린 처방이다. 어느 의미에서 이 책의 본론은 이 결론을 말하기 위한 예비지식이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결론에서 저자들은 니콜라 사르코지가 국가의 정상에서 부자들의 정치적 대변자가 노릇을 하고 있다고 규정한다. 그리고 이들 과두권력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일반 서민들이 나서서 좀 더 넓고 탄탄하고, 강한 결속력을 가진 전선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더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한 정책전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수 부자 집단의 과두정권에 맞서기 위해 서민 대중이 뭉쳐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은 한국의 진보민중 세력에 주는 교훈이기도 하다. 소수의 보수세력이 이끄는 과두정권의 전횡을 막기 위해 한국의 진보세력이 취해야 할 행동원칙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란 생각이다.
끝으로 번역에 관해서 몇 마디 독자들의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 ‘부자들의 대통령’은 프랑스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기 때문에 한국 독자들이 읽기에는 다소 생경한 내용들이 없지 않다. 특히 우리에게 생소한 지명과 인명, 거기에 프랑스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프랑스 뉴스를 계속 접하지 않은 한국 독자들에게는 쉽게 이해가 안 되는 사례들이 적지 않게 소개돼 있다. 따라서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프랑스 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은 의도적으로 생략한 부분들이 있음을 밝힌다. 독자들의 이해를 구한다.
-2012년 1월 장행훈
첫댓글 미셀 팽송 , 모니크 팽송 샤를로 지음 / 역자 장행훈 옮김 / 출판사 프리뷰 | 2012.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