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세돌!
박영훈의 '선실리 후타개' 작전은 이세돌의 강력한 공격력 앞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25일 열린 제17기 GS칼텍스배 결승 5번기 제1국에서 이세돌 9단이 박영훈 9단을 상대로 125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뒀다.
백을 든 박영훈 9단은 초반 세 귀의 실리를 굳히며 중앙 백대마 타개에 승부를 걸었다.'죽느냐 사느냐'가 문제인 듯 싶었지만, 공격 도중 흑도 실리를 만회하며 굳이 안 잡아도 충분한 형세가 되었다. 이세돌 9단이 결국 하변 백대마를 포획하자 박영훈 9단도 더 버티지 못하고 돌을 거뒀다.
복기에서는 백의 삭감이 너무 깊었다는 의견을 나눴고, 이후 좌상귀에서 실리를 심하게 챙긴 것이 패인이라고 지적했다.
박영훈 9단은 대국이 개시된지 18분이 지나자 먼저 초읽기에 몰렸다. GS칼텍스배는 제한시간 10분에 4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대부분의 본선대국은 2시간 남짓 진행되었지만, 이 대국은 1시간 8분만에 종료된 단명국이었다.
사이버오로 대국실에서 해설을 맡은 김영삼 9단은 "중앙을 잡으러 간 이후에는 이세돌 9단의 독무대였다. 흑의 완승국이다."는 총평을 남겼다.
2007년 도전기제였던 제12기 GS칼텍스배에서 박영훈 9단은 2패 후 3연승으로 이세돌 9단을 꺾고 타이틀을 차지했었다.
이후 이 대국까지 총 9번 대국을 가져 이세돌 9단이 7승 2패를 기록했다. 두 대국자의 역대전적도 20승 13패로 이세돌 9단이 7승 앞섰다.
이세돌 9단은 지난 역전패에 관해 "1~2년 전의 바둑도 아니고 이제 5년이나 지나 기억도 희미하다."면서 "좋은 바둑을 둔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또 "초반은 개인적으로 기분이 안 좋았다. 중앙이 두터워지면서 유리함을 느꼈고, 대마는 잡았다는 확신은 없었다. 다만 살려줘도 형세가 좋다고 생각했다."고 총평하며 "5번기의 1국과 3번기의 1국은 차이가 크다. 기선을 제압했다는 정도"라며 승리소감을 전했다.
결승 2국은 4월30일 오후 7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펼쳐지며 사이버오로 대국실에서 송태곤 9단의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매일경제신문과 매일경제TV, 바둑TV가 공동주최하고 (주)GS칼텍스에서 후원하는 17기 GS칼텍스배의 우승상금은 7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500만원이다.
이번 대회의 총예산은 지난해보다 3,000만원 증액된 4억 2,500만원이다. 지난 10월 막을 내린 전기 대회 결승에서는 박정환 9단이 박영훈 9단에게 3-0으로 승리하며 대회 첫 패권을 거머쥐었다.
 ▲결승 5번기 1국! 초반 포석 진행중인 두 대국자.
 ▲이세돌 9단은 "백이 두 점까지 모두 다 살자고 하는 것이 두려웠다."라고 말했다
 ▲박영훈이 유도한 '선실리 후타개'작전은 '실패!'
 ▲인터뷰 전 바둑TV해설을 보는 이세돌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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