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제조업 취업자 12년만에 최소 양질 일자리 줄고 청년 제조업 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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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제조업 취업자 수가 7개월 연속 뒷걸음질 치며 같은 달 기준으로 12년 만에 가장 적었다. 경기 침체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 데다 청년들 사이 제조업 기피 현상이 심화하며 그나마 일손이 필요한 곳에서도 구인난이 이어지면서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에서 일하는 취업자 수는 439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5만6000명 줄어든 규모로, 1월 기준으로는 2013년(431만6000명) 이후 12년 만에 가장 적었다.
대표적인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째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내수가 얼어붙는 등 경기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증가세를 보였던 수출마저 반도체가 이끌면서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반도체 산업은 공정의 대부분이 자동화된 탓에 취업유발계수(특정 산업에 10억 원을 투자할 때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취업자 수)가 전체 제조업의 3분의 1 수준인 2.1에 그친다.
제조업 일자리에 대한 청년층의 선호가 점점 줄고 있는 점도 제조업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는 배경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16년 1월(467만3000명)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을 걷는 추세다. 제조업 산업현장에서 20, 30대 청년이 사라지다시피 하는 등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는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람을 구하지 못해 비어 있는 제조업 ‘빈 일자리’는 지난해 월평균 4만7859개로, 전체 빈 일자리(18만6406개) 4개 중 1개(25.7%)꼴이었다.
청년 근로자를 채용하지 못한 제조업 일자리는 60대 이상 고령층의 몫이 되고 있다. 지난해 제조업에서 일하는 60대는 월평균 56만5000명으로, 20대(50만6000명)보다 6만 명 가까이 많았다. 2023년까지만 해도 20대 제조업 취업자(54만5000명)가 60대보다 3000명가량 더 많았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60대에 역전됐다. 한국산업은행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제조업 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2023년 43.1세로 2010년(38.6세)보다 4.5세 늘었다.
기업이 제공하는 일자리와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 사이의 ‘미스매치(불일치)’가 지속되면서 청년들의 고용 사정은 코로나19 이후 가장 악화했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체감실업률은 1년 전보다 0.8%포인트 오른 16.4%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확산됐던 2021년 2월(3.7%포인트)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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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