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익었다
일효 현
언덕배기 키낮은 억새들
가을볕에 은색으로 빛나는 한낮의
풍요로움,
이름없는 나무들의 넓은 잎들도
황금으로 물들이는 힘을 보여주는
가을의 중턱
은행은 금향을 품은 단단한 한 알의
열매로 탄생하고
고운 이슬은 차가운 서리로 변신하는
가을의 또 다른 냉정함이야
하늘거리던 코스모스는
밤서리를 맞아 눈물을 삼키며 여물어 가고
바닷가 해국은 해풍에 지쳐 말라가는
계절은 깊어만 간다
하나둘 곱게 익어가는 사람들
그 안에 그대도 있으리
잘 내려진 커피처럼
곱게 익어가는 그대 쓴 향기라도
날린다면 가을은 웃으면서 겨울로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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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가~사)
가을이 익었다
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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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9
23.11.06 07:44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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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요즘은 늦가을에 봄 꽃이 피는 등 계절이 따로 없어요.
웃으면서 맞이할 수 있는 겨울이면 좋겠습니다.
모두 그렇게 곱게 늙어 가겠지요
비가 추적 추적 내리드니 날씨가 싸늘해 집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선생님! 은퇴한 낙엽이 아름다운 가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