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교육위원회는 지난 2023년 7월 19일(현지시간) 일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노예제의 혜택을 받았음을 가르치도록 하는 교육 지침을 의결했다. 론 드샌티스 주지사가 미국의 역사 교육이 "진실의 절반만 가르친다"고 비판해 온 데 따른 것이었다.
플로리다를 비롯한 여러 주에서는 이른바 워크(WOKE, 깨었다는 뜻으로 미국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의 ‘정치적 올바름'(PC)을 비꼬는 용어)를 한다며 “백인 특권”을 옹호하는 일련의 조례들을 제정했는데 예를 들어 교육 과정에 인종, 성별, 국적에 따라 “죄의식을 느끼는 등 심리적 압박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플로리다주의 교육지침 가운데 문제가 된 대목은 “기술을 배운 노예들이 혜택을 입었다”는 내용과 “흑인의 흑인에 대한 폭력”이 만연했다고 가르치도록 한 것이었다. 교육위원들은 비판이 일자 “노예제가 이롭다”고 가르치란 뜻이 아니라 “미국 역사의 가장 어두운 대목 등을 포함해 모든 것을 가르치라는 뜻”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교육위원회에서 반대 연설을 하는 등 앞장 서 반대한 제럴딘 톰슨 주 상원의원(민주)이 인공관절 수술의 후유증으로 13일(현지시간) 76세 삶을 접었다고 일간 올랜도 센티널이 유족 발표를 인용해 전했다. 고인은 2006~12년 주 하원 의원을 거쳐 2012~16년 주 상원 의원, 2018~22년 주 하원 의원, 2022년에 다시 주 상원 의원으로 일해 지난해 11월 재선에 성공, 세상을 뜰 때까지 주 의회에서 활동한 것만 18년을 거의 채웠다. 시민권 운동의 상징이었으며 시대를 앞서가는 지도자였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다섯 살에 엄마가 됐지만 교육을 계속 받아 마이애미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땄다.
그녀는 공립학교들에서 흑인 역사를 가르치는 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일했으며, 지난해 올랜도로 대표되는 자신의 지역구 유서 깊은 흑인 마을인 이턴빌에 플로리다 흑인역사박물관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또 2년 전 주정부의 새 아프리카계 아메리칸 역사지침이 학생들에게 미국의 과거를 물타기하는(watered-down)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 지침이 비준된 뒤에는 "우리 역사를 화이트워시(whitewash) 하려는 시도"라고 규탄했다.
오랜 친구이며 오렌지 카운티 초대 시장인 린다 채핀은 1970년대부터 고인이 센트럴 플로리다 지역사회의 주춧돌이었다며 “당신은 절대 어디에 있었는지를 궁금해 하지 않았다. 당신은 편안하거나 정치적인 어떤 일을 할지 말지 궁금해 하지 않았다. 제럴딘은 본 대로 진실을 말했다. 그녀는 거의 항상 옳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유족으로 남편 에머슨 톰슨, 세 자녀, 여섯 손주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