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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봐줘T_T] 난 진짜 좌파로서 여기서 한 마디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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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보아라. 뉴라이트 보아라. 한나라당 보아라. 조중동 보아라. 수구 세력들 보아라.
나는 너희들이 말하는 그 좌파다. 너희들이 하도 좌파 좌파 하길래 내 정체를 밝히기 앞서 일단 우리 집안 약력부터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할머니의 삼촌은 김좌진의 북로군정서군에서 독립군으로 싸웠고, 독립군 근거지가 연해주 자유시로 옮겨갔다가 거기서 소식이 끊겨버렸다고 한다. 북로군정서군이 자유시에서 볼셰비키의 붉은 군대에 무장해제를 당했으니, 모르긴 몰라도 거기서 숨을 거두신 것이 확실하다.
할머니께선 그냥 평범하게 사셨다. 그러나 할머니의 오빠들은 독립 운동하겠다고 다들 집을 떠났다고 한다. 할머니의 오빠가 몇 분 계셨는데 모두 행방 불명이 되었다고 한다. 대구의 한 기념비에 '박효준' 이란 이름이 적혀 있다고 한다. 그 분은 할머니의 큰오빠 되시는 분이다.
할아버지께서는 부산에서 중학교 교사를 하셨다. 그러나 부임하고 1년 뒤 광복을 맞이했고, 5년 뒤 한국 전쟁을 맞았다. 할아버지께서는 영어에 유창하셨는데, 이런 이유로 미군들에게 끌려가 온갖 수모를 겪으며 통역, 하인, 청소 등을 강제로 하셨다. 3년간 가족과 연락이 두절된 채로 말이다.
할아버지께서는 70년대에 전교조 투쟁을 하다가 교직을 박탈당하셨고, 또 교회 목사의 사기에 당해 전재산을 잃었다. 그래서 우리 집은 매우 궁핍했다.
외할아버지께서는 서울에 계셨는데, 이승만 대통령이 한강 철교를 폭파하던 그 순간 다리 앞에 있었다고 한다. 덕분에 외할머니와 생이별을 하셨다. 그리고 북한의 인민 의용군에 끌려가 원치도 않는 동족 상잔의 전투에 강제로 동원되었다.
거제도까지 가셨다. 거제도에서 친북-반북 계열로 패싸움을 할 때, 인민 재판에 처해져 드럼통 위에까지 올라갔다가 간신히 살아나셨다. 그러나 전쟁 후에도 비행기 소리만 났다 하면 식탁 밑으로 숨는 등 히스테리 증세를 보이시다 결국 40세에 돌아가시고 말았다.
아버지께서는 서울대 75학번이시다. 80년 서울역 회군 사건 때 그 현장에 있었고 유시민이 이끌던 매파 쪽 계열이었다. 성향상 NL이 아니라 PD계열이었고, 87년도에는 잘나가던 직장(LG화학)을 그만두 넥타이부대로 거리에 뛰어나갔다. 88년 한겨레신문이 만들어지자 전재산 200만원을 쏟아부어 주주로 참여하셨다. 87년도에 200만원이면 어느 정도 가치인지는 누구나 잘 알 것이다.
나는 중앙대학교에 다니고 있다. 뭐 내가 우리 할아버지나 아버지처럼 이념과 이론 공부를 치열하게 한 건 아니다. 다만 나는 엄밀히 말해 마르크스가 말하는 유토피아가 이 지구상에 나타난 적은 없으며, 앞으로도 나타나지 않을 것을 잘 안다. 소련, 동유럽, 중국, 베트남 등 모든 공산국가에서 벌어진 마르크스의 실험이, 실패라는 것을 잘 안다. 그는 너무 이상적이었고, 지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로맨티스트였기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나는 공산주의나 사회주의가 아니라, 사민주의자라고 스스로 보고 있다. 그러나 어쨌든 나도 좌파란 이야기다. 내 뿌리는 사회주의든 수정주의든 마르크스에서부터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구 세력들 보아라. 아무리 봐도 너희들, 그리고 너희 친구들 프로필보다는 훨씽 훌륭하지 않느냐? 친일, 친 독재정권, 친미, 나라를 팔아 넘기고도 떵떵히 살아가는 너희 같은 더러운 것들보다는 아무리 봐도 좌파 삼대인 내 가족이 더 나아 보이지 않느냐? 써놓고 내가 봐도 그럴 지경이다. 이 썩어빠진 것들아.
너희들은 좌빨과 좌파의 구분을 못 하고 있다. 아니, 하기 싫은 거겠지 왜냐하면 우리 좌파 집안은 모두가 북한을 싫어했거든. 나만해도 그렇다. 뭐, 이건 PD계열의 공통된 정서인 듯 하다. '다함께' 같은 사이비 트로츠키파도 사실 북한을 매우 싫어한다.
난 좌파지만 북한을 매우 싫어한다. 난 마르크스를 공부했지만 스탈린, 김일성, 말기의 마오쩌둥은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김일성은 볍진 중의 볍진이다. 뭐...? 보천보 전투에서 일본군을 괴멸시킨 독립군의 영웅 김일성? 웃기지 마라... 러시아와 노몬한 전쟁에서 패배하고 중일전쟁에서 밀리는 일본이 만주국을 버리는 시점에서 총 든 사람들 몇몇이랑 일본군 경찰서 하나 빈집털이 했다고 다 독립군이 된단 말인가?
좌파 = 친북 이 공식을 너희들은 무려 50여년간 사용해 왔다. 좌파 = 반미 = 친북 이 공식을 너희들은 21세기인 아직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공식은 한총련이나 주사파들한테나 써라. 난 좌파지만 좌빨은 아니다. 난 그런 민족주의 좌파와는 다르다. 왜냐하면 좌파, 진보에서 '민족주의' 는 허구이기 때문이다. 민족주의를 추구하는 건 보수, 우파, 혹은 우익이다. (물론 이게 과하면 히틀러나 일본처럼 된다) 이건 내가 민노당이 아니라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이유기도 하다. (그래도 민노당이 딴나라당과 민주당보단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반일은 되고 왜 반미는 안 된단 말인가? 미국같은 미치광이 나라를 싫어하는 건 이 나라에서 죄인 모양이지? 엄밀히 말하자면 미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발생한 '국제 자본' '세계화 자본' 이 내 적이지만 말야.
애매한 시민들한테 친북 빨갱이라니 기도 차지 않는다. 거의 이건 뭐 개그 수준이다.
난 이명박 안 뽑았다. 난 문국현을 찍었다. 민노당에서 심상정이 출마했다면 심상정에게 한 표를 던졌을 것이지만 권영길이 나왔기에...차선표를 던졌다. 따뜻한 자본주의, 그러니까 건전한 보수를 표방하는 문국현을 찍었다. 애초에 난 좌파였기에 이명박, 정동영, 이회창 같은 쪽엔 관심 자체가 없었다.
그런데 맙소사.... 그 세명 중 가장 볍진으로 여기던 이명박이 될 줄이야... 48%지지율로 당선된 이명박이를 보고 충격과 공포에 떨었다. 내가 군대 전역한 지 불과 1개월 후였다. 나는 제대하면 꿈과 희망이 있는 내 마지막 젊음을 마음 껏 누릴 단꿈에 부풀어 있었다.
총선? 물론 딴나라당 안 뽑았다. 미치광이에 정신병자가 아니고서야 딴나라당을 뽑진 않는다. 우리 동네에선 진보신당, 민노당이 출마하지도 않았다. 민주당, 한나라당, 그리고 평화통일가정당 (통일교)만이 나왔을 뿐이었다. 그래서 난 투표장에 가서, 국회의원 투표지는 백지로, 비례대표는 진보신당을 찍었다. 총선이 끝난 다음, 나는 외국으로 이민이나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나를 모르고, 나 또한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 가서, 귀머거리에 벙어리가 되리라 생각했다.' 호밀 밭의 파수꾼에서 홀든이 던지는 말이다. 내 삶에서 유일하게 이정표가 되 준 말이었다. 나는 이 대한민국이란 땅에서 좌파로 살면서 24년간, 눈과 귀를 막은 채 벙어리가 되고 싶었다. 내 주변의 상황이 너무나 비현실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초등학교 때 반공 포스터 그리기 대회의 마지막 세대였다. 나는 초등학교 때, 북한과 한총련 데모대를 증오하고 저주하는 내 짝꿍의 발표를 듣고 믿을 수가 없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들어서는 정치에 너무 관심이 없고 개인적인 내 친구들을 보고 믿을 수가 없었다.
"광우병 소고기? 그냥 - 안 되면 말지 뭐." "한미 FTA가 뭐야? 자동차 더 파는 조약이야?" "박정희가 몇몇 사람 좀 죽였다고 해서 경제적 업적을 가리려 들면 되겠니?" "전두환 때 광주 사람들이 먼저 총을 쏴서 군대가 움직인 거 아니야?"
이런 상황이었기에. 나는 홀로 외롭게 이 땅에서 숨죽인 채, 패배의식, 그리고 대한민국에 대한 경멸감에 사로잡힌 채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 이상 이곳에 있다간 화병으로 죽을 것 같고, 외국으로 떠야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왠걸? ... 국민들이 다 들고 일어나 저항하고 있다. 단순히 이명박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신 자유주의에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알기로 지금 내 눈 앞에서 벌어지는 이 촛불 항쟁은, 제 3세계의 그 어떤 국가들이 하지 못했을 만큼 치열하다. 신 자유주의에 맞서 이렇게 격렬히 싸우는 나라가 어디에 있을까. 거대한 정치 세력에 개개인 단위의 국민들이, 조직도 이루지 않고 이렇게 분투하고 있는 나라가 어디에 있을까. 내가 알기론 없다, 나의 짧은 식견으로도, 학자들의 분석으로도 이렇게 싸우고 있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신 자유주의, 국제자본이 전 세계 장악 시나리오를 끝내고, 이 대한민국 땅에서 그 마무리를 하려는 시점에, 촛불들이 들고 일어나 거기에 맞서 싸우고 있는 것이다.
이 나라 국민들은 어떤 방향으로 갈 지 좀처럼 짐작조차 못 하겠다. 불과 3개월전 우매하기 짝이 없고 무식한데다 농경사회적 후진성을 띈, 이명박을 뽑은 국민이었다. 그런데 불과 3개월만에 이 나라 국민들은 반 신자유주의 투사들이 되었다.
그래서 외국으로 뜨지 않을 거 같다. 당분간은. 세계에서 가장 재미있는 사건들이 지금 이 땅, 광화문과 아고라 공간에서 펼쳐지고 있으니까.
한가지 정확히 해 둘게 있다. 요즘 상황을 언론에서는 '보수 vs 진보' 의 대결구도로 몰아가고 있는데 내가 정확히 정의내려 주겠노라. 요즘 상황은
수구 vs 보수,중도,진보 의 구도다...알겠느냐? 보수도 심지어 우익단체도 이명박이가 어떤 놈인지는 다 안다...너희들은 우익이나 극우에도 미치지 못하는 그냥 도둑 길드에 불과할 뿐...
난 좌파다. 하지만 좌파라는 이유로 매도당해야 한다면 피카소, 마르그리트, 사르트르, 데리다, 벤야민, 보드리야르 같은 위대한 인문,예술의 거장들이 좌파였다는 거나 좀 알아둬라.
난 유인촌이 '문화계에서 좌파를 모두 적출해야 한다' 고 말한 걸 보고, 고소를 금치 못했다. 문화계에서 좌파를 적출하자면, 당장 박찬욱, 이창동, 봉준호부터 적출해야 되는데 이들이 사라지면 한국 영화판은 과연 어떻게 될까?
자고로 예술, 인문, 철학의 수많은 인재들 치고 좌파이지 않았던 사람이 없다. (이문열 빼고) 당신들 매국노들은 일단 좌빨과 좌파의 차이를 좀 알도록 하여라.
소망교회, 순복음 교회, 그리고 각종 부패 목사들은 들어라. 이 사이비 종교인들아 심지어는 예수 또한 좌파였다.
"교회는 언제나 우익이었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항상 좌익이셨다." - 이사벨 아옌데
좌파 좌파 찌질거리지 말아라.
나 진짜 좌파다. 그래서 뭘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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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에서 퍼왔습니다.
난 이분하고 똑같음. |
첫댓글 잘읽었습니다! 동감X100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