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네델란드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90)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고흐는 후기인상파 화가로 ‘해바라기’와 ‘별이 빛나는 밤’ 등을 남긴 유명한 화가입니다.
그는 어느 날 자신의 한 쪽 귀를 잘랐고, 1890년 그 유명한 ‘자화상’을 그린 두 달 뒤
자기에게 스스로 권총을 쏴 37살의 삶을 마감한 정신이상 증세의 화가입니다.
그런가 하면 조선에는 자신의 눈을 찔러 고흐보다 더 괴짜인 조선 영조(英祖) 때의 화가 최북이 있습니다.
그는 손가락 끝이나 손톱을 써서 그리는 지두화(指頭畵)를 잘 그렸지요.
자신의 이름 북(北) 자를 반 자르면 ‘칠(七)’ 자가 된다고 하여 스스로 ‘칠칠이’라 불렀으며,
붓으로 먹고산다고 하여 ‘호생관(毫生館)’이란 호를 가졌던 화가입니다.
금강산의 구룡연(九龍淵)을 보고는 “천하 명인 최북은 천하 명산에서 마땅히 죽어야 한다.”라고
외치면서 물에 빠지려는 것을 친구가 구했다는 이야기가 전하며
또한 어떤 권력자가 그에게 그림을 뺏으려 협박하자,
그림을 줄 수 없다면서 스스로 자기 눈을 찔러 평생 외눈박이로 삶을 마칠 만큼 자신의 의지가 뚜렷한 사람입니다.
▲ 최북의 "손가락으로 그린 게", 거침이 없고 당당하다.(선문대학교 박물관 소장)
▲ 반 고흐의 "뒤집어진 게가 있는 풍경", 게가 바둥거린다.
여기서 우리는 두 화가의 차이를 봅니다.
두 사람은 같은 게를 그렸지만, 고흐의 “뒤집어진 게가 있는 풍경”의 게는 안타깝게 버둥거리고 있지만
최북의 “손가락으로 그린 게”는 남성적이고 거침이 없고 당당합니다.
또 고흐는 생활이 궁핍하여 물감 살 돈을 동생에게 의지했지만,
최북은 배가 고팠으나 누구에게 기대지 않았다는 점이 다릅니다.
특히 고흐는 경쟁자 고갱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자신의 귀를 잘랐지만,
최북은 권력자로부터 그림 그리는 자유를 지키려고 눈을 찔렀다는 것이 다르지요.
한 가지 더 고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지만, 자유로운 영혼 최북은 우리 겨레에게도 낯선 화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