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031 '시대를 품은 얼굴' 최불암… 그 따뜻했던 말년 발자취
영원한 '수사반장'이자 '국민 아버지'로 불린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향년 87세로 세상을 떠났다. 67년간 연기로 국민의 희로애락과 함께한 고인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나눔에도 앞장서며 연기뿐 아니라 사회공헌에도 발자취를 남겼다. 10월 30일 사단법인 제로캠프에 따르면 최불암은 건강 악화로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지난 10월 29일 오후 10시 30분 별세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이날 오전 10시부터 조문객을 맞는다. 장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진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고, 이수성·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이 장례위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최불암은 호적상 1940년생이지만 1939년생으로 인천에서 태어났다. 1959년 연극 '햄릿' 무대에 오르며 연기 활동을 시작한 후 1965년 국립극단 단원으로 활동했으며, 1967년 KBS 특채 6기 탤런트로 선발돼 드라마 '수양대군'에 출연하며 안방극장에 진출했다. 1969년에는 MBC 특채 탤런트로 발탁됐다.
그를 국민 배우로 만든 대표작은 1971년부터 1989년까지 방송된 MBC 드라마 '수사반장'이다. 최불암은 주인공 박영한 반장 역을 맡아 강직하면서도 인간적인 형사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정의감과 따뜻한 인간미를 갖춘 박 반장을 통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으며, '수사반장'은 그의 연기 인생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남았다. 1980년부터 2002년까지 22년간 방송된 MBC 농촌드라마 '전원일기'에서는 양촌리 김 회장 역으로 활약했다. 가족과 마을 사람들을 아우르는 푸근하고 인자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갔으며, '국민 아버지'라는 칭호도 얻었다. 극 중 부부로 호흡을 맞춘 김혜자와 함께 오랜 세월 안방극장을 지켰다.
이외에도 드라마 '제1공화국' '여명의 눈동자' '그대 그리고 나' '영웅시대'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폭넓은 연기 활동을 이어갔다. 특유의 소탈한 이미지와 함께 "파하" 하고 웃는 모습도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정치 활동 이력도 있다. 최불암은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통일국민당 전국구 의원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는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김민석 현 민주당대표에게 패해 낙선했다.
교양 프로그램 진행자로도 오랫동안 활약했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KBS '좋은나라 운동본부'를 진행했으며, 2011년부터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을 이끌었다. 전국 곳곳을 찾아 지역의 음식과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삶을 소개하며 14년간 시청자들과 만났다. 그러나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한국인의 밥상'에서 하차했고, 후임인 최수종에게 자리를 넘겼다.
이후 재활 치료에 집중해 왔으며, 올해 3월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고인 측은 재활 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올해 5월에는 그의 연기 인생을 조명한 MBC 다큐멘터리 '파하, 최불암입니다'가 방송됐다. 당초 최불암도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치료에 전념하고 싶다는 가족의 요청으로 카메라 앞에 서지 않았다. 이후 약 5개월 만에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고인은 연기 활동뿐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사회공헌에도 힘써왔다. 1980년대부터 아동복지 활동에 참여한 그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장으로 활동하며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동과 청소년의 성장과 자립을 지원했다. 또한 사단법인 제로캠프 이사장으로서 소년수형자들의 교정교화와 사회복귀를 돕는 데도 힘썼다. 한편 최불암은 지난 1969년 동료 배우 김민자와 결혼, 1남 1녀를 뒀다.
"조폭도 안 할 짓" vs "의원 자격 없어"… '정쟁 국감' 아수라장
2026년도 국정감사 마지막 날인 10월 30일에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여야 간 충돌이 이어졌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 청와대 국감 파행을 놓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의원의 감사 활동을 막았다고 비판하자, 한병도 운영위원장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맞섰다. 국감 종료 직전까지 항의와 고성이 오가면서 올해 국감은 정쟁 속에 막을 내렸다.
◆ 김태규 "조폭도 조직원 책임 물을 때 말 하게 해줘"
김태규 의원은 이날 운영위 국정감사 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어제 청와대 국정감사를 두 차례나 중단시켰다"며 "감사위원인 저에게 원내수석대변인직에서 물러나고 운영위원회에서 사보임하라고 요구했다. 마치 저를 피감기관 취급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병도 위원장이 전날 자신의 발언권을 제한한 데 대해 "애초 제 질의를 막기로 작정하고 국감장에 들어왔다. 조직폭력배도 조직원에게 책임을 물을 때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하게 해주는데, 대한민국 국회 운영위원장이 조직폭력배도 하지 않는 짓을 했다"고 비판했다.
김태규 의원은 민주당이 자신의 발언을 문제 삼는 동안 청와대 인사 관련 의혹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한찬식 민정수석의 인사 과정에 관여했는지, 전치영 민정비서관 부친의 새만금개발공사 이사 임명에 개입했는지 등을 공개적으로 물었다. 그는 "야당 의원의 입을 막는다고 청와대 의혹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전날 하지 못한 질의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다른 국회 회의에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한병도 "근질근질해 소리지르러 나왔나"
이에 한병도 위원장은 이날 국회사무처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를 마치기 직전 김태규 의원의 기자회견을 거론하며 반박했다. 한병도 위원장은 "어제 운영위원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한 발언에 대한 반성은커녕 오늘 운영위원장을 향한 극단적인 발언은 저뿐 아니라 민주당과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김태규 의원은 전두환과 윤석열의 내란을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란을 부정하는 인사가 운영위원으로 앉아 국정을 논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모순이다. 위원장으로서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김태규 의원 측의 항의와 고성이 나오자 한병도 위원장은 "하루 종일 앉아 있으니까 근질근질해서 소리 지르러 왔느냐"고 맞받았다. 갈등의 발단은 지난 9월 30일 김태규 의원의 유튜브 방송 발언이다. 당시 김태규 의원은 전두환·윤석열 전 대통령의 행위가 내란인지 묻는 질문에 부정하는 취지로 답했고, 운영위는 지난 10월 2일 민주당 주도로 제명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전날 청와대 국감에서도 민주당은 김태규 의원의 사과와 운영위원직 사임을 요구한 바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제명 촉구 결의안에 법적 구속력이 없는 만큼 감사 활동을 제한할 근거가 없다고 반발했다. 김태규 의원은 신상발언에서 "저는 누구보다도 헌법을 존중하고 지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한 때 고성이 오간 뒤 두 차례 중단됐고 김태규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오후 6시 30분께 재개됐다.
◆ 김현지·강훈식·김용범 등 증인채택 불발… '인사·ETF' 검증 못해
여야가 김태규 의원의 감사 참여를 놓고 충돌하는 사이 전날 10월 29일에는 청와대 주요 현안을 둘러싼 검증은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김현지 제1부속실장과 강훈식 전 비서실장, 김용범 전 정책실장 등의 증인 채택이 불발되면서 인사 개입 의혹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경위 등을 당사자에게 직접 확인할 기회는 마련되지 않았다. 이날 국회사무처 국감에서도 개선이 필요한 제도적 과제들이 확인됐다.
12·3 비상계엄 당시 의원 출입을 막았던 국회경비대의 지휘체계 개편은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논의가 답보 상태다. 고용진 국회사무총장은 국회의장 지휘권을 명확히 하는 방안의 논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개편 방침은 확정되지 않았다. 비교섭단체 의원의 정보위원회 참여 제한 문제도 관련 규정 개정이 필요한 상태로 남았다. 국회 장애인 고용률은 지난해 기준 1.5%로 법정 의무고용률 3.8%에 미달했고, 최근 5년간 납부한 고용부담금은 54억원에 달했다.
고용진 사무총장은 개선을 약속했지만 실제 입법과 예산 확보 등 후속조치는 남은 과제다. 올해 국감 전반에서도 검증 기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의 지난 10월 25일 잠정 평가에 따르면 감사 대상기관은 역대 최다인 853곳으로 늘었지만, 회의록 확인이 가능한 775곳 중 245곳(31.6%)은 기관장이 한 차례도 질의를 받지 않았다. 일반증인 채택 인원도 지난해 530명에서 올해 271명으로 48.8% 감소했다.
◆ "여야 고성에 공무원들은 자리만 지켜… '국민 알권리' 침해"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국감장에서 이런 문제로 다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다수당인 여당이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증인 채택까지 막으면 야당은 국민을 상대로 직접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야 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강경 발언과 이에 대한 반발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형성됐다는 진단이다.
김성수 교수는 "야당이 강하게 발언하면 여당은 이를 비판하고, 야당은 그런 반응을 보고 발언 수위를 더 높이게 된다"며 "제도권 안에서 서로 양보하고 조정하는 협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았던 것도 여야 간 견제와 협의를 위한 장치였다"며 "여당이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모두 갖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협치가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제도권 안에서 서로 양보하는 협치가 안 되니까 결국 비제도적 영역인 대국민 활동을 하게 되니 과거 관행과 같이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이다. 법사위원장도 갖고 있고 운영위원장도 갖고 있고 모든 걸 다 쥐고 있는데 어떻게 협치를 하겠느냐"며 "협치가 안 되는 상태에서는 바깥에 나가서 떠들 수밖에 없고, 떠드니까 자극이 돼서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몰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김태규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잘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여야가 합의해 필요한 증인을 부르고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증인 채택조차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의 알 권리가 무시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욱 신한대 특임교수도 "여야 의원들이 서로 고성을 주고받는 사이 피감기관 공무원은 자리만 지키다가 가는 경우가 많다"며 정쟁에 따른 감사 부실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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